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황 7

실크로드(19) 둔황 막고굴, 불교 예술의 최고 성지

♣ 8월 7일 월요일 / 둔황 막고굴 2,000년에 이어 두번째로 막고굴(莫高窟)을 찾는다. 당시에는 불교미술에 대해서 거의 무지했고 관심도 별로 없었는데, 언제부턴가 박물관을 찾는 것도 흥미로워지고 불교미술이 친근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둔황시 남동쪽 외곽지대로 나서자 목화와 옥수수밭이 펼쳐진다. 차가 시내에서 멀어지자, 둔황이 있는 오아시스 지대가 마치 지평선 끝에 바다처럼 푸르게 보인다. 막고굴은 둔황 남쪽 25km 지점, 명사산 동쪽 끝 당하(党河: 치렌산맥과 쿤룬산맥의 동북쪽에서 발원하여 둔황을 지나 고비사막에서 사라지는 강)가 흐르는 강가 절벽에 자리잡고 있다. 막고굴 바로 앞에는 당하 강줄기를 따라 띠 모양의 긴 오아시스지대가 펼쳐지고 백양나무와 느릅나무가 한껏 자라고 있다. 자작나무처럼 하..

실크로드(18) 둔황, 명사산과 월아천

♣ 8월 6일 일요일 저녁 / 둔황 명사산 가벼운 저녁 식사를 한 뒤 둔황시 남쪽 5㎞ 지점에 있는 명사산(鳴沙山)으로 향한다. 명사산은 거대한 모래산으로 동쪽은 막고굴(莫高窟)에서 시작하여 서쪽으로 수불산(睡佛山, 부처가 누워 있는 듯한 산) 아래의 당하(党河) 저수지까지 40여 ㎞에 걸쳐 있다. 남북으로는 약 20여 ㎞, 최고 높이는 1,715m라고 한다. 둔황팔경(敦煌八景)의 하나로 고운 모래로만 퇴적된 수십 미터 높이의 아름다운 모래산이다. 바람에 쓸려 모래가 구를 때 악기의 소리처럼 울린다고 하여 명사산이라 부른다. 명사산의 능선을 걸으며 바라보는 월아천과 저녁 일몰 풍경은 명사산을 찾는 최고의 들거움이다. 두번째로 찾은 명사산, 수없이 많은 관광객과 낙타의 발자국이 지나갔음에도 모래구릉의 모습..

실크로드(17) 둔황, 옥문관과 한장성

8월 6일 일요일 / 둔황 가이드가 기차를 타지 못하는 초유의 돌발 상황. 여행에서 별일이 다 생기기도 하지만 이런 경우도 있을까. 어쨌든 이미 일어난 일을 어쩌겠는가. 다행히도 중국인보다 더 중국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송희 양이 역할을 잘 해 내며 연락을 취하여 새벽녘에야 급행열차를 타고 따라잡은 허광씨와 합류할 수 있었다. 밤새 달리는 기차 속에서 우리는 백주와 맥주를 마시며 긴장을 풀었다. 새벽녘에 잠시 눈을 붙였는가 싶었는데 어느새 둔황(유원)역에 도착했다. 아침 8시 20분. 둔황역(옛 유원역)에는 현지 가이드 김철규 씨가 나와 맞이한다. 역 주변에서 아침 식사를 한 다음 대기된 버스를 타고 둔황으로 출발한다. 시커먼 모래사막, 멀리 보이는 바위 구릉... 수 년 전에 단 한번 왕복했던 길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