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와 문화재

늠내길 갯골길 (2) 섬산을 지나 방산대교까지, 단풍 아름다운 갯벌

모산재 2014. 12. 1. 22:37

 

그 옛날 큰 비가 내렸을 때 떠내려왔다는 섬산을 향해 아까시나무 방죽길이 이어진다. 섬산 앞에까지 갔다가 다시 건너편 방죽길로 들어서서 갈대밭을 바라보며 원점으로 되돌아온다.

 

그냥 갯골을 바로 건너면 시간이 절약될 것을 굳이 왜 멀리까지 가서 되돌아오느냐고 물으면 안 된다. 죽을 것을 왜 사느냐고 물을 수 있는 사람만 그런 어리석은 질문을 해야한다.

 

 

 

섬산 앞에서 바라본 갯고랑, 풍경이 아름답고 정겹다.

 

이 철이면 밀물을 따라 들어오는 숭어떼가  들어올 법도 한데...  

 

 

 

멀리 울처럼 늘어선 소래의 아파트 단지들이 시야에 들어서며 펼쳐지는 염전터 갯벌...

 

이곳의 갯벌은 갈대는 거의 없고 억새와 띠풀, 그리고 칠면초 등 염생식물들이 많이 자라고 있다.그래서 갯벌 풍경이 훨씬 부드럽고 단풍의 색깔도 훨씬 붉고 아름답다.

 

 

 

 

섬산쪽 넓은 갯벌은 방벽이 둘러쳐진 채 포크레인이 땅을 파헤치고 있다.

 

나중에 알고보니 골프장 건설 중이었던 것.

 

 

 

소래염전 부지의 1/4을 차지하는 광대한 갯벌을 밀어버리고, 솔트베이골프클럽이라는 골프장이 저 공사 끝에 올해 2월에 개장을 했단다.

 

염부들이 땀을 흘리며 소금을 일궜던 땅에는 아파트가 들어서고 공장이 들어섰고 이렇게 골프장이 들어서고 있다. 이렇게 빠른  토건 개발의 흐름 속에 그나마 남은 염전터라도 지켜질 수 있을까...

 

 

 

 

서해안고속도로 월곶 JC가 바로 눈 앞에 보인다.

 

 

 

 

 

방죽길 따라 원점 회귀하는 길. 

 

저 뾰족한 봉우리는 무슨 산일까...

 

 

 

건너편 방죽길의 아까시나무 풍경

 

 

 

 

 

붉게 물든 칠면초와 흰 깃털을 날리는 갯개미취, 흰 이삭털이 눈부신 띠풀과 물억새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벌노랑이 꽃

 

 

 

갑자기 갯벌의 정적을 깨뜨리는 소리가 들린다.

 

쇠딱따구리 한 마리가 날아들어 아까시나무를 쪼고 있다.

 

 

염전 곳곳에는 몸채는 어디 갔는지, 낡은 슬레이트 지붕만 삿갓처럼 엎어져 있는 모습이 군데군데 남아 있다.

 

2007년 문화재청이 염전을 문화재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염전 소유주가 하룻밤에 모두 철거해버린 그 흔적이 이런 모습으로 남았다. 씁쓸한 현대사의 한 장면이다.

 

 

 

 

타일을 깔았던 염전 바닥은 이렇게 풍화되며 사라지고 있다.

 

 

 

자꾸만 눈에 밟히는 이 산, 이름이 뭘까...

 

 

 

 

섬산이 충분히 멀어지면서 원점으로 돌아와 방산대교를 향한다. 

 

 

 

 

 

 

 

바로 눈 앞에 방산대교가 나타난다. 

 

갯고랑은 더욱 넓고 깊어지고, 갯고랑 가에는 커다란 닻이 늘어서 있다. 밀물이면 바닷물이 들어오고 배가 드나들 것이다. 여기서 조금만 나가면 바로 소래포구다. 

갯골길의 반환점, 방산대교를 건너 다시 반대쪽 갯골 방죽을 따라서 돌아가게 된다.

 

 

 

돌아가는 코스는 키를 훌쩍 넘는 갈대밭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