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잡초야 놀자 (2) '이름 모를 풀꽃', 이름 불러주기

모산재 2012. 11. 11. 23:31

 

잡초도 꽃을 피우느냐, 묻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꽃을 피우지 않는 생명이 어디 있을까요. 당연 잡초도 꽃을 피웁니다. 다만 인간의 눈길을 끄는 크고 화려한 꽃을 피우지 않을 뿐...

 

무심히 지나다니던 풀밭길, 허리를 굽히고 들풀들을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잡초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있는 모습에 감탄을 하게 됩니다.

 

 

 

뽀리뱅이로 보이는 어린풀이 가득 자라고 있습니다. 

 

 

 

 

두해살이풀이니 이렇게 가을에 자라나 내년봄이면 꽃을 환하게 피울 것입니다. 고들빼기와 같은 속으로 나물로 먹기도 하지만 고들빼기만큼 인기는 없습니다. 예전엔 잘 자란 이 풀은 뿌리채 캐서 소에게 먹이로 주었습니다.

 

뽀리뱅이 => http://blog.daum.net/kheenn/8090804

 

 

 

공터 구석진 곳에는 쇠무릎이 지천입니다.

 

 

 

 

이삭 모양의 꽃차례에는 도깨비방망이처럼 뾰족한 돌기가 가득 솟아 있는데, 전혀 꽃처럼 보이지 않는 이것이 다 꽃망울입니다. 자세히 보면 그 중에 별 모양으로 벌어진 녹색의 꽃잎에 하얀 술이 들어 있는 꽃이 보입니다.

 

줄기의 마디가 쇠무릎처럼 부풀어 올라서 이름이 쇠무릎인데, 이는 마디에 쇠무릎혹파리가 구멍을 내어 벌레집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흔히 한자어로 된 '우슬(牛膝)'이란 이름으로 불리는데, 혈류 순환이 안되거나 관절염이 생겼을 때 허리가 아프고 다리에 힘이 없고 시린 증상에 사용하는 약초이기도 합니다. 

 

※ 쇠무릎 =>  http://blog.daum.net/kheenn/15852959

 

 

 

탄천 천변으로 나서니 며느리배꼽이 아름다운 보랏빛 열매를 달고 있습니다.

 

 

 

 

며느리밑씻개라는 풀과 거의 비슷하게 생긴 풀이지만, 잎가에 잎자루가 붙는 며느리밑씻개와 달리 잎의 배꼽 부분에 잎자루가 붙는 점으로 구별됩니다. 그리고 꽃차례를 받치는 동그란 턱잎도 아주 크지요.

 

※ 며느리밑씻개, 며느리배꼽 구별하기 => http://blog.daum.net/kheenn/15852281

 

 

 

천변이나 습한 언덕을 온통 덮고 있는 풀, 환삼덩굴이 꽃을 피웠습니다.

 

 

 

 

이 녀석은 암수딴그루로 위의 것이 수꽃이고 아래의 것이 암꽃입니다. 환삼덩굴은 삼, 호프와 같은 삼과의 한해살이풀입니다. 그래서 대마로 알려져 있는 삼과 꽃 모양이 아주 흡사하고, 열매는 맥주향의 원료가 되는 호프 열매와 매우 닮았습니다.   

 

번식력이 강하여 습한 빈터를 온통 뒤덮는 귀찮은 풀이지만, 전초는 율초라 하여 폐렴과 폐결핵을 다스리는 데 쓰이고 현대인의 고질병인 고혈압과 아토피에 효험이 있는 유용한 풀이기도 합니다.

 

 

 

풀섶에는 쥐꼬리망초가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전국의 산기슭, 들판이나 길가에서 흔하게 자라는 풀입니다. 꽃차례가 길게 자라나며 쥐꼬리처럼 생겨 쥐꼬리망초라 부릅니다. 북한에서는 꽃이삭이 꼬리 모양이고 키가 무릎까지 오는 풀이라 하여 '무릎꼬리풀'이라 부른다고 합니다. 

