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양구 대암산, 금강초롱, 흰물봉선, 눈빛승마, 난쟁이바위솔, 궁궁이, 하얀선녀버섯, 애기버섯

모산재 2012. 10. 13. 23:16

 

조선생으로부터 대암산 용늪 가자는 전화가 왔다.  

 

용늪이라니! 접근이 금지돼 있는 곳에 어떻게 간다는 건지. 희귀 야생화 메니어들이나 몰래 들어가서 사진을 찍어 오는 거야 알고 있지만, 일반인들 접근이 허용되지 않는 걸로 아는데, 모 산악회에서 거길 간단다.

 

이게 웬일인가 싶어 그러마고 따라 나섰다.

 

 

새벽같이 일어나서 잠실에서 버스를 타고 홍천을 지나 양구로 버스는 달린다. 아침식사로 주는 김밥 한 줄 먹고 중간 휴게소에서 감자떡을 사서 점심으로 때운다. 

 

그런데 등반대장이 알려주는 코스에 용늪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걸 알고는 그럼 그렇지 싶으면서도 실망스런 마음은 어쩔 수 없다. 대암산을 경험한다는 데 의미를  두기로 하자...

 

 

양구로부터 펼쳐지는 아름다운 계곡 풍경에 감탄하며 드디어 대암산 입구에 도착하였다. 골짜기 입구 마지막 민가 앞에서 버스가  섰다.

 

 

 

대암산(大巖山)

 

강원도 양구군 동면·해안면·남면과 인제군 인제읍·서화면·북면에 걸쳐 있는 산. 높이는 1,310m이다. 태백산맥의 준령으로서 민통선 내에 있으며 북서쪽 2km 거리에 있는 1,304m 고지와 더불어 쌍두봉(雙頭峰)을 이룬다. 토심이 두꺼운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유독 산정부에 거대한 암릉과 암괴가 솟아 있다. 6·25 때의 격전지로 유명한 이 산은 펀치볼이라 불리는 분지를 둘러싸고 있는 산 가운데 하나이다. 두 봉우리를 잇는 활 모양의 능선 동쪽에 해발고도 900∼1,000m의 넓은 평탄지가 분지를 이루어 마치 화채그릇과 비슷하다 하여 펀치볼이라고 부른다.

  

이곳은 한국에서는 드문 고층습원 지대를 이루는데, 남쪽의 큰용늪, 북쪽의 작은용늪으로 구분된다. 6·25전쟁 이후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되어 수천 년의 생태계 변화를 간직하고 있는데, 조름나물 비로용담 칼잎용담 끈끈이주걱 물이끼 북통발 금강초롱꽃 제비동자꽃 기생꽃 등 총 190종의 희귀식물과 벼메뚜기 참밑들이메뚜기 애소금쟁이 홍도리침노린재 등 희귀곤충들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양구군 대우산과 함께 천연기념물 제246호인 '대암산·대우산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으며, 1997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람사르국제협약(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의 보전에 관한 국제협약)에 등록되었고 1999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소양강의 지류인 후천(後川)이 흘러내리고, 남동 사면에서는 효자천(孝子川)·이응천(二應川)의 두 소양강 지류가 발원한다.

 

 

 

임도를 따라 굽이굽이 완만하게 오르는 길

 

 

 

흰물봉선

 

 

 

길이 어쩐지 낯익다 싶은데, 생각해보니 몇 년 전 대암산 주변을 랜덤으로 돌아다니다 잠시 들렀던 것 같다. 

 

 

 

 

얼마쯤 임도를 걷다가 드디어 대암산 등산로로 접어든다.

 

 

 

입구에 세워진 천연기념물 제246호로 지정된 대암산 대우산 천연보호구역 안내판.

 

 

 

내용은 대개 아래와 같은 것이다.

 

이곳은 한국에서는 드문 고층습원 지대를 이루는데, 남쪽의 큰용늪, 북쪽의 작은용늪으로 구분된다. 6·25전쟁 이후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되어 수천 년의 생태계 변화를 간직하고 있는데, 조름나물 비로용담 칼잎용담 끈끈이주걱 물이끼 북통발 금강초롱꽃 제비동자꽃 기생꽃 등 총 190종의 희귀식물과 벼메뚜기 참밑들이메뚜기 애소금쟁이 홍도리침노린재 등 희귀곤충들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양구군 대우산과 함께 천연기념물 제246호인 '대암산·대우산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되었으며, 1997년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람사르국제협약(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의 보전에 관한 국제협약)에 등록되었고 1999년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었다.

 

 

사잇길로 들어서자마자 꽃맹아리를 단 물매화가 보여 나를 긴장시킨다.

 

 

 

하지만 주변을 다 둘러보아도 딱 요 녀석밖에 보이지 않는다. 좀더 늦은 시기에 와서 꽃을 보았으면 좋았을 것을...

 

 

 

인공 조림한 듯 보이는 아름다운 자작나무 숲지대.

 

 

 

요놈의 자작나무만 보면 고둥학교 시절 국어교과서에서 읽었던 정비석의 '산정무한(山情無限)'이라는 수필이 떠오른다.

