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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만 여행

동티베트(11) 학승들의 사원, 사천성 랑무스

by 모산재 2014. 10. 11.

 

● 2014년 7월 28일 월요일 오후, 사천성 랑무스

 

 

 

 

큰불이 일어나 백성들을 구하려던 용이 두 눈에서 흘린 눈물이라는 백룡강은 힘차게 북쪽을 향해 흐른다. 이렇게 흘러내린 물은 사천 랑무스 앞을 지나 감숙 랑무스 앞에서 동류하면서 마침내 장강의 물줄기로 합류할 것이다.

 

 

 

 

 

돌아서서 바라본 나모대협곡 입구

 

 

 

 

 

 

사원 쪽으로 내려가다 보니 원형의 깊고 커다란 연못이 나타는데, '용담(龍潭)'이란 이름이 붙어 있다. 백룡강의 전설에서 유래한 이름인 듯하다.

 

 

그리고 용담과 백룡강 사이로 높이 솟은 언덕에는 삼나무로 보이는 숲이 솟아 있는데, 바로 얼마 전까지 학승들이 시끄럽게 흔히 '변경(辯經)'이라고 말하는 경전 교리 토론('체니')를 벌인 곳('최라')이다.

 

 

 

 

최라를 여는 이 숲을 '변경림(辯經林)', 또는 '문사림(聞思林)'이라 부르는 모양이다.

 

 

텅비어 있는 숲속 공터, 최라를 참관하지 못한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다. 다행히 일행으로부터 최라 장면을 담은 사진을 구했는데, 티베트 젊은 학승들의 역동적이고 열정적인 대토론의 분위기를 충분히 느낄 수 있을 듯하다.

 

 

 

 

 

 

백룡강 계곡 언덕에 자리잡은 사천성 랑무스는 '거얼더 곰파(格尔底寺, 또는 格尔登寺)'로 불린다. 정식 명칭은 '다창랑무거얼더 곰파(德合仓郎木格尔底贡巴)'. 건너편 감숙성 랑무스는 '사이치 곰파(赛赤寺, 또는 色止寺)'로 불린다.

 

 

 

감숙성 랑무스와 마찬가지로 사천성 랑무스 명칭의 유래도 창건한 활불과 관련된다.

 

 

거얼더 사원의 제1세 활불 롱칭건덩쟝찬(茸青根登降参)은 총카파의 7대 친전 제자로 1413년 이 사원을 세웠다. 1409년 총카파가 창건한 간단사(甘丹寺)는 티베트 불교의 겔룩파 최초의 사원으로 창건 때 제1세 거얼더 활불 롱칭건덩쟝찬(茸青根登降参)은 총카파의 유능한 조수였다. 총카파는 일찌기 그를 간단사의 사무를 보게 했다. 나중 총카파는 그에게, 동방에 월아구(月牙沟) 하나가 있고 황관(皇冠)의 형상을 한 절벽이 있으며 푸른 솔과 너럭바위가 있는 호수(小镜湖)가 있는데,이런 특징이 있는 지방을 샅샅이 찾아 사묘를 세우고 닦아 겔룩파를 널리 발양하라고 일렀다.

나중에 사천, 감숙, 청해 3성이 경계를 이루는 티베트구 랑무스의 두 사원이 탄생하였다. 제5세 거얼더활불이 거얼더사(格尔底寺)라 부르는 다창랑무사원을 세웠다.
- 출처 : http://baike.baidu.com/view/502679.htm

 

 

 

사천성 랑무스는 1748년에 창건 되었다가 문화혁명기에 소실되었다가 1980년에 재건되었다고 하는데, 금빛 찬란한 건너편 감숙성 랑무스와 달리 은빛 지분에 하얀 벽으로 된 전각들은 촌스러운 소박함이 진하게 느껴진다.