 

가을 내내 많은 가지를 치고 꽃을 피우는데, 쥐꼬리망초 한 포기가 맺는 씨앗의 수는 수 만 개에 이른다고 합니다. 

 

 

 

닭의장풀 꽃은 특이한 아름다움을 가졌습니다.

 

 

 

 

꽃잎은 3개인데, 코끼리의 귀를 연상시키는 두 개의 푸른 보라색  꽃잎과 아래로 드리운 하나의 흰 꽃잎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머리가 꽃 모양으로 되어 있는 노란 암술과 꽃밥이 있는 3개의 수술과 꽃밥이 없는 3개의 헛수술을 가진 모양도 재미 있습니다.  

 

달개비라고도 부르는 이 잡초는 농민들이 아주 귀찮아하는 풀입니다. 습한 논밭에서 잘 자라는 이 풀은 호미로 매어 뿌리를 드러나게 두어도 웬만해선 죽지 않기 때문입니다.

 

 

 

미국가막사리가 노란 꽃을 피웠습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 녀석은 북아메리카에서 들어온 잡초로, 번식력이 왕성하여 토종 가막사리를 밀어내고 개울이나 습기 있는 빈터를 점령하고 꽃을 피우고 있습니다. 도깨비바늘과 닮았는데, 노란 꽃잎을 가진 도깨비바늘과 달리 꽃잎이 없습니다. 

 

 

 

전에 보이지 않던 애기나팔꽃이 아주 흔하게 보입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애기나팔꽃. 북아메리카에서 귀화한 녀석으로 꽃이 손톱만큼 작아서 좀나팔꽃이라 불리기도 합니다.

 

 

 

귀화종들의 번식력은 정말 대단합니다.

 

 

 

억새들이 가득 들어선 곳을 비집고 서양등골나물도 꽃을 피웠습니다. 

 

 

 

 

지금부터 20여 년 전까지만 해도 서울 남산과 워커힐 등 제한된 지역에서만 볼 수 있었던 이 풀은 지금 수도권은 물론 경기도 일대의 빈터와 산지를 거의 가득 채우듯 퍼져 있습니다. 무리지어 눈처럼 새하얗게 핀 꽃이 아름다운 구석이 없진 않지만, 양지 음지를 가리지 않고 엄청난 씨앗을 퍼뜨리며 자생식물의 터전을 덮어 버리는 생태계 교란 식물입니다. 그래서 눈에 띄면 모두 뽑아 주는 것이 좋습니다.

 

 

 

콩깍지에 털이 가득난 야생콩인 돌콩이 아주 흔하게 보입니다. 

 

 

 

 

야생콩으로는 돌콩 외에도 새콩, 여우콩, 큰여우콩 등이 있습니다. 돌콩은 주로 들판에서 자라지만 새콩은 주로 산지에서 자라며, 여우콩과 큰여우콩은 주로 서해안에서 자라며 노란 꽃이 핍니다. 새콩은 콩깍지가 더 넓적하고 털이 거의 없으며 여우콩은 콩깍지가 붉고 씨앗이 까맣습니다. 

 

※ 돌콩의 꽃 => http://blog.daum.net/kheenn/15851114

 

※ 새콩 => http://blog.daum.net/kheenn/15851211

 

※ 여우콩, 큰여우콩 => http://blog.daum.net/kheenn/15852776

 

 


자귀풀도 꽃을 피웠습니다.

 

 

 

 

콩과의 한해살이풀로 밤이나 흐린 날에는 깃꼴로 잔잎이 많이 달린 잎이 자귀나무처럼 접히기 때문에 자귀풀이라고 합니다.

 

자귀풀 꽃과 열매 => http://blog.daum.net/kheenn/9656177

 

 

 

멀지 않은 곳에 자귀풀과 많이 닮은 차풀이 자라고 있습니다.

 

 

 

 

잎과 줄기를 말린 것과 종자를 볶아 차로 이용하기 때문에 차풀이라 합니다. 자귀풀의 줄기가 푸른 데 비하여 차풀은 붉고 자귀풀이 습한 땅을 좋아하는 데 비하여 차풀은 다소 건조한 땅에 잘 자랍니다. 자귀풀은 꽃잎을 열고 있는 모습이 흔하지만 차풀은 꽃잎을 닫고 있는 모습을 보일 때가 더 많습니다.