 

동쪽은 아낙네의 살결보다도 흰 자작나무의 수해(樹海)였다. 설자리를 삼가, 구중심처(九重深處)가 아니면 살지 않는 자작나무는 무슨 수중 공주(樹中公主)이던가!

정말 '구중심처의 수중공주'쯤 되는 귀하신 몸인지, 남한에는 자생하는 나무가 거의 없다고 한다. 동시베리아 바이칼 평원지역에는 그렇게 많더마는...

 

 

조밥나물

 

 

 

꽃대가 묘하게 꼬여 꺾인 도라지모시대

 

 

 

태풍의 흔적으로 나무가 쓰러져 막힌 길을 지난다.

 

 

 

바야흐로 눈빛승마의 계절. 눈꽃처럼 하얀 꽃이 숲을 밝혔다.

 

 

 

 

벌써 궁궁이가 꽃을 피웠다.

 

 

 

 

우렁찬 물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폭포. 

 

 

 

계곡을 건너는 지점에서 금강초롱꽃을 만난다. 한두 송이 핀 것이 띄엄띄엄 보인다.

 

 

 

계곡을 건너고...

 

 

 

 

오르는 길의 대부분은 활엽수림에 덮인 습한 계곡이다. 

 

 

 

계곡은 너덜지대로 작은 물길들이 여러 갈래로 흐른다. 

 

 

서덜취인지, 각시서덜취인지...

 

 

 

습한 숲속에서는 버섯들이 자주 눈에 띈다.

 

 

하얀선녀버섯(하얀마른대가지버섯)도 만나고...

 

 

 

이런 작은 개울을 여러 번 지난다.

 

 

 

처음으로 만나는 참당귀. 꽃이 피지 않았으면 몰라보았을 것이다.

 

 

 

흰물봉선 꽃이 참 작다.

 

흰 꽃이고 거(꿀주머니)가 말리지 않은 걸 보면 산물봉선 아닐까 싶은데, 최근 신종으로 등록된 꼬마물봉선괴는 다른 걸까 하는 생각도 든다.

 

 

 

등산로는 이렇게 물이 흐르는 길이 대부분...

 

 

 

썩은 나무에 뭉쳐서 자라는 버섯들

 

 

 

역시 각시서덜취인가...

 

 

 

진범

 

 

 

골짜기에서 한동안 보이지 않던 금강초롱이 정상부에 가까워지면서 한둘 보이기 시작한다.

 

 

 

능선으로 올라선 곳,

바위에 밀생하여 눈처럼 꽃을 피운 난쟁이바위솔도 만난다.

 

 

 

 

가시에 힘이 없어 보이는 엉겅퀴.

이건 깊은산에서 자라는 도깨비엉겅퀴일 것이다.

 

 

 

그러구러 정상 아래에 도착하였다.

 

 

바위틈에 꽃을 피우고 있는 바위떡풀

 

 

 

대암산 정상이다.

 

 

 

하지만 위험하다고 오르지 말라고 하여서 지켜 보기만 한다. 어기고 먼저 올라간 사람들은 등산대장으로부터 싫은 소리를 듣는다. 정상을 두고 오르지 못하는 마음이 아쉽기만하다.

 

 

정상 부근에서 둘러본 산 능선과 풍경들

 

 

바로 앞에 보이는 봉우리 너머 쪽이 용늪이라는데...

 

 

이 쪽은 어디인가...?

 

 

 

짧은 시간 잘 보이지도 않는 사방을 조망하고선 왔던 길을 되돌아간다. 아무리 등산로가 미비하다고 하더라도 왔던 길로 되돌아가는 산행은 썩 탐탁치 않다.

 

 

뱀톱인지 다람쥐꼬리인지...

 

 

 

곰취

 

 

 

흰까실쑥부쟁이

 

 

 

송이풀

 

 

 

미역취

 

 

 

잔나비걸상버섯인가...

 

 

 

이건 끈적긴뿌리버섯인가...

 

 

 

며느리밥풀꽃

 

 

 

물봉선

 

 

 

골짜기를 거의 내려선 지점에서 계곡을 건너 오던 길과 다른 길로 접어든다.

 

 

개울  건너기 전에 만난 요 우아한 버섯은 또... 애기버섯!

 

 

 

계곡 건너기

 

 

 

 

건너자마자 양지쪽 임도가 나타난다.

 

 

 

개미취

 

 

 

계곡을 되건너며 다리 위에서 본 계곡 풍경

 

 

 

 

물봉선, 흰물봉선

 

 

 

마타리꽃

 

 

 

흰물봉선

 

 

 

거의 다 내려온 지점, 느긋하고 가벼운 발걸음

 

 

 

조밥나물

 

 

 

계곡에 핀 궁궁이

 

 

 

쇠서나물

 

 

 

가시여뀌

 

 

 

물양지꽃

 

 

 

처음으로 산행을 한다면서 대암산에 도전한  어느 몸이 무거운 아주머니를 기다리느라 많은 시간을 보내고서야 계곡 아래 마을 입구에 가서 저녁 식사를 한다.

 

 

거기서 만난 수강아지풀.

 

조와 다름없는 풀에서 강아지풀까지 다양한 크기의 이삭이 달린 풀들이 함께 자라고 있어서 수강아지풀이 어떻게 생겨난 것인지 그 비밀을 지켜본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