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수목원의 여름꽃들(나무편 1)

모산재 2007. 7. 19. 18:51

수목원의 여름꽃들(나무편 1)

2007. 07. 08   일요일

 

 

오늘 집을 나설 때에 꼭 봐야 할 풀꽃으로는 냉초와 참당귀,

나무꽃으로는 장구밥나무와 까마귀베개, 다릅나무 등이었는데

다행히 냉초와 참당귀 꽃은 잘 보았다.

 

 


꽃 피는 시기가 짐작과는 좀 다를 수 있어 행여나 했는데

먼저 왔던 도사님께서 장구밥나무 꽃을 보았다고 알려준다.

 

과연! 앙증스런 장구밥나무꽃이 넓은 잎사귀를 배경으로  수줍게 피었다.

다섯 갈래의 하얀 꽃잎과 풍성한 노란 수술이 어찌나 예쁜지...

 

 

 

 


까마득한 높이에서 구주피나무가 꽃을 피웠다.


나무 그늘에 가려 꽃이 제대로 보이지 않고

치어다 보며 더듬듯이 대충 셔터를 눌러보니 이 모양이다.

 

 

 


칠엽수 열매가 탐스럽게 익어가고 있다.

아주까리 열매 같은 가시칠엽수에 비해서 얼마나 아름다운가...

 

가시칠엽수는 흔히 마로니에라고 부르는 서양칠엽수를 가리키는데,

거꾸로 세운 원뿔 모양의 일본 원산의 칠엽수와는 달리 열매에 가시가 발달했다.

 

 

 


찰피나무의 잎은 피나무에 비해서는 훨씬 커 보인다.

 

 

 


꽃아까시나무, 꽃이 피는 시기에 찾아볼 생각을 미처 하지 못해서 아쉬웠다.

 

 

 


조록싸리 꽃이 한창이다.

 

 

 


이곳에는 토종 낭아초들이 군락을 이루며 꽃을 피우고 있다.


관목이라기보다는 거의 풀의 모습에 가깝게 땅에 드러눕거나 낮은 자세로 자라고 있다.

 

요즈음의 도입종 낭아초들이 큰키를 자랑하는 모습과는 분위기가 확실히 다르다.

 

 

 


땃두릅이 꽃망울을 터뜨리기 직전이다.


수목원 내에는 땃두릅이 아주 흔한데, 딱 요 한 녀석만이 꽃대를 올렸다.

 

 

 


잎의 모양만 보고 얼핏 상산인가 했는데

아래의 줄기로  보듯이 큰키나무이어서 헷갈리는 것이다.


집에 와서 사진을 보면서 곰곰 생각해 보니 비목나무인 듯하다.

 

 

 

 


이 계절만 되면 헷갈리게 되는 쐐기풀과의 이 풀...


이것이 거북꼬리이냐,  좀깨잎나무이냐, 그것도 아니면 개모시풀이냐


 

요놈을 A라고 하고

 

 

 


 

바로 좀 떨어진 곳에는 비교해 보라는 것처럼 좀 다르게 생긴 풀이 자라고 있다.

 

요놈은 B라고 하자.

 

 

 

 


그리고 더 멀리 떨어진 곳에서

서울(수도권)에서는 처음 만나는 오리지널 좀깨잎나무를 발견했다.

 

잎이 작고 그래서 톱니도 몇 개 되지도 않고,

무엇보다도 키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목질화된 지상부가 

"이래도 내가 나무가 아닙니까?" 하고 큰소리치고 있지 않느냐...!

 

요놈은 C.

 

 

 

이 셋이 같은 것이라고는 할 수 없을 터인데,

C는 누가 뭐래도 좀깨잎나무일 것이다.

 

그렇다면 A, B 는 좀깨잎나무는 아닐 것이고,

둘이서 거북꼬리와 개모시풀을 나눠 가지면 된다.

 

그런데 B가 개모시풀인 것에는 이견이 없으니

A는 거북꼬리로 보면 될 것 같은데, 이것도 좀깨잎나무라고 보는 사람도 많다.

 


 

맨눈으로는 알아보기 힘든 파드득나물 꽃도 피었다.

 

 


 

얼핏 피나무를 닮은 나무


도사님이 헛개나무가 아닐까 하는데, 헛개나무는 아직 초면이라 짐작이 되지 않는다.

 

 

 


이것은 빈도리의 열매가 아닐까 싶다.

 

 

 


누리장나무가 몇 송이 꽃을 피우기 시작했는데

솜 같은 자주색 꽃밥이 아름답다.

 

 

 

그런데 이 녀석만 갈색 꽃밥으로 왜 이렇게 뺀질하냐 말이다.

 

 

 


풍게나무가 아직 익지 않아서 기억용으로 잎을 담아 봤다.


잎이 갸름한 편인데 잎끝이 길게 뾰족하고, 가장자리 전체에 톱니가 발달했다. 

 

 

 


굵은 톱니의 시무나무도 기억을 위해 담아 본다.

 

 

 


곰딸기(붉은가시딸기)와 닮은 것이 나를 헷갈리게 한다.

 

 

 

줄기에 드문드문 난 가시에 솜털이 빽빽히 난 모습이 그러한데

다만 붉은 털이어야 하는데 흰털에 가까우니 말이다.

 

 

 


높이가 10m는 되어 보이는 음나무가

꼭대기에 우산살처럼 꽃대를 펼치고 있다.

 

 

 

모감주나무 꽃을 자세히 들여다 보고 싶었다.

수술에 저렇게 무성한 털이 나 있는 것을 처음으로 알았다.

 

 

 

무더기로 피는 꽃들만 무심히 보아 넘기면서

그 무더기를 이루는 하나 하나의  꽃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모르고 지낸다면...

 

관심을 가지고 찾아본다면

이 세상의 어떤 생명들과 존재들도 

비교할 수 없는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