무의도 4

무의도(4) 냉전시대 북파공작원의 한이 서린 실미도, 실미해수욕장

포도밭을 지나 울창한 해변 솔숲 언덕 바로 앞에 매표소가 있어 입장료를 받는다. 하나개해수욕장이 그러하더니, 작은 섬 무의도에서 이렇게 곳곳에서 유료 입장을 해야하는 것은 썩 유쾌한 일이 아니다. 마을에서 실미도로 들어오는 길이 좁은데도 관광버스가 줄을 잇고, 주차장도 운동장처럼 넓게 자리잡고 있다. 바닷가 구릉에 시원한 그늘을 드리운 소나무 숲 곳곳에는 음식점이 자리잡고 가요 소리가 시끄럽게 흘러 나오니 그야말로 유원지 분위기이다. 실미해수욕장의 북쪽 해안으로 들어선다. 빤히 건너다 보이는 맞은편 실미도 해안에는 백사장이 별로 발달되어 있지 않다. 당연히 실미도에 있을 줄 알았던 실미해수욕장은 실미도를 바라보고 있는 무의도 북서 해안 백사장을 가리키는 것이다. 실미도로 이어진다는 뜻으로 실미해수욕장이라..

우리 섬 여행 2010.08.07

무의도(3) 까치놀 어촌체험마을에서 실미도까지 걷는 길

새벽에 비가 쏟아지는 소리에 얼핏 잠을 깬다. 어제 오후 바람 한 점 없이 후텁지근하더니 결국 비가 되어 내리는 모양이다. 날이 밝아 일어났을 때에도 여전히 가는 비가 내리고 있다. 잠깐 비는 그치는 사이, 엊저녁 식사를 한 곳에서 또 아침을 먹기가 뭣해 배낭을 메고 식당을 찾아 나선다. 숙소 부근 뜰에는 참골무꽃과 함께 끈끈이대나물 핑크빛 꽃이 화사하게 피었다. 그리고 아욱 꽃도 피었다. 공터엔 기생꽃이 기생보다도 더 예쁘게 환하게 피었다. 까치놀섬마을 주변은 무의도의 평야지대라 할만큼 땅이 넓다. 호룡곡산과 국사봉 능선이 이어지는 곳에 자리잡은 마을 주변의 들판은 두 산의 너른 품에서 흘러내린 수량이 풍부해서 개울에도 맑은 물이 흐르고 크고 작은 습지도 많다. 연못을 가득 덮고 있는 이 물풀은 이삭물..

우리 섬 여행 2010.08.07

무의도(2) 최고봉 호룡곡산, 바다를 바라보며 '환상의길'을 걷다

하나개해수욕장을 벗어나 뒤편 솔숲길을 걸어 호룡곡산 등산로로 접어든다. 햇살 쨍쨍한 바닷가에서 숲으로 들어서니 갑자기 컴컴해진다. 등산로 초입 부분은 하나개해수욕장의 남쪽 해안과 나란히 이어진다. 이렇게 해안을 끼고 도는 길을 '환상의 길'이라 이름 붙여 놓았다. 넓은 백사장과 섬의 최고봉이 나란히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무의도의 최고 매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은 섬이지만 들이 거의 없고 호룡곡산(245.6m)과 국사봉(230m)으로 이어지는 산은 사방으로 바다를 향해 내려서는 능선과 골짜기를 거느리고 넉넉한 품을 자랑한다. 이 섬을 찾는 사람들은 대개 빼놓지 않고 찾아보는 필수 등산 코스이다. 등산에서 하산까지 1시간 20분 정도 걸린다는데 쉬엄쉬엄 가다보면 두 시간이고 세 시간이고 걸리기도 한다...

우리 섬 여행 2010.08.05

무의도(1) 잠진도선착장에서 하나개해수욕장까지

자월도를 다녀온 지 한 달만에 무의도를 찾는다. 서해섬들을 다녀올 때 인천항으로 들어서기 전 언제나 왼쪽으로 지나치는 섬, 인천공항과 마주하고 있는 섬이 불현듯 찾고 싶어졌다. 닭의난초나 병아리난초 등을 비롯하여 독특하고 귀한 야생화도 자생하고 있다니 어떤 섬인지 문득 궁금해지는 것이다. 토요일 아침, 동인천역에서 306번 버스를 타고 잠진도 선착장에 이르러 배를 타고 건너간다는 단 하나의 정보만 가지고 무작정 집을 나섰다. 숙식할 곳은 있는지, 길은 어떻게 되고 찾아봐야 할 것은 무엇인지... 등등 정보를 미리 공부하고 출발하면 여행이 보다 짜임새 있을 것이지만 요놈의 게으른 버릇은 당최 고쳐질 것 같지가 않다. 그렇게 해서 두 시간 가까이 걸려 간 동인천역, 바로 앞 정류소에서 306번 버스를 갈아탄..

우리 섬 여행 2010.08.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