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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산하와 문화재

지리산 벽송사 옆, 서암정사(瑞庵精舍)

by 모산재 2024. 8. 24.

 

30년 지기 동료들과의 펄펄 끓는 한여름 여행. 첫날 오도산 휴양림에서 1박을 하고 바로 향한 곳은 칠선계곡 가까운 함양 마천 추성동의 벽송사와 서암정사이다.

 

서암정사 입구로 오르니 지리산 둘레길 이정표가 울창한 숲길로 안내하고 있어 마음을 설레게 한다. 갑자기 올 가을이나 내년 봄에 걸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15년 전쯤 인월에서 금계리까지 지리산 둘레길 3코스를 걸었는데, 거기서 바로 이어지는 둘레길이 바로 이곳 서암정사를 지나 동강까지 4코스이다.     

 

 

 

 

2024. 08. 08.  함양 마천

 

 

 

 

석주의 양면에 새긴 7언시. 삼라만상이 다 다른 듯하여도 근원은 하나라는 내용이다.

 

 

 

부도전

 

 

 

 

천왕문울 대신한 마애사천왕상들. 석벽에 새긴 섬세하고 장엄한 마애 조각상들의 매력적인 볼거리가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다만 천왕문을 대신한 마애 사천왕들의 표정과 선들이서 경직되고 날카로운 기운이 느껴지는 듯하다. 일본 진언종 사찰 조각들이 이런 느낌을 준다. 우리 고유의 사찰 예술은 선이 부드럽고 따뜻한 인간미가 느껴지지 않던가~. 

 

 

 

 

대방광문(大方廣門).

 

'대방광(大方廣)'은 '부처가 깨달은 진리'를 뜻하는 말이기도 하고, 인간 전체를 구제하여 부처의 경지에 이르게 하는 것을 이상으로 하는 불교의 대승불교의 교법을 해설한 다섯 가지 불경인 화엄경, 대집경, 반야경, 법화경, 열반경 등 대승경(大乘經)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이 석굴문을 지나면 대웅전 뒤편으로 들어서게 된다.

 

 

 

 

대웅전

 

 

 

'황목련'이라 소개하고 있는데, 일본목련이다. 

 

 

 

 

대웅전은 아자형(亞字形) 2중팔작지붕에 겹처마, 금빛과 붉은색 단청으로 화려함의 극치를 보인다. 2013년에 완성되었다고 하며 금단청은 신라와 고려에서 사용한 기법이라고 한다.

 

 

 

서쪽 벽에는 2가지 그림이 그려져 있다.

 

첫째는 석가가 도솔천에서 내려와 흰코끼리로 현몽하여 마야부인 오른쪽 옆구리에서 태내로 들어가는 장면( 오른쪽 그림) 이후 마야부인이 출산하기 위하여 친정으로 가던 중 룸비니라는 동산에 이르러 무우수(無憂樹) 나뭇가지를 잡는 순간, 석가가 오른쪽 겨드랑이 밑을 뚫고 탄생하였다고 한다.

 

둘째는 석가가 태어나자마자 한 손은 하늘을, 한 손은 땅을 가리키고 일곱 걸음을 걷고 사방을 돌아보며 "천상천하유아독존(天上天下唯我獨尊)" 사자후를 토하는 장면(왼쪽 그림). 마야부인은 석가 출산 후 7일 만에 타계했다고 한다.

 

 

 

 

범종루

 

 

 

 

아름다운 정원 연지(蓮池)와 그 주변 풍경

 

 

 

 

석굴법당인 극락전

 

들어서는 문에는 안양문(安養門)이라 새겨 놓았다. 부석사의 극락전인 무량수전도 안양문을 지나야 만난다. 아미타부처님이 지키는 열반의 세계, 서방정토=극락이 바로 안양(安養)의 세계~.

 

 

 

내려다 본 대웅전

 

 

 

 

용왕단

 

 

 

 

비로전, 삼성각으로 오르는 길

 

 

 

 

'광명운대(光明雲臺)'는 천수경 첫머리와 예불문에 들어 있는 성어로, 반야지혜의 빛이 구름처럼 일어나는 부처님 세계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문을 지나면 법신불인 비로자나불이 거하는 세계이다.

 

 

 

 

문을 들어서면 왼쪽으로 독성과 산신이, 오른쪽에는 비로자나불이 자리잡고 있다.

