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와 문화재

지리산 한신계곡 (4) 한신폭포 상류 계곡, 세석평전 가는 길

모산재 2011. 11. 6. 15:09

 

오층폭포를 지나 바윗길을 오르면 다시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가 나타난다. 서쪽으로 건너면 길은 계곡을 떠나 급경사를 이룬 산길로 접어든다. 세석으로 가는 등산로에서 처음으로 벅차게 느겨지는 깔딱고개다.

 

그 깔딱고개를 오르기 전 계곡 너럭바위에 앉아 늦은 점심을 먹기로 한다. 맑은 물소리를 들으며...

 

 

 

음식 냄새를 맡았는지 갑자기 녹두알만한 작은 몸집에 털처럼 가는 긴 다리를 가진 거미들이 바쁘게 몰려든다. 건드리니 롱다리로 달려가는 속도가 대단하다.

 

 

 

그리고 계곡을 결별하고 깔딱 고개로 오른다. 한신계곡의 중앙에 자리잡은 1232m봉 오른쪽 허리의 급경사길...

 

고갯길 길가, 아름드리 신갈나무 밑둥치에 무리지어 자라는 버섯을 만난다. 워낙 많이 난 버섯이라 등산객들이 발이나 스틱으로 건드린 듯 뽑혀진 버섯이 많다.

 

 

이 녀석들을 모아 증명사진을 찍는다. 온 몸이 비늘로 덮여 있는 이 버섯은 특징대로 비늘버섯 종류로 보인다. 갓이 벌어지지 않았는데, 원래 이런 모습인지 어린 버섯이어선지 알 수 없다.

 

 

 

깔딱고개 나루턱을 넘어서면 해발 905m 산죽길에 세워진 한신폭포 이정표를 만난다. 오층폭포에서 약 700m 올라간 지점, 백무동에서 3.7km 세석에서 2,8km인 지점이다. 주의해서 보지 않으면 그 존재도 모르고 지나치기 십상이다.

 

폭포를 보았으면 좋으련만... 그러나 폭포는 이정표에서 80여 m 아래 험한 계곡으로 내려가야 볼 수 있다고 한다. 접근해도 위에서는 보이지 않고 절벽 아래로 내려가야 하는데, 폭포의 모습은 계곡 속으로 들어서지 않으면 보기 어렵다고 한다. 그래서 한신폭포를 담은 사진을 보기도 어렵다.

 

 

다시 계곡과 나란히 이어지는 길은 한동안 평탄하다. 단조로운 중에도 간혹 계곡으로 들어서기도 하니 폭포와 담소 구경에 재미를 붙이면 그리 심심치는 않다.

 

 

꽃향유가 피어 있는 걸 구경하다 작은 대추알 모양의 붉은 열매가 눈에 띄어 살펴보니 개비자나무이다. 열매는 처음 보는 것이어서 어리둥절했지만 잎을 보고서야 개비자나무임을 확인한다.

 

 

 

너덜지대여서인지 땅으로 기는 뿌리가 드러나 있고, 거기서 새 줄기가 자라나고 있는 모습이다. 그래서 눈개비자나무 같기도 하고...

 

 

이곳 주변에는 개비자나무가 많이 분포하고 있음을 확인한다. 하지만 거의 관목상으로 키가 큰 나무는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또 신갈나무 굵은 줄기에서 발견하는 공 모양의 버섯 하나...

 

 

 

손이 미치는 높이에만 있었어도 따서 살펴보았겠는데...

 

 

한 시간 가량 이어지는 길, 계곡 구경은 계속된다.

 

 

 

 

 

 

밝은 하늘빛과 어두운 계곡의 빛을 담은 물빛을 담아 보기도 한다.

 

 

 

미끄럼틀 타듯 흘러내리는 와폭

 

 

 

 

 

또 하나의 와폭

 

 

 

 

촛대봉과 삼신봉 쪽에서 흘러내린 물이 영신봉 쪽에서 흘러내린 물과 만나는 곳에 서 또 하나의 다리를 건넌다.

 

 

 

이제 세석으로 오르는 마지막 깔딱고개가 얼마 남지 않았다. 폭포와 담소가 아름다운 계곡은 사라지고 이젠 풀꽃들 구경할 일만 남았다.

 

습한 땅에서 파릇파릇 자라는 왜갓냉이

 

 

 

투구꽃보다 잎이 깊게 갈라진 지리바 꽃이 한창이다.

 

 

 

처음 보는 이끼

 

 

  

다시 영신봉 쪽에서 흘러내리는 작은 계류를 건넌다.

 

이제는 물이 흐르지 않는 작은 계곡으로 오르는 급경사, 세석에 도달하기까지 돌뿌리와 나무뿌리가 발길을 붙들어 헉헉대며 올라야 하는 길이다.

 

 

심심치 않게 만나는 지리바 꽃.

 

 

 

딱 두 송이 꽃을 피운 꼬마 까치고들빼기.

 

 

 

그리고 처음 만나는 또 하나의 이끼.

 

 

 

좁쌀보다 작은 열매를 단 쥐털이슬.

 

 

 

이건 솔이끼 종류인가 했는데, 꽃도 아닌 저것은 뭘까...

 

 

 

산앵도나무 열매는 잘도 익었다.

 

 

 

송이풀 꽃은 거의 진 상태인데, 어쩌다 한 송이씩 눈에 띈다.

 

 

 

가을 산의 정취를 돋우는 나래회나무 열매

 

 

 

 

이렇게 풀꽃나무 구경하며 그러구러 오르던 길이 끝나고 드디어 세석평전에 오른다.

 

다시 햇살이 나타난 넓은 평전에는 온갖 풀꽃들이 환하게 피었다.

 

구절초

 

 

 

개쑥부쟁이

 

 

 

정영엉겅퀴(흰고려엉겅퀴)도 흰 꽃을 피웠다. (꽃이 누른 빛이 돌면 정영엉겅퀴 자줏빛이 돌면 고려엉겅퀴, 두상화가 서너 개 모여 달리면 정영엉겅퀴, 하나씩 달리면 흰고려엉겅퀴라고 구분하는데, 이 둘이 같은 종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뒤늦게 핀 동자꽃도 보인다.

 

 

 

해질무렵 1500m 고지 세석평전을 부는 바람은 서늘하다.

 

세석대피소에는 많은 사람들로 붐빈다. 취사장엔 들어설 틈도 없고 진입로 한쪽 맨땅에 자리를 잡고 저녁을 먹을 준비를 한다.

 

 

※ 한신계곡과 칠선계곡의 폭포 안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