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사라진 지 오래다보니 그 좋아하던 산을 찾을 틈이 없구나. 별수 없이 오늘은 시간이 되자마자 칼처럼 퇴근한다. 해가 넘어가기에는 아직도 한 시간은 남은 듯하여 택시를 타고 바쁘게 등산로 입구까지 달린다. 봄향기 가득 머금은 부드러운 바람을 느끼며 숨이 턱에 차오르게 오르는 길, 마음은 상쾌해진다. 골짜기는 아직도 얼음인데 해떨어지기 전 자비의 미소를 지은 부처님 뵈올 기대에 걸음은 자꾸만 빨라진다. 부처님 만나기 500m 전 해는 능선 너머로 숨어 들고... 기대했던 대로구나! 아직도 눈이 남아 있는 자리에 부처님은 자비스런 얼굴을 숨기듯 불염포 안에 단정히 앉아 있구나! 왜 앉은부채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예전엔 막연히 넓은 잎 모양이 부채를 닮아서 그랬나보다 했는데, 불염포 속에 부처님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