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나무

현삼과의 교목, 오동나무 Paulownia coreana

모산재 2010. 6. 20. 00:42

 

오동나무는 현삼과 식물로는 가장 거대한 종이 아닐까 싶다. 꽃이 크기는 하지만 꽃잎술이 생긴 모양을 보면 금방 현삼과의 특징을 읽을 수 있다.

 

 

마을 주변 담장 곁이나 밭언덕, 산기슭 등에서 해바라기처럼 큰 잎을 키우며 죽죽 자라는 오동나무를 쉽게 만날 수 있다. 베어낸 그루터기에서도 금방 싹을 내어 다시 줄기가 쑥쑥 자라오르는 모습은 시원스럽다. 오동나무 씨는 아주 작고 갯수도 많아 멀리 날아가기도 하고 싹이 잘 트기도 한다.

  

 

 

 

 

 

 

 

늦가을 오동나무 가지 끝에서 씨가 다 여물어 떨어질 무렵, 또 한번의 꽃이 필 것처럼 꽃대가 쭉 자라 갈색의 털로 뒤덮여 있는 것을 보곤 한다. 그래서 언제 필까 기다려 보니, 이듬해 5월경에 가서야 보라빛의 꽃이 핀다. 개암나무나 오리나무, 자작나무처럼 겨우내 꽃대를 먼저 키워내는 것이다.

 

 

 

꽃말은 '고상(高尙)'인데, 이는 기린·거북·용과 함께 사령(四靈)의 하나로 성군이 나라를 잘 다스려 태평성대를 이루면 나타나는 상서로운 새 봉황이 깃드는 나무인 데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의 대 문장가 상촌 신흠(象村 申欽, 1566~1628)의 다음 한시는 오동나무의 '고상'을 잘 표현하고 있다.

 

桐千年老恒藏曲 (동천년노항장곡)    오동은 천년이 지나도 항상 그 곡조를 간직하고,

梅一生寒不賣香 (매일생한불매향)   매화는 한 평생 추워도 그 향기를 팔지 않으며,

月到千虧餘本質 (월도천휴여본질)   달은 천 번을 이지러져도 그 바탕이 남아 있고,

柳經百別又新枝 (유경백별우신지)   버드나무는 100번 꺾여도 새 가지를 낸다.

 

 

 

봉황이 깃드는 진짜 나무가 벽오동이라고 하지만 오동나무와 구별하지 않고 한 가지로 보았던 듯하다. 벽오동의 꽃말은 '사모, 그리움'이다.

 

 

딸을 낳으면 오동나무를 심어 그것으로 가구를 만들어 시집을 보내고 아들을 낳으면 대들보감이 되라고 소나무를 심는다는 옛이야기가 전해진다. 오동나무는 엄청 빨리 자라 15년에서 20년 정도면 목재로 유용하다. 오동나무의 목재는 부드러우면서 습기와 불에 강하고 가벼워서 가구나 악기 등을 만드는 데 사용했다. 

 

 

참오동나무나 오동나무의 수피를 동피(桐皮)라 하고, 목부를 동목, 잎을 동엽, 열매와 꽃을 포동과(泡桐果), 포동화라고 하여 치질이나 타박상, 삔 데, 악성종기 등을 치료하는 약재로 사용했고, 껍질을 황색염료로 이용했다. 특히 잎은 살충효과가 뛰어나서 재래식 화장실에 넣어두면 벌레가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오동나무는 한국 특산종으로 평안남도, 경기도 이남의 따뜻한 곳에서 자생한다. 보통 오동나무라 함은 울릉도 원산의 참오동나무(P. tomentosa)를 가리킨다. 오동나무와 잘 구별이 안되는데 참오동나무는 잎 뒷면에 갈색 털이 없고, 꽃에는 붉은갈색 점선이 있다.

 

 

우리나라에는 오동과 관련이 없는데도 잎이 둥글고 넓은 나무들을 벽오동, 자동, 유동, 의동, 개오동, 야오동, 취오동 등 '오동 동(桐)'자가 들어간 이름을 붙인 가짜 오동나무가 많다. 옛 문헌에서는 오동과 참오동, 벽오동을 구분하지 않고 '동(桐)'이라 하였다. 벽오동을 오동나무의 일종으로 아는 사람도 많지만 오동나무와는 전혀 다른 나무이다.

 

 

 

벽오동 Firmiana simplex : 아욱목 벽오동과 벽오동속

개오동(향오동) Catalpa ovata : 통화식물목 능소화과 개오동속

야오동(野梧桐, 예덕나무) : 쥐손이풀목 대극과 예덕나무속

취오동(누리장나무) Clerodendrum trichotomum : 통화식물목 마편초과 누리장나무속

당오동(당누리장나무) Clerodendrum japonicum : 통화식물목 마편초과 누리장나무속

유동(油桐) Vernicia fordii : 쥐손이풀목 대극과 유동속

의동(椅桐, 이나무) Idesia polycarpa : 제비꽃목 이나무과 이나무속

자동(刺桐, 음나무) Kalopanax septemlobus : 산형화목 두릅나무과 음나무속

 

※ 유동(油桐 Aleurites fordii | tung tree) : 5~6월에 붉은무늬가 있는 흰 꽃이 피는 대극과의 교목으로 호남과 제주도에 분포한다. 예로부터 견과에서 짜는 기름으로 불을 밝히는 데 써 왔다.

 

 

 

 

오동나무 Paulownia coreana  | Paulownia / 통화식물목 현삼과 오동나무속 낙엽활엽교목

 

높이 15-20m, 직경 80㎝까지 자란다. 줄기가 통직하고 나무껍질은 담갈색이고 암갈색의 거친줄이 종으로 나 있다. 원뿌리가 있고, 곁뿌리가 길게 사방으로 뻗는다. 잎은 마주나기하며 난상 원형 또는 아원형이지만 흔히 오각형으로 되고 첨두 심장저이며 길이 15~23cm, 폭은 12~29cm로서 표면에 털이 거의 없고 뒷면에 갈색 성모가 있으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없으나 맹아에는 톱니가 있고 엽병은 길이 9-21cm로서 잔털이 있다.

 

꽃은 5-6월에 피며 가지 끝의 원뿔모양꽃차례에 달리고 꽃받침은 5개로 갈라지며 열편은 긴 달걀모양이고 첨두이며 서기도 하고 퍼지기도 하며 양면에 잔털이 있다. 꽃부리는 길이 6cm로서 자주색이지만 참오동나무와는 달리 세로로 된 자주색 줄이 없으며 후부(喉部)는 황색이고 내외부에 성모와 샘털이 있으며 둘긴수술은 털이 없고 씨방은 달걀모양으로서 털이 있다. 열매는 달걀모양 첨두의 삭과로 털이 없고 길이는 3cm 정도로서 10~11월에 익는다.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