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

멋진 트레킹 코스, 쫄븐 갑마장길(따라비오름-행기머체)

모산재 2014. 3. 17. 16:14

 

따라비오름에서 내려서니 입구에 '쫄븐갑마장길'이라는 안내판이 보인다.

 

우리를 안내하던 병철형은 주차장쪽 길이 아닌 반대편의 쫄븐갑마장길 계곡 숲으로 들어선다. 기대하지 않았던 트레킹을 하게 되니 마음이 설렌다.

 

따라비오름에서 가시천을 따라 큰사슴이오름까지 한 바퀴 두르는 짧은 갑마장길인데, 행기머체까지만 걷기로 하였다.

 

 

 

 

 

 

 

 

안내판에 나와 있는 '잣성'이 무엇일까 확인해 보니 목장과 목장의 경계를 구분짓고 말들을 가둬두기 위해 쌓은 돌담을 가리키는 말이란다.

 

 

 

어쨌거나 가시리에서 큰사슴이오름까지 한바퀴 두르는 20km나 되는 갑마장길 중, 따라비오름에서 큰사슴이오름까지 한 바퀴 도는 짧은 갑마장길이 바로 '쫄븐갑마장길'이란다. (‘쫄븐’은 ‘짧은’의 제주도 방언이다.)

 

 

 

 

갑마장길 코스

 

 

 

 

 

조선 시대에 임금에게 진상하던 최고 등급의 말을 갑마(甲馬), 이러한 말들만 모아서 기르던 곳을 갑마장이라 불렀다고 한다. 갑마장 중 큰사슴이오름과 번널오름 사이 대평원에 있었던 녹산장이 가장 규모가 컸다고 한다. 잣성은 갑마장이 있었던 유적으로 남아 있는 것이다.

 

 

갑마장길은 가시리 마을과 주변 오름, 목장길 등 대평원을 연결하여 조성한 총 길이 약 20km의 도보 여행 코스로 7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가시천으로 들어서기 직전 시야가 열리며 대평원이 나타나고 풍차가 늘어서 있는 풍경 너머로 큰사슴이오름이 보인다.

 

 

 

 

 

 

길은 가시천을 끼고 이어진다.

 

 

 

가만 살펴보니 동쪽으로는 큰사슴이오름과 따라비오름 사이에 드넓은 초원이 자리잡고 있고 서쪽으로는 가시리에서 조랑말체험공원, 정석항공관으로 이어지는 도로가 이어지는데, 그 사이에 숲이 우거진 가시천이 흐르고 있다.

 

 

 

'쫄븐 갑마장길'은 바로 가시천을 따라 길게 이어진 트레킹 코스.

 

 

 

 

 

제주의 하천이 대개 그러하듯 가시천도 물이 거의 흐르지 않는다. 용암이 흘러내리며 굳은 바위와 돌들로 이루어진 계곡 군데군데 물이 고여 습지를 이루고 있어 하천임을 알 수 있을 뿐.

 

 

 

그래도 중산간 메마른 땅에서 이곳은 오아시스처럼 온갖 풀과 나무들이 어우러져 싱싱한 생태 숲을 이루고 있다.

 

 

 

 

 

 

일엽초

 

 

 

 

 

 

아마도 봄이나 여름에 왔더라면 훨씬 다양한 생명들을 만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길은 평탄하고 숲으로 이어져 있어 걷기에는 최적이라 할 수 있다.

 

 

 

 

 

 

 

모람일까...

 

 

 

 

 

 

 

걷는 길이 그리 지루하지 않다. 어느덧 따라비오름과 행기머체의 딱 중간 지점에까지 왔다.

 

 

 

 

 

 

제주상사화일까...

 

 

 

 

 

풍력발전기 풍경

 

 

 

 

 

 

뒤로 멀어져 간 따라비오름을 당겨서 담아본다.

 

 

 

 

 

가시천 주변 숲을 이루고 있는 나무들의 종류도 다양하다.

 

 

 

 

 

 

황칠나무

 

 

 

 

 

 

 

그리고 어느덧 왼편으로 도로가 보이더니 길은 도로와 만난다. 그곳에 꽃머체라는 특이한 제주 지형이 나타난다.

 

 

 

 

 

 

커다란 용암 덩어리가 솟아 있는데 이를 머체라 부른단다. 전문용어로는 '크립토돔(Cryptodome)'이라 부르는데, 땅속에 있던 용암 덩어리가 땅 위로 노출되면서 형성된 화산지형이다.

 

 

 

 

 

그리고 길 건너편에는 동양에서 제일 크다는 '행기머체'라는 크립토돔이 솟아 있다.

 

 

 

 

 

 

바위덩어리(머체) 위에 놋그릇에 담긴 물(행기물)이 있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꽃머체든 행기머체든 커다란 바위 위에 상록수들이 무성히 자라고 있는 게 신기할 뿐이다.

 

 

 

행기머체 바로 옆에는 조랑말 체험공원이 있다.

 

 

 

 

 

 

 

이렇게 해서 오늘 하루 제주에서의 트레킹은 모두 끝났다.

 

저녁에는 성산의 어느 횟집에서 고등어회와 갈치회를 먹었다. 들깻잎에 싸서 먹는 싱싱한 고등어회가 천하의 진미라는 걸 처음으로 알았다, 갈치회에 손이 가지 않을 정도로...

 

 

 

그리고 2박 2일간의 제주도 여행도 모두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