 

 

 

잡초 중의 잡초 한련초도 꽃을 맘껏 피우고 있습니다.

 

 

 

 

한련초는 논이나 개울 등 습지와 그 주변에 아주 흔하게 자라는 국화과의 한해살이풀입니다. 여름부터 가을까지 가지와 줄기 끝에 하나씩 하얀 꽃이 핍니다. 지름 1cm쯤 되는 작은 꽃은 개망초처럼 수십 개의 작은 꽃잎이 하얀 원을 그리며 중앙에 자리잡은 대롱꽃을 둘러섭니다. 서양 사람들 눈엔 데이지를 닮았는지 이 풀을 '가짜 데이지(False Daisy)'라 부릅니다.

 

아무도 눈 여겨 보지 않는 잡초지만 흰 머리를 검게 하고 수염을 잘 자라게 하는 약초로 알려져 있습니다.

 

한련초 => http://blog.daum.net/kheenn/15853847

 

 

 

비름에도 꽃이 피고 열매가 달렸습니다. 하지만 꽃을 관찰하기는 쉽지 않은 풀입니다.

 

 

 

 

줄기 끝에 꽃이삭이 길게 발달하지만 꽃이 워낙 작고 꽃잎이 없고 암술 수술을 구분하기조차 힘듭니다.

 

예로부터 비름은 나물로 즐겨 먹는 풀입니다. 그런데, 쇠비름과 비름의 잎에는 수은 함유량이 높아 살균·살충 효과와 상관성이 있다고 하며, 따라서 수은중독의 위험성도 있다고 합니다. 다만 삶아서 먹으면 수은이 휘발하여 잔류량이 현저히 떨어져 안전하다고 합니다.

 

 

 

천변에는 도꼬마리도 흔하게 볼 수 있는 풀입니다.

 

 

 

 

국화를 연상시키기 쉽지 않은 풀이지만 국화과의 풀이며 억세게 자라지만 가을이면 말라죽는 한해살이풀입니다. 암꽃과 수꽃이 따로 피며, 열매는 갈고리 같은 가시에 둘러싸여 다른 물체에 잘 달라붙습니다.

 

열매를 말린 것을 창이자(蒼耳子)라 하여 풍을 다스리는 데 씁니다. 잎의 생즙을 상용하면 눈과 귀가 밝아지고 신경계통의 질환과 두통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박하도 꽃을 피웠습니다.

 

 

 

 

탄천과 양재천에는 야생화한 박하가 지천입니다. 잎을 따 살짝 비비고 냄새를 맡아보면 그 진한 향기에 정신이 아찔해집니다. 

 

원산지는 온대 아시아, 또는 중국이라고 하는데, 이 땅에도 신라시대와 고려시대에 재배되었다는 기록이 있으니 역사가 오래된 것으로 추측됩니다. 서늘한 기후에서 자란 것이 향이 진하지만, 박하는 강한 생명력으로 여름 장마에도 잘 견디고 추위도 잘 이겨냅니다. 

 

 

 

희미한 노란 꽃을 피우는 비슷한 두 냉이들도 보입니다.

 

 

잎이 깃꼴로 갈라진 이 냉이를 속속이풀이라 부릅니다.

 

 

 

 

속속이풀의 열매는 짧고 통통합니다.

 

 

 

정말 비슷하지만 잎이 갈라지지 않은 이 풀은 개갓냉이입니다. 속속이풀의 아류라고 보아 졸속속이풀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졸속속이풀의 열매는 훨씬 길쭉하지요.

 

 

 

 

 

꼭두서니가 자라나고 있습니다.

