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이야기

쇠무릎과 털쇠무릎, 쇠무릎에는 풀빛 꽃이 핀다

모산재 2009. 10. 30. 00:46

 

쇠무릎은 비름과의 여러해살이풀이다. 산과 들은 물론, 도시의 길거리, 아파트 정원의 한 구석 어디에든 쉽게 만날 수 있는 생명력 강한 흔한 잡초이다. 줄기가 자라면서 마디가 불룩하게 자라난 것이 마치 소(牛)의 무릎(膝)처럼 보여 '쇠무릎'이라고 하는데 한방명인 '우슬(牛膝)'도 같은 뜻이다.

 

가을이면 잎겨드랑이와 줄기 끝에서 꽃이삭이 올라오지만 그것을 꽃이라고 생각하고 관찰하는 사람들은 드문 듯하다. 꽃을 기대하고 기다리는데 꽃은 보이지 않고 어느 사이 송곳 모양의 열매만 잔뜩 달려 있다.

 

쇠무릎은 꽃이 없거나 폐쇄화가 아닐까, 싶은데 사실 열매라고 생각하는 그 뾰족한 것이 꽃봉오리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것(꽃싸개)이 다섯 갈래로 살짝 벌어지면서 다섯 개의 수술과 한 개의 암술이 살며시 모습을 드러낸다.

 

 

 

 

 

경남 합천

 

 

 

 

 

 

쇠무릎(Achyranthes japonica)과 털쇠무릎(Achyranthes fauriei) 두 종류가 있는데, 털쇠무릎이 흔한 편이지만 사람들은 털쇠무릎을 그냥 쇠무릎이라고 부른다.

 

쇠무릎은 일부 섬이나 해안가에서 자라는데, 털쇠무릎에 비해 줄기가 가늘고 녹색이며 잎이 매끈하고 연한 녹색이다. 그리고 꽃대도 가늘고 길어 구부러지며 꽃이 드문드문 달린다. 털쇠무릎의 줄기는 붉은빛이 돌고 뿌리는 쇠무릎의 뿌리보다 굵다. 잎은 물결지고 짙은 녹색이며, 이삭이 곧게 서고 꽃이 촘촘히 달린다.

 

이런 기준에 따르면 이 사진 속의 이미지는 모두 털쇠무릎임을 알 수 있다.

 

 

 

 

 

 

 

꽃이 핀 모습을 관찰하기는 쉽지 않은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녹색의 꽃싸개(화피)가 더섯 갈래로 갈라지면서 그 속에 5개의 수술과 1개의 암술이 살며시 모습을 드러낸다.

 

 

 

 

 

 

 

이름대로 두 장 잎이 마주 달리는 마디가 부풀어 쇠무릎을 닮았다. 마디에는 식물에 기생하는 벌레가 알을 낳아 벌레집을 만들기도 해서 더욱 부풀어 오른다. 하지만 모든 쇠무릎의 마디가 이렇게 부풀어 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니다.

 

열매는 포과(胞果)로 하나의 씨가 들어 있는데 쉽게 떨어져서 사람의 옷이나 짐승의 털 같은 것에 붙어 멀리 전파된다. 도깨비바늘이나 도둑놈의갈고리, 파리풀, 멸가치 등과 비슷한 방식으로 번식력이 좋은 이유다.

 

 

 

 

 

 

 

꽃말은 '애교'인데 어째서일까.

 

 

 

 

 

 

 

억세어 보이는 잎은 보기와는 달리 순하고 부드러워 뜯어서 나물로 먹는데 아린 맛도 없고 풀내도 심하지 않다고 한다. 중국에서는 밭에 심어 재배하기도 했다고 한다. 잎을 말려 차로 마셔도 좋다고 한다.

 

쇠무릎 뿌리는 민간에서 약초로도 많이 써 왔다. 고된 농삿일에 관절과 허리가 좋지 않은 우리의 부모들은 가을날 '접골초'라고도 부르는 이 쇠무릎을 캐러 다니곤 했다. 가느다란 뿌리가 사방으로 뻗어 자라는데 그 뿌리에서 인삼 비슷한 향긋한 냄새가 난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뿌리를 삶아 감주를 만들어 마시기도 했다고 한다. 류머티스 관절염과 골관절염, 풍습성 관절염에 꾸준히 오래 복용하면 효험을 본다고 한다.

 

신선한 뿌리를 매일 8g 정도 끓여 먹으면 이뇨·강장·통경·관절·각기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또한 말린 뿌리 5~10g을 3번에 나누어 매일 먹으면 신경통·월경불순·부인병 등에도 좋다고 전해진다.

 

 

 

 

● 털쇠무릎 Achyranthes bidentata | Ruderal chaff flower  /  석죽목 비름과 쇠무릎속 여러해살이풀

줄기는 4릉형으로 잎의 양면에 가는 면모가 있다. 쇠무릎에 비해 뿌리가 비후하다. 잎은 마주나기로 옆신이 두껍고 털이 있다. 꽃은 이삭꽃차례로 밀집하고 양지의 건조지에서 견디는 힘이 강하다. 소포기부의 부속체는 작고 0.3㎜이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

 

 

 

 

※ 쇠무릎 Achyranthes japonica

▶ 뿌리는 牛膝(우슬), 줄기와 잎은 牛膝莖葉(우슬경엽)이라 하며 약용한다.

⑴ 牛膝(우슬)
① 줄기와 잎이 마른 다음에 캐 수염뿌리, 泥土(이토)를 제거하고 햇볕에 말려 유황으로 여러 번 燻(훈)하여 끝을 끊어내고 고르게 간추려서 다시 말린다.
② 약효 : 정혈, 이뇨, 通經藥(통경약)으로서 生牛膝(생우슬)은 散瘀血(산어혈), 消癰疽(소옹저)의 효능이 있다. 淋病(임병), 혈뇨, 월경불순, 징하, 난산, 胞衣不下(포의불하), 산후 瘀血(어혈)에 의한 복통, 喉痺(후비), 癰腫(옹종), 타박상을 다스린다. 熟用(숙용)하면 補肝(보간), 補腎(보신)하고, 筋骨(근골)을 튼튼하게 하는 효능이 있다. 腰膝骨痛(요슬골통), 수족경련, 운동마비를 치료한다.
③ 용법/용량 : 9-15g을 달여 복용하거나 또는 술에 담가 복용한다. 달인 즙을 졸여서 膏劑(고제)로 하여 사용한다. 또 丸劑(환제), 散劑(산제)로도 쓴다. <외용> 짓찧어서 붙인다.

⑵ 牛膝莖葉(우슬경엽)
① 7-8월에 채취한다.
② 약효 : 한습위비, 腰膝疼痛(요슬동통), 만성 말라리아, 淋病(임병)을 다스린다. 효능은 우슬과 같으므로 春(춘), 夏(하)에는 이것을 쓰는 것이 좋다.
③ 용법/용량 : 3-9g을 달여 복용하거나 또는 짓찧어서 즙을 내거나 술에 담가 복용한다.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