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

제주도 (7) 편안한 산책길, 카멜리아힐 '마음의 정원'

모산재 2014. 11. 27. 22:44

 

카멜리아 힐(camelliia hill), 처음 들은 말에 떠올린 말은 우습게도 '낙타'였다. '낙타(camel) 트레킹하는 구릉(hill)'으로 알아 들었으니 식물을 좀 아는 척했던 내가 얼마나 무식한 사람이었는지를 깨닫는 데는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았다.

 

도착하자마자 동백나무 숲으로 들어섰고 아무리 봐도 낙타 트레킹할 공간은 아니었다. 카멜리아는 카멜(낙타)이 아니라 동백이었던 것이다. 동백나무 학명조차 기억하지 못하고 '동백언덕'을 '낙타언덕'으로 생각하다니 쯧쯧...  

 

 

카멜리아힐은 중문단지에서 그리 멀지 않은 안덕계곡 상류에 조성된 일종의 동백나무수목원이다. 전 세계 500여 종 6,000여 그루의 동백나무를 야자수 등 각종 조경수가 함께 조성한 수목원이다.

 

카멜리아힐 입구

 

 

 

입구에서 아래쪽을 향해 돌아서니 멀리 남동쪽으로 우뚝 솟은 산방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담장 아래 환하게 핀 털머위

 

 

 

전 세계에서 들여온 동백나무로 조성된 숲을 먼저 들렀지만 동백꽃이 피는 계절은 아니라 그리 볼거리는 없다.

 

꽃을 피운 나무가 없진 않았지만 넓데데하게 피는 애기동백에도 눈길 줄 줄 모르고 한겨울에 피는 토종 동백꽃에만 그 아름다움을 인정하는 순정파 국수주의자는 외국산 동백꽃에 마음을 주지 못한다.

 

그래도 "동백꽃의 꽃말은 '그대만을 사랑해'입니다."라고 새긴 빗돌이 눈길을 끈다. 동백꽃 피는 계절(11월 중하순이면 꽃이 만개한다고 한다)이면 연인들의 발길로 붐빌 것이다.

 

 

정작 내 마음을 끈 것은 동백언덕이 아니라 그 주변에 편안하게 펼쳐지는 너른 공간이었다.

 

'새소리바람소리올레'로부터 시작해서 '보순연지'를 거쳐 '마음의정원'을 지나 '와룡연지'에 이르는 공간은 그저 무념의 상태로 걷다가 쉬다가 할 수 있는 널널한 공간이다. 가족이라도 좋고 연인이라도 좋고 또 혼자 걸어도 좋을 듯한 산책로다.

 

 

보순연지...

 

이 공원을 조성한 부부의 이름을 한 글자씩 따서 붙인 이름이란다.

 

 

 

 

 

마음의정원...

 

보순연지 아래 와룡연지 사이에 조성된 넓은 정원이다. 유럽 스타일의 정원에 제주 자생화와 나무를 심었다.

 

 

 

겨울을 앞두고 꽃을 피우고 있는 팔손이나무...

 

 

 

전망대에서 굽어본 풍경.

 

저 너머로 보이는 오름은 대병악, 소병악일까...?

 

 

 

인공적으로 조성된 공간을 벗어나 외곽으로 나가보니 용암이 흘러내린 계곡과 곶자왈 지역이다. 용암이 흘러내리면서 만들어진 기기묘묘한 암석들이 널려 있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인공적으로 꾸며진 공간과 대비를 이룬다. 이 공간까지 개발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와룡연지(臥龍蓮池)...

 

연못 속에 용이 누워 있는 듯한 형상의 제주 자연석을 조성하고 이름을 와룡연지라 하였다

 

 

 

 

 

지난 여름 장혁과 장나라가 주연한 <운명처럼 널 사랑해>란 드라마를 이곳에서 촬영했다고 한다. 이 드라마는 2008년 대만에서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命中注定我爱你>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란다.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우묵사스레피나무는 벌써 꽃을 피웠다.

 

 

 

한나절쯤 편안하게 시간을 보내고 싶다면 이곳을 찾아 산책을 즐기는 것도 괜찮겠다 싶다.

 

 

 

※ 카멜리아힐 안내도

 

남북의 방향을 바꾸어 그려 놓았다.

 

 

 

카멜리아힐 (다음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