 

 

 

독성과 산신

 

 

 

석가모니의 제자인 16나한 중 제1존자 나반존자( 빈두로존자 ) 독성, 그리고 서왕모(?).

 

대개 삼성각에는 산신, 독성, 칠성을 모신다. 그런데 오른쪽 인물은 여성스러운 얼굴 윤곽에 복숭아 바구니를 들고 사슴과 함께 있어 칠성신은 아닌 듯하고 먹으면 불로장생한다는 천도복숭아 과수원을 가지고 복숭아를 나눠주며 불로장생을 관장하는 서왕모(西王母)라는 도교의 신을 표현한 것이 아닌가 싶다. 

 

 

 

호랑이 등을 탄 산신

 

 

 

 

광대장엄의 불국토, 연화장 세계에서 지권인(智拳印)의 수인(手印)을 하고 반야 지혜의 빛, 대적광(大寂光)을 온 우주에 비추는 법신불이 바로 비로자나불이다.

 

지권인은 왼손 집게손가락을 오른손으로 감싸쥐고 오른손의 엄지손가락 끝을 왼손 집게손가락 끝에 맞대는 손모양이다. 오른손은 불계(佛界), 왼손은 중생계를 상징하는 것으로 부처와 중생이 하나임을 나타낸다.

 

 

 

 

이 엄청난 석굴 및 석상 조성을 위헤 다양한 분야의 석공들이 짧게는 2~3년, 길게는 10년 이상을 머물며 작업에 참여한 것으로 전한다. 

 

벽송사의 일개 암자였던 서암정사, 지금은 벽송사로부터 독립하여 해인사의 말사로 등록되었다고 한다. 아름답게 조성된 이 사찰이 세속의 눈길을 끄는 불사로만 이어지지 않기를 바라며 벽송사로 향한다. 6년 전에 입적하셨다는 창건주 원응스님이  6.25 전쟁 때 희생당한 사람들을 위한 불사로 시작하였던 그 뜻이 잊혀지지 않고 부처님의 대자대비 정신이 쭈욱 이어지길~.

 

 

 

 

● 서암정사(瑞庵精舍) 개관 


서암정사(瑞庵精舍)는 근래까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였다. 1990년대부터 석굴 불사가 꾸준히 진행되어 현재는 경상남도 함양군을 대표하는 사찰의 한 곳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서암정사는 원래 대한불교 조계종 제12교구 본사 해인사 말사인 벽송사에 부속된 조그만 암자였다. 서암정사는 벽송사 서쪽 600여 m 거리에 있는 곳으로, 암자의 창건주인 비구 원응(元應, ?~2018)이 1960년대 중반 사미(沙彌, 십계를 받고 구족계를 받기 위하여 수행하고 있는 어린 남자 승려) 시절부터 수행한 곳으로 전하여진다. 처음에는 6·25전쟁 때 지리산에서 희생당한 사람들을 위한 불사를 하였다. 1988년에 암자까지 차량이 통행할 수 있는 도로가 개설되자 1989년부터 원응 중심으로 석굴 불사를 시작하여 현재와 같은 사세를 이루게 되었다. 2018년 8월부터는 벽송사의 부속암자가 아니라 해인사 말사로 등록된, 독립된 사찰이 되었다.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우리나라 3대 계곡 중 하나인 아름답고 웅장하기로 유명한 칠선계곡의 초입에 있는 서암정사는 천연의 암석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사찰이다. 서암정사는 6.25 전쟁으로 황폐해진 벽송사를 재건한 원응스님이 지리산의 장엄한 산세를 배경으로 수려한 자연환경과 조화롭게 자연 암반에 무수한 불상을 조각하고 불교의 이상세계를 상징하는 극락세계를 그린 조각법당을 10여 년 간에 걸쳐 완성하여 그 화려함과 웅장함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사찰 입구에 불교 진리의 세계로 들어간다는 대방광문이 있고 바위에 조각된 사천왕 상을 지나 도량 안으로 들어서면 아미타여래가 주불이 되어 극락세계를 형상화한 석굴법당이 있다. 도량 위편에는 무수한 불보살이 상주하는 광명운대와 스님들의 수행 장소인 사자굴 등이 있다. <대한민국 구석구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