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가장자리 작은 고개를 넘어서자 바로 묵은 들로 이어지는 곳에서 익숙지 않은 덩굴 풀들이 자라난 것을 보고 잠시 아득해진다. 큰 것은 손바닥만 한 달걀형의 잎이 마주나기 한 모습... 박주가리도 아닌 것이 무엇일까... 몇 분이나 머리 속 저장고를 뒤지다 겨우 계요등(鷄尿藤)이라는 이름을 찾아낸다. 잎을 만져보니 닭오줌 냄새인지는 알 수 없는 누린내 비슷한 역한 냄새가 풍긴다. '구렁내덩굴' 아닌가! 꽃을 피운 모습에만 익숙해져 있었던 데다 남서해안에 서식하던 계요등을 서울 야산에서 만났으니 너무 뜻밖이다.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또 한번 느낀다. 일본, 대만, 중국, 필리핀, 베트남 등 아시아 난대 지역에 분포하는 꼭두서니과의 남방계 식물이다. 2024. 06. 25. 서울 ● 계요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