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산 풍경과 여름 풀꽃들 (1)
2007. 08. 16
시골집에 와 있는데
엊저녁 고 선생으로부터 전화가 온다.
부산 금정산 등반할 것이니 함께 하자고...
그렇게 해서 오늘 아침 고향집에서 바로 부산으로 달려온다.
부산에 도착하니 10시밖에 되지 않아 한 시간쯤 여유가 있어
경치가 좋다는 이기대나 가볼까 하여 이동한다.
그런데 웬걸,
택시를 타고 간 이기대는 해안 일주도로로
기사 아저씨도 어느 지점에 나를 내여 놓아야 하는지 모른다.
나 역시 아무 정보 없이 무작정 찾아갔으니...
결국 밋밋한 해안도로를 드라이브로 끝내고 범어사로 향한다.
범어사역에서 신도인 아주머니 두 분과 택시를 타고
범어사에 들어가 잠시 경내를 구경하고 있는데
도착했다는 전화가 와서 다시 절을 나간다.
절 입구 주차장 아래 도로옆 산 언덕에는
'모래톱이야기'와 '사하촌'의 작가 요산 김정한 선생의 문학비가 세워져 있다.
문학비라고 하지만 뭔지 모르게
공간이랄 것도 없는 빗돌 하나에 빈약하고 어설픈 내용 구성 등
위대한 민족작가에 대한 대접이 무성의하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려웠다.
우리가 오르는 등산로는 상마마을에서 바로 올라서
북문을 지나 금정산 최고봉 고당봉을 올라 금샘을 거쳐
범어사로 내려오는 비교적 짧은 길이다.
상마마을로 채 들어서기 전
숲길 가에 계요등이 꽃을 피웠다.
드디어 등산로에 접어들고...
흔히 호국사찰로 불려지는 범어사와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우리나라 최대의 금정산성이 주릉을 따라 이어진 금정산은 해발 801.5m의 주봉인 고당봉을 중심으로 북으로 장군봉(727m)과 남으로 상계봉(638m)을 거쳐 성지곡 뒷산인 백양산(642m)까지 길게 이어져 있고 그 사이사이에 원효봉, 의상봉, 미륵봉, 대륙봉, 파류봉, 동제봉 등의 봉우리들이 솟아 있다.
산세는 그리 크지 않으나 곳곳에 울창한 숲과 골마다 맑은 물이 항상 샘솟고 화강암의 기암절벽이 절경을 이루고 있다. 산자락이 넓어 동래온천, 금강공원, 범어사, 국청사, 금정산성과 산성마을 등 여러 명소를 품고 있다.
금정산(金井山)이라는 이름은 산정에 돌이 있어 높이가 3장 가량이고 물이 늘 차있어 가뭄에도 마르지 않고 금빛이 있으므로 금색어가 다섯색깔의 구름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와 그 샘에서 놀았다는 데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바위 위의 그 샘을 지금도 금샘이라고 부른다.
5부 능선에서 내려다 본 부산의 풍경
주릉으로 올라서서 바라본 범어사쪽 풍경
멀리 골짜기에 앉긴 집들이 범어사이다.
바위 통문(?)을 지나고...
능선의 봉우리에 올라서 바라본 금정산성과
멀리 바라보이는 부산 앞바다.
그리고 범어사 뒤에 솟은 금정산의 최고봉 고당봉(801.5m)
이것은 모양은 참싸리인데 잎이 두껍다.
그렇다고 해변싸리로 보기에는 좀 거시기하고...
이름을 알고 싶은 버섯 하나.
나중에 어느 분이 큰주머니광대버섯 같다는 귀띔...
요게 뭘까, 들바람꽃이나 뭐 그런 종류일까 한참 고민했는데
나중에 남산제비꽃이라는 말을 듣고야 어아쿠~ 싶었다.
대암개발나물
개발나물에 비해서 줄기나 잎, 모든 것이 가늘어 감자개발나물이거니 생각했는데...
대개 저렇게 세잎나기 모습인데,
뿌리잎은 저 아래에 보이는 것처럼 심장형 홑잎 또는 두 개의 잎이 붙은 모습 등 이형을 보이니 대암감자나물인 듯하다.
북문
능선과 다름없는 북문 주변에는 넓은 습지가 펼쳐지고 있는데
시간적 여유만 있다면 공들여 관찰하고 싶었는데 아쉽기만 하다.
방울고랭이
손가락보다도 긴 애벌레, 이 녀석의 정체는 뭘까...
뜻밖에 만난 조릿대(산죽) 꽃
꽃을 잘 피우지 않는 대나무 꽃을 만나는 행운.
대개 꽃을 4월에 피운다는데 어쩐 일로 한여름에 피웠을까...
이것은 쓴풀 종류일까...
고당봉을 오르면서 만나는 바위 풍경들
고당봉 정상 부근에 있는 금정산 산신각인 고모당 신당
신당 안에는 고모신 위패만 모셔져 있고
그 옆 방에는 어떤 이가 평화로운 낮잠을 즐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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