 

 

 

 

꼭두서니는 예전부터 쪽과 함께 염료 식물로 많이 이용되어 온 풀입니다. 꼭두서니 줄기는 속은 비어 있으나 뿌리는 통통하며 붉은 빛이 나는데, 꼭두서니 뿌리는 잇꽃과 함께 빨간색 염료의 가장 중요한 원료로 쓰여왔지만 지금은 합성 염료에 밀려났습니다. 게다가 꼭두서니 색소가 식품첨가물로 지정되기도 했지만 신장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나 식품 첨가물 지정이 취소되기도 했습니다.

 

뿌리는 지혈작용이 뛰어나 각종 출혈과 관련된 병, 위출혈이나 자궁출혈 등에 쓰기도 합니다.

 

 

 

예전에 '큰개여뀌'라 불렸던 명아자여뀌이 꽃을 한창 피우고 있습니다.

 

 

 

 

개여뀌와 닮은 모양이지만 키가 1m쯤 크게 자라니 큰개여뀌라 불렸던 것인데, 명아주처럼 큰 잎을 가져 지금은 명아자여뀌라 부릅니다. 줄기에 검붉은 점이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익모초 꽃은 언제 보아도 아름답습니다.

 

 

 

 

꿀풀과의 두해살이풀로 예로부터 많이 이용해온 약용 식물입니다. 특히 단옷날 오시의 것이 특효가 있다 하여 쑥과 익모초를 뜯는 풍습이 있었다고 합니다. 

 

고려 때 이두어로 '눈비얏(目非也次)', 조선시대에는 '암눈비얏'으로 불렀다고 합니다. '보이다'의 옛말이나 남도 사투리가 '비다'이니, 눈이 잘 보이게 하는 약초로 이용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눈의 충혈을 풀어준다고 합니다. '익모(益母)'란 어미에게 유익하다는 뜻이니 해산 후 복용하면 회복력이 빨라지고 정상 생리작용을 원활하게 한다고 합니다.

 

 

 

붉은토끼풀도 이 가을 또 한번 꽃을 피웁니다.

 

 

 

 

푸른 초원에 숯불처럼 핀 붉은 꽃이 아름답습니다. 유럽 원산으로 목초로 들여온 것이 귀화하여 전국적으로 퍼져있는 상태입니다.

 

 

 

생태계 교란식물로 공적이 된 가시박이 예쁜 꽃을 피웠습니다.

 

 

 

 

북아메리카에서 귀화한 박과의 한해살이풀로 뻣뻣한 가시털이 난 열매를 달아 가시박이라 부릅니다. 

 

왕성한 생명력으로 중부지방의 강변과 습지를 온통 뒤덮어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습니다. 1980년대 후반 병충해에 강한 특징 때문에 오이나 호박의 접붙이기 대목용으로 도입된 것이 급속도로 퍼져나간 것입니다. 가시박 자체에 다른 식물을 말라죽게 만드는 물질이 분비되어 그 피해가 크다고 합니다.

 

 

 

미국쑥부쟁이도 지천으로 꽃을 피웠습니다.

 

 

 

 

미국쑥부쟁이도 북아메리카에서 귀화한 것입니다. 1970년대 말 강원도 춘천 중도에서 처음 발견되었다고 하는데 현재 양재천 탄천을 지배하는 대표적 국화과 식물로 자리잡았고, 지금은 수도권은 물론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에까지 영역을 왕성하게 넓히고 있습니다. 

 

 

 

천변 둑 위에 박주가리 꽃이 석양빛을 받고 있습니다.

 

 

 

 

다섯 갈래의 붉은 꽃잎에 뽀송뽀송한 하얀 솜털이 가득 달려 있는 꽃이 특이한 아름다움을 보여 줍니다.

 

 

 

 

박주가리는 사마귀처럼 울퉁불퉁한 돌기가 있는 길쭉한 열매를 다는데, 열매 속에는 하얀 명주실 같은 관모가 깃털처럼 달린 납작한 씨앗이 가득 들어 있습니다. 이 씨앗의 털은 씨앗을 멀리 날아가게 하는 역할을 하지만 예전에는 이를 도장밥의 재료로 쓰기도 했습니다.

 

박주가리의 줄기와 잎에서 나오는 하얀 유액을 바르면 사마귀가 없어진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