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하와 문화재

지리산 주능선 (2) 삼신봉과 연하봉으로 이어지는 연하선경

모산재 2011. 11. 9. 21:08

 

어느 사이 지리 주능선은 맑은 햇살 속에 환히 드러났다.

 

촛대봉에서 천왕봉까지 이어지는 주능선은 1500m 이상의 고산 능선이다. 촛대봉(1703m) - 연하봉(1667m) - 제석봉(1806m) - 천왕봉(1915m)으로 이어지는 이 능선은 지리산 여행의 백미라 할 수 있다.

 

운해가 없는 길을 걷는 것이 아쉽지만 그래도 날씨가 화창한 것만으로도 얼마나 다행인가. 삼신봉으로 부지런히 걷다 촛대봉과 영신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을 돌아본다.

 

 

 

 

 

삼신봉에서 내려다보는 한신계곡. 멀리 백무동 입구 마을이 보인다.

 

 

 

촛대봉과 영신봉, 그 사이 완만한 능선을 보이는 세석평전

 

 

 

심신봉을 지나자 모습을 드러내는 연하선경.

 

발 아래 삼신봉과 건너편 연하봉 사이의 이 능선길은 지리산 최고의 길 중에 하나다. 안개구름이 걸려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가 많이 끼어 멀리 천왕봉이 흐릿하게 보인다.

 

 

 

 

연하봉을 당겨서 바라본 모습. 덕분에 천왕봉이 좀더 또렷이 모습을 드러낸다. 

 

 

 

지리바와는 달리 잎이 깊게 갈라지지 않은 투구꽃 종류가 보이기 시작한다. 

 

 

 

연하봉으로 오르는 돌계단길. 오르막길은 등산의 적이지만, 연하봉을 오르는 이 길만큼은 즐겁다. 마치 신선의 세계에 발을 들여 놓는 듯 가슴은 설렘으로 가득 찬다. 

 

 

 

돌탑처럼 우뚝 솟은 연하봉을 지난다. 

 

 

 

연하봉에서 돌아본 연하선경, 삼신봉

 

 

 

 

만물상인 듯 기기묘묘한 바위들로 병풍을 이룬 연하봉 능선

 

 

 

연하봉을 지나 또 하나의 완만한 봉우리를 넘으면 장터목이다.

 

 

 

부근의 숲속에서 겹꽃으로 핀 노랑물봉선을 만나 몽따주를 취한다.  

 

 

 

그리고 돌아서다 무슨 노란 꽃들이 저리 다닥다닥 환하게 피었을까 하고 눈에 띈 녀석, 미역취로 알고 등산로로 나왔다가 이상하다 싶어 다시 발길을 돌리고 가서 살펴보니... 

 

미역취가 아니고 뜻밖에 왕씀배다. 처음으로 만나는 야생의 왕씀배...

 

 

 

그런데, 주위를 다 살펴보아도 딱 이 한 포기밖에 보이지 않는다. 어디서 씨가 날아와 이곳에 자라나게 되었을까. 호랑이씀바귀라고도 불리는 왕씀배는 국가단위 취약종으로 지정되어 있다. 아뭏거나 저 많은 꽃들이 맺은 씨앗이 사방으로 퍼져 자손이 번성하길 빌어본다.

 

기쁜 마음에 여러 장의 사진을 공을 들여 찍었는데, 집에 와서 확인해 보니 제대로 찍힌 사진이 별로 없어 실망이다.

 

 

세석에서 출발한 지 두 시간만에 제석봉 아래 장터목에 도착한다.

 

 




※ 지리 10경


① 노고운해(老姑雲海) ② 피아골 단풍 ③ 반야낙조(般若落照) ④ 섬진청류(蟾津淸流) ⑤ 벽소명월(碧沼明月) ⑥ 불일폭포 ⑦ 세석(細石) 철쭉 ⑧ 연하선경(烟霞仙景) ⑨ 천왕일출(天王日出) ⑩ 칠선계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