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덩굴박주가리,쥐방울덩굴, 댕댕이덩굴, 타래난초 꽃 피는 대모산

모산재 2007. 7. 9. 19:34

 


덩굴박주가리,쥐방울덩굴, 댕댕이덩굴, 타래난초 꽃 피는 대모산

 

2007. 07. 03  화요일

 

 

 

 

 

지긋지긋하던 장마 속에 오랜만에 날씨가 참 좋다.

(날씨가 맑은 것이 반갑다는 뜻이지, 찌는 듯한 더위는 어쩔 수 없다.)

 

 이참에 컴컴한 숲속 골짜기에서 늘 만나던

덩굴성의 박주가리 식구의 정체가 무엇인지 꼭 확인해 보리라.

 

작년엔 꽃을 만나지 못하고,

나중에야 덩그러니 길쭉한 열매 하나만 만났을 뿐이다.

 

 아무래도 지금쯤이면 꽃을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에 집을 나선다.

 

 

 

어느 학교 교정을 잠시 들러서 야생화 화단을 살핀다.

올해는 관리 부실인지 화단이 아이들의 발길 흔적이 많고 꽃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긴산꼬리풀이 희미하게 꽃을 피웠다.

 

 

 

 그리고 생명력 강한 금불초 꽃들...

 

 

 

 

용머리니, 꿩의비름 종류들 등등은 보이지도 않는다.

 

 

교정 한쪽 뜰에는 흰말채나무가 하얀 열매를 달았다.

 

 

 

  좀작살나무도 꽃이 한창이고,

 

 

 

  꼬리조팝나무도 송이송이 분홍 꽃차례를 밀어올리고 있다.

 

 

 

 어쩐 일인지 개쉬땅나무 꽃도 보이지 않는다.

 

 

등산로 오르는 길,

가지를 쩍쩍 벌어 기대를 잔뜩 가지게 했던 물레나물은

실망스럽게도 꽃이 지고 있는 중이었다.

 

 

 

쥐방울덩굴은 네펜데스 같은 꽃을 주렁주렁 달고 있다.

저 긴 대롱으로 벌레잡이를 하는 것은 아닐까 싶다. 

 

 

 

산 속에는 하늘말나리꽃들이 제철이다.

 

 

 

 도꼬로마는 꽃이 언제 피는 것인지

통 꽃을 보지 못했다. 

 

 

 

개암나무 열매가 제법 알뜰히 굵었다. 

 

 

 

 싸리꽃도 피었고

 

 

 

한쪽 숲 속에는 광대싸리 꽃이 피고 있는데

이 녀석은 벌써 열매를 주렁주렁 달았다.

열매 모양을 보면 이 녀석이 대극과라는 사실이 절로 수긍된다.

 

 

 

쉽싸리가 깨알 같은 흰 꽃을 잎겨드랑이에 내밀고 있다.

 

 

 

대극은 열매를 달았고, 

 

 

 

댕댕이 덩굴에 꽃이 피어서 집에 와서 사진으로 확인해 보니 죄다 암꽃이다.

어제 보았던 꽃들은 죄다 수꽃이었으니, 댕댕이덩굴은 암수딴그루로 보는 게 맞는 듯하다.

 

 

 

계곡에는 광릉갈퀴가 흐드러지게 피었다.

 

 

 

한 송이만 꽃을 피운 모습이 앙증스러운 큰까치수영 

 

 

 

 

드디어 덩굴성을 가진 박주가리들이 자생하는 골짜기에 들어섰다.

 

 

개체수가 많던 건너편 언덕에는 꽃을 피운 개체를 하나도 발견하지 못하고

뜻밖에도 평소에 보지 못했던 곳에서 한 개체에 연노랑색꽃이 흐드러질 정도로 피었다.

 

 

내가  아는 수준에서 동정을 하자면 이것은 덩굴박주가리이다.

그렇다면 이 골짜기의 덩굴성 박주가리는 모두

중부 이남에서만 자생한다는 덩굴박주가리라는 말인가.

 

 

 

한 개체만으로는 성이 차지 않아서 골짜기 아래 쪽으로 쭉 더듬어 내려가는데,

더 이상 꽃이 핀 덩굴박주가리는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가장 낮은 곳에서 자생하는 것을 확인해 둔 곳에 갔는데

숲이 우거져 어디 있었는지 찾기에 애를 먹는다.

 

여러 번 두리번거리다가 마침내 찾아내고야 만다. 

 

그런데 놀랍게도 이 녀석은 1미터가 훨씬 넘는 줄기의 끝에

검붉은 꽃을 달고 있지 않은가. 

 

위에서 보았던 것과 꽃의 색깔이 다르다. 

 

 

 

그럼 이게 흑박주가리인가?

 

덩굴박주가리, 흑박주가리를 다 만났다는 흡족스런 마음에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골짜기를 빠져나간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이것도 덩굴박주가리. 흑박주가리는 전혀 다른 식물이다.

덩굴박주가리 꽃의 색깔이 녹색에서 검붉은색까지 스펙트럼이 있을 뿐이다.)

 

 

 

골짜기를 벗어나는 즈음에

좀작살나무와는 다른 작살나무 꽃을 만난다.

 

 

잎의 윗부분에만 톱니가 있는 좀작살나무와는 달리

작살나무는 톱니가 잎 전체에 있다. 

 

 

 

개별꽃의 땅 밑 모습이 어떨까 하여 캐 보았다.

(물론 확인하고 잘 묻어주었다. 장마철이라 잘 살 것이다.^^)

 

 

 

 이것은 비비추일 것인데,

그냥 비비추가 아니라, 주걱비비추라고도 하는 참비비추일 듯하다.

 

 

 

 

맞은 편 묏등 언덕으로 들어서니

참죽나무 두 그루가 서 있는데, 꼭대기의 가지는 정원수처럼 잘렸다.

 

 

 

 

묏등은 그 사이에 깔끔하게 벌초를 해 버려

나를 무진장 실망시킨다.

 

 

 

꿩의다리는 물론, 솔나물, 