 

 

 

 

 

위의 사진에서 가장 큰 건물이 문사학원(聞思學院)인 대경당이고, 그 앞마당 쪽으로 금빛 전각 등 네 채의 건물이 심조학원(深造學院), 그 뒤 언덕에 있는 건물이 속부학원(續部學院)이다. 그리고 대경당 왼쪽 뒤편으로 총카파불전과 시륜학원이 자리잡고 있다. 그 외에 의약학원이 용담 뒤에 있고 천수관음전이 사원이 가장 안쪽 나모대협곡 가는 길 옆에 자리잡고 있다.

 

 

 

거얼더곰파에서 주목할 곳은 제5세 거얼더활불의 진신을 모신 활불진신전(活佛眞身殿)이다. 

 

바로 다음 사진의 왼쪽 언덕 위에 세워진 2층 전각. 티베트사원 중 활불 육신을 모신 유일한 전각이라고 한다.

 

 

 

 

제5세 거얼더활불(1681~1775)은 거얼더 곰파를 개창한 분. 바로 이 분의 육신 영체를 200년을 훌쩍 넘어 모셔오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문화혁명기(1966~1976)에 사원이 파괴되면서 활불 영체는 루얼카이 현성에 보내졌고 몇몇 신도들에 의해 어느 산 위에 묻혔다고 한다. 그런데 1981년에 발굴할 때 육신이 탄성을 그대로 지니고 조금도 훼손되지 않아 거얼더 곰파로 되돌아와 모시게 되었다고 한다. 하지만 원래 그 곁에 있었던 제 7세, 제 8세 활불 육신 영탑은 문화혁명 때 훼손되었다고 한다.

 

 

 

유감스럽게도 불전이 모두 닫혀 있어 내부를 볼 수 없다. 뜨거운 햇볕 아래 힘들게 전각을 돌아보지만 건물 외부 외엔 아무 것도 구경할 수 없으니 답답하고 난감한 마음이다.

 

 

 

 

살창 사이로 화려한 기둥과 주두의 장식들만 들여다 볼 수 있을 뿐이다.

 

 

 

 

외벽에 그려진 천왕상. 이 천왕님은 비파를 연주하고 있으니 동방지국천왕(東方持國天王)일 것이다...

 

 

 

 

육도윤회도(윤회의 수레바퀴)

 

 

 

 

 

염라대왕이 물고 있는 수레바퀴 가운데에는 탐욕, 노여움, 어리석음을 상징하는 돼지, 뱀, 닭 세 가지 동물이 그려져 있고 중생이 업에 따라 필연적으로 윤회하는 여섯 세계인 지옥(地獄)ㆍ아귀(餓鬼)ㆍ축생(畜生)ㆍ아수라(阿修羅)ㆍ인도(人道)ㆍ천도(天道) 등 육도를 그렸다. 육도는 수직으로 배치되어 있으며, 제일 아래쪽에 지옥, 위쪽에는 천계(天界)가 그려져 있다.

바깥 수레바퀴에는 장님, 도공, 원숭이, 보트를 젓는 사람, 빈집, 키스하는 커플, 화살을 맞는 사람, 술주정뱅이, 과일 따는 사람, 임산부, 출산하는 여인, 노인을 묘사하고 있는데, 이는 무지, 교재, 의식, 이름과 형태, 감각기관, 접촉, 느낌, 욕망, 관능, 생식, 출산, 노화와 죽음을 의미한다.

 

 

 

부처님을 만나지 못함을 안타까워하며 뜨거운 햇살을 피해 불전의 그늘에서 쉬고 있는데, 갑자기 어슬렁거리며 불전 뒤쪽으로부터 졸래졸래 줄지어 등장하는 활불님들...

 

 

 

 

부처가 따로 있을까... 아예 불전 앞에서 짝을 지어 서로 머리를 받고 놀며 사원의 정적을 깨뜨리고 있다.

 

 

십우도(十牛圖)의 한 장면이 재현된 듯...

