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여행

따라비오름, 세 개의 굼부리를 가진 오름의 여왕

모산재 2014. 3. 16. 14:06

 

환상의 억새밭길을 따라 드디어 따라비오름에 도착하였다.

 

 

억새와 가시덩굴이 엉켜 있는 덤불을 헤치고 오르는 오름의 모습은 여느 오름의 풍경과는 많이 다르다. 거대한 화륜과 굼부리로 되어 있는 단순한 모습이 아니라 봉우리가 여럿 보인다.

 

바로 따라비오름이 가지고 있는 매력이다. 3개의 굼부리와 6개의 봉우리가 어울려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아름다운 풍경을 이루고 있다.

 

 

 

 

 

뒤돌아본 풍경.

 

새끼오름 오른쪽으로 펼쳐진 억새밭 갑마장길, 모지오름으로 이어진다.

 

 

 

 

 

울을 이룬 쑥대낭(삼나무) 바깥 지대는 모두 억새밭. 오른쪽 모지오름에서부터 우리가 걸어온 길이기도 하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따라비오름 굼부리

 

 

 

 

 

다랑쉬오름을 '오름의 여왕'으로 알고 있었는데, 따라비오름도 '오름의 여왕'이라 이름 붙여 놓았다.

 

세 개의 굼부리로 아름다운 능선을 가진 화구 언덕과 억새가 어우러진 풍경, 거기에다 수많은 오름들을 조망하고 한라산도 한눈에 들어오는 좋은 전망 때문에 여왕이란 이름이 얻게 된 듯하다.

 

 

 

 

 

 

따라비오름이라는 이름은 고구려어 '다라비'에서 온 것이라고 한다. '높다'라는 뜻의 '다라'는 '달을(達乙)' 또는 '달(達)'에서 왔으며, '비'는 제주도의 산 이름에 쓰는 '미'와 통하는 접미사로 '다라비'는 '높은 산'이라는 뜻이다. '따라비'로 경음화하며 '땅할애바'라는 뜻의 '따하라비' 또는 '땅하라비'로 풀이되어 '지조악(地祖岳)'이라는 한자어 이름이 만들어졌다. 

 

동쪽에 모자오름과 가까이 있어 지아비, 지어미가 서로 따르는 모양이라고 해서 부르게 된 이름이라고도 하고, 가까이에 모자오름·장지오름·새끼오름이 모여 있는 중에 이 오름이 가장격이라 하여 따애비라 불리다가 따래비로 와전된 것이라고도 하며, 모지오름과는 시아버지와 며느리의 형국이라고 하여 '따하래비'라 부른다는 이야기도 있다.

 

 

 

 

 

세 개의 굼부리와 아름다운 능선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큰사슴이오름(대록산)

 

 

 

 

 

 

 

오름 정상은 해발 342m, 오름 높이는 107m, 직경 855m에 둘레는 2,633m라고 한다.

 

 

능선을 따라 부는 차가운 바람이 거세다. 바람의 흐름을 잡아보려고 셔터스피드를 느리게 하여 담아보았다.

 

 

 

 

 

모지오름과 그 너머로 봉우리가 보이는 영주산

 

 

 

 

 

맑은 날이면 큰사슴이오름 왼편으로 한라산 정상이 보이는데, 오늘은 날씨가 도와 주지 않는다.

 

 

 

 

 

새끼오름과 그 오른편 너머로 보이는 성불오름 날씨가 맑지 못해 멀리 펼쳐지는 오름들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는다.

 

 

 

 

 

 

 

큰사슴이오름(대록산)

 

 

 

 

 

 

 

 

 

 

여기서 또 하나 잊지 말아야 할 역사를 잠시라도 기억해 두기로 하자.

 

'오름의 여왕'으로 불린 따라비오름에도 다랑쉬오름이 그랬던 것처럼 4.3의 처참한 비극을 비켜갈 수는 없었다.

 

1948년 11월 중순 다랑쉬오름이 다랑쉬 굴에 숨어든 주민 20여 명이 토벌대에 의해 질식사 당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을 무렵, 따라비오름은 가시리 주민 500여 명이 무참히 학살되는 모습을 지켜보아야만 했다.

 

 

 

따라비오름 주차장으로 내려가는 길.

 

 

 

 

 

 

※ 따라비오름에 대한 다른 글 => http://blog.daum.net/kheenn/15855144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