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풀꽃나무 이야기

감자 닮은 헛뿌리줄기를 단 감자난초(Oreorchis patens)

by 모산재 2010. 6. 20.

 

깊은 산 숲그늘에서 자라는 감자난초는 '감자난', 또는 '댓잎새우난초'라 불리기도 하는 난초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감자난초라는 이름은 뿌리와 줄기 사이에 달리는 헛비늘줄기(僞鱗莖)가 감자처럼 생긴 데서 유래한다. 유럽인들의 상상력은 좀 별나서 감자난초의 헛비늘줄기에서 동물의 고환을 연상한 모양이다. 속명 Oreorchis는 '산'을 뜻하는 그리스어 'oreos'와 '고환'을 뜻하는 그리스어 'orchis(고환)' 합성어라고 한다. 헛비늘줄기는 알모양이며 길이 1.5~2cm 정도이다.<

 

5~6월에 높이 30~50cm 정도의 꽃대(花莖) 끝에 노란갈색의 꽃이 핀다. 꽃받침잎과 꽃잎은 길이 1cm 정도의 긴 타원형 바소꼴로 황갈색이고, 입술판은 흰 바탕에 무늬점이 있으며 밑에서 3개로 갈라지는데 가운뎃조각이 특히 크다. 입술꽃잎은 좌우대칭이며 꽃받침과 길이가 같다. 꽃가루는 끈끈한 덩어리로 되어 있어 곤충에 잘 달라붙는다.

 

 

 

 

2010. 06. 02.

 

 

 

 

 

 

 

잎은 땅 위에서 하나씩 올라와 땅 위에 누운 듯 펼쳐진다. 1~2개씩 나오고 길이 20~40cm 정도로 길게 자라고 윤기가 도는 짙은 녹색이다. 잎은 대나무 잎처럼 길쭉하고 한 끝이 뾰족하며 골이 져서 마치 주름이 잡힌 듯이 세로맥이 잘 발달해 있다. 꽃이 핀 후 잎은 노랗게 변하며 휴면에 들어가고 8~9월에 새눈을 내어서 월동을 한다.

 

비늘줄기는 약용하는데 종기나 담을 없애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난초과 식물들이 그러하듯 감자난초는 공생하는 균이 있어 옮겨 심으면 잘 살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잎이 아주 드물게 두 장이 나오는 경우도 있는데 이를 특별히 두잎감자난(Oreorchis coreana)이라고 하며 귀하게 여긴다.

 

제주도 특산의 한라감자난초(Oreorchis hallasanensis)는 감자난초에 비하여 꽃받침과 곁꽃잎이 황갈색으로 갈색이 강하게 나타나는 점, 잎술꽃잎의 가장자리가 밋밋하지 않고 밑부분까지 깊게 갈라지는 점 등에서 구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