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산 입구로 들어서자 마자 풀섶에는 먹세줄흰가지나방이 유난히 눈에 많이 띈다.
아마도 이 골짜기에서 가장 번성하는 나방이 아닌가 싶다.
줄흰가지나방도 눈에 띄었다.
계곡 주변 풀섶에는 벌써 한 생을 마감한 나방들이 떨어진 꽃잎처럼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가을을 우수를 더하고 있다.
등산로 주변에는 나도송이풀은 아주 한창인 모습이다.
관상적 가치가 높은 꽃인데도 번식력과 생명력이 뛰어난 덕에
늦여름부터 가을에 이르기까지 이 꽃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어 참 다행이다 싶다.
물봉선은 이미 끝물이다 싶게 얼마되지 않는 꽃들만 남았다.
흐드러지게 피었을 때보다 오히려 더 곱고 맑은 느낌이 든다.
노랑물봉선도 또 얼마나 고운가...
싸리나무에 열매가 조랑조랑 달렸다.
열매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신기하게도 손등의 핏줄 같은 맥이 있다.
여름 산길에서 싸리나무 군락이 있는 곳을 지나게 되면 참 기분이 좋아지는데, 싸리나무 꽃과 잎에서 나는 향기가 묘하게 머리를 상쾌하게 하는 것이다. 싸리나무 잎에는 알칼로이드, 플라노보이드, 아스코드빈산, 사포닌 같은 성분이 있고, 싸리나무 껍질엔 탄닌 성분이 있다고 하는데 이들 성분이 향기로 작용할 수도 있는 것일까...
임도 주변 습한 곳에서 만난 황고사리는 포자를 잔뜩 달고 있다.
천일담배풀이라고 생각하고 담은 녀석, 그런데 좀담배풀이다.
담배풀에 특이한 곤충이 있어서 담아 보았다.
잘 안 보이던 산씀바귀가 꽃을 피우고 있어서 담아 보았다.
잎자루가 줄기를 감사고 있지 않은 점에서 두메고들빼기와 다르다.
좀 떨어진 곳에는 왕고들빼기가 꽃을 피우고 있다.
산씀바귀에 비해서 꽃잎의 수가 3배는 되어 보이는데, 흰빛이 많은 보통의 왕고들빼기와 달리 꽃빛이 노랗다.
쑥부쟁이의 계절이라 임도 주변에는 온갖 종류의 쑥부쟁이들이 다투어 피고 있다.
이 풀도 아마 나래새이지 싶다.
나래를 펴듯 펼쳐진 작은이삭과 긴 까락이 특징적이다.
그리고 흔하게 만나는 실새풀
모퉁이를 돌아서는 임도, 이제 오늘 이곳에서 보고 싶은 돌외 열매를 만나게 될 차례다. 어떤 모양으로 성숙하고 있을지 자못 궁금한 마음으로 바쁘게 걸음을 옮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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