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평에서 장돌뱅이 허생원의 발자취를 따라 '문학의 길'을 걷다 백옥포리 마을에서 호박 농장을 만난다.
흔히 늙은 호박을 수확하는 토종 호박과 달리, 식탁에 자주 오르는 애호박과 비슷한 길쭉한 호박인데 애호박에 비해서는 크다. 덩굴 줄기가 아주 짧고 통통해서 밭이랑에 열을 지어 심어 놓았다. 호박 덩굴이라기보다는 호박 포기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모습이다.
이런 재배용 호박을 주키니호박이라고 하는데, 아메리카 원산으로 '마디호박', '돼지호박'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마침 꽃과 열매가 함께 있으니 담아보았다.
2013. 09. 28. 봉평
원산지는 미국 남부와 멕시코 북부인데, 유럽으로 유입되어 프랑스에서 꾸르제트(courgette), 이탈리아에서 '주키니(zucchini)'라 불렸는데 우리나라의 애호박과는 다른 종이다. 주키니는 서양호박의 변종으로 학명은 Cucurbita pepo var. cylindrica, 애호박은 호박과 같은 Cucurbita moschata이다. 짧은 줄기에 마디마디 열린다고 하여 '마디호박'이라 하고, 애호박보다 크고 통통하다 하여 '돼지호박'이라 부른다고 한다.
비덩굴성으로 마디 사이가 좁고 잎과 열매가 촘촘히 자라는데, 생육 기간이 비교적 짧고 저온에 잘 견디므로 촉성 재배용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애호박이나 재래종 호박에 비해 육질이 무르고 품질이 낮다.
주키니호박은 첫 열매를 다 따주어야 다음 열매가 잘 자란다고 한다. 또한 늙어서 대접 받는 재래종 호박과는 달리 늙으면 맛이 없어 제때 따먹어야 한단다. 꽃이 핀 뒤 5~7일 정도 지난 미숙한 열매를 수확하는데, 오이보다 조금 큰 크기의 150~200g 정도로 자랐을 때가 수확하기 적당하다. 수확하지 않고 그대로 두고 7~10일 정도 지나면 1m가 넘게 자란다고 한다.
애호박보다는 조직의 질감이 무르고 맛이 덜하여 전이나 볶음보다는 찌개나 국에 넣어 먹는 것이 보통이다. 엽산이 풍부하며 소화 흡수가 잘 되는 당질과 비타민A를 많이 함유하고 있다.
● 주키니호박 Cucurbita pepo var. cylindrica | zucchini, courgette ↘ 박목 박과 호박속
줄기는 짧다. 잎은 수박잎처럼 깊은 패여 5갈래로 갈라지고 갈라진 잎은 불규칙하고 거친 결각상의 톱니가 있다.
꽃은 촘촘한 줄기 잎겨드랑이에 달리며 암꽃은 맨 위로 뻗어 있고 수꽃은 줄기에 바로 매달려 피며 꽃이 더 작다. 열매는 노란색이나 녹색, 연둣빛을 띤다. 애호박, 오이와 외형이 비슷하며 둥근 호리병 모양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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