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일.
여행 4일차, 백두산에 도착한 후 2일차 아침이 밝았다.
하지만 밝은 아침이 아니라 폭우가 쏟아지는 무거운 아침. 비교적 날씨가 맑았던 어제 북파에 올라서도 천지를 보지 못했는데 오늘은 애시당초 모든 것이 글렀다.
6시에 일어나 아침 식사를 하고 7시 출발했지만 빗방울은 더욱 굵어질 뿐이다.
서파에 도착하니 여전히 폭우!
어제의 입장권을 다시 제시하고 입장한다.
폭우를 뚫고 승차장으로 이동...
버스를 타고 서파 휴게소에 도착하니 폭우는 물론 바람조차 거세게 불어 꼼작도 하지 못하고 30여 분 정도 목조건물인 휴게소 2층에 대기한다. 날씨가 좋아질 기미가 없자 결국 일행은 빗속에 천지를 향해 나선다.
2006년에 천지를 구경한 터라 내 관심은 오로지 야생화인데, 이 험한 비바람 속에 야생화 촬영이 가능할까 싶어 휴게소 입구에 홀로 남아 서성이다 에라 모르겠다 일단 나서보기로 한다.
1400개가 넘는다는 계단을 가득 메우고 천지를 향해 오르는 사람들! 천지를 보겠다는 사람들의 집념이 참 대단하다.
휴게소 뒤편 언덕은 비교적 바람이 적어서 야생화 탐사하기에 딱 좋을 것 같아서 접근해 보려 하니 감시인이 버티고 서서 제지한다.
결국 사람들을 따라 계단을 오르며 한 손으로 우산을 들고 비바람 막아내며 한 손으로 카메라를 들고 백두산 야생화 촬영에 나섰다. 천지 구경은 포기한 채...
하지만 계단길이 능선을 따라 나 있다보니 바람이 몹시 심해서 어려움이 이만저만 아니다. 십 분도 지나지 않아서 새 등산화 안은 빗물로 가득 차고, 100m 렌즈는 부옇게 서리는 김 때문에 초점을 맞추지 못해 애를 먹는다.
게다가 비를 맞은 꽃들은 꽃잎을 닫아 버린 모습인데다 모습도 초라하다.
다음은 비바람 속 악전고투 끝에 계단길 주변에서 만난 풀꽃들!
바위구절초
껄껄이풀
산각시취
황새고랭이?
산조아재비
감둥사초?
두메분취
호범꼬리
씨범꼬리
돌꽃
두메투구꽃
호범꼬리
구름국화
비로용담
나도개미자리
두메냉이
등대시호
묏장대?
톱바위취
산용담
씨범꼬리
포아풀 종류? 겨이삭 종류?
화살곰취 대군락
화살곰취와 큰오이풀
노호배 언덕에서 흘러내리는 물줄기
씨범꼬리와 두메분취, 만병초 군락
부전바디
물매화
담자리꽃나무
등대시호
산조아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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