 

한 부처님은 머리가 반만 하얗고 또 한 부처님은 몸통만 하얀 것이 마치 탐(貪, 탐욕)·진(瞋, 노여움)·치(癡, 어리석음)의 삼독(三毒)에서 벗어나는 '소를 길들이다-목우(牧牛)'의 단계가 표현하되고 있는 듯하다.

 

머리 안면만 하얀 이 활불님의 눈매에서는 범상치 않은 법력조차 느껴지는 듯하다. 

 

 

 

 

 

 

문사학원의 뒤편에는 시륜학원과 총카파불전이 나란히 자리잡고 있다.

 

 

높은 언덕 위에 앉은 전각은 속부학원

 

 

 

 

 

문이 닫혀 있는 시륜학원

 

 

 

 

외벽의 사천왕상

 

 

 

 

총카파불전과 문사학원

 

 

 

 

 

그 많은 학승들이 모두 어디로 갔는지 사원은 적막만 감돌고 있다.

 

 

 

 

사원의 바깥 쪽 언덕에는 티베트에서 좀체로 보기 힘든 목제 불탑(초르텐)이 자리잡고 있다.

 

 

 

 

 

내부 공간이 있는 다층 불전 형식으로 되어 있어 더욱 흥미를 끄는데, 이에 대해 설명하는 자료를 전혀 찾을 수 없어 안타깝다. 다만 탑의 이름만 '해탈탑' 또는 '미륵해탈탑'으로 알려지고 있을 뿐이다.

 

 

 

 

더는 볼 것이 없어 사원 뒤 언덕으로 오르기로 한다. 

 

 

흙담장 위에 핀 투구꽃속의 티베트의 풀꽃, 노예조두(露蘂鳥頭)

 

 

 

 

 

사원 복원 공사 모습.

 

젊은 티베트 여인들이 일하고 있다. 사진을 찍으니 관심의 대상이 되는 것이 재미있는지 활짝 웃는다. 볼이 붉어지며 티없이 웃는 모습이 순박하고 아름답다.

 

 

 

 

 

뒤쪽으로 사원 복원을 위한 목재들이 가득 쌓여 있다.

 

 

 

 

 

나모대협곡 입구의 초원

 

 

 

 

 

언덕으로 올라가는 길목, 경전의 구절과 진언을 새긴 마니석(嘛呢石)을 쌓아 놓았다.

 

 

 

 

 

나모대협곡의 아름다운 풍경

 

 

 

 

 

초원의 양떼

 

 

 

 

 

초원 탐사 중

 

 

 

 

 

일행과 함께

 

 

 

 

 

보고 또 봐도 아름다운 랑무스...

 

초원과 사원과 바위산이 어우러져 최고의 풍광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 랑무스는 중국이 알프스로 불리고 있다.

 

 

 

 

 

어제 처음 만났을 때 사납게 짖던 개, 오늘은 그저 물끄러미 바라볼 뿐.

 

한번 만난 인연이 이렇게 대단한 거라는 걸 느낀다. 이 녀석도 체형을 보니 사자개라는 별명을 가진 티베트견, 장오(臟獒)의 혈통을 어느 정도 받은 것 같다.

 

 

 

 

 

 

티베트 사원에만 주목하다 보니 회족 사원인 청진사는 잊고 있었다.

 

랑무스에 회족이 살게 된 것은 티베트인을 상대로 장사를 하는 사람들이 정착하면서부터라고 한다.

 

 

 

 

 

 

천장터로부터 감숙 랑무스, 사천 랑무스, 나모대협곡까지 하루종일 돌아다녔으니 피로도 몰려온다.

 

숙소로 돌아와 몸부터 씻고 호텔에서 저녁 식사를 한다.

 

 

고산병을 앓는 사람들이 여전하지만, 저녁 식사 후 모임을 가지기로 한다. 우리 방에서 가볍게 맥주를 마시며 정담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 랑무스 안내도

 

 

 

 

 

※ 사천성 랑무스(거얼더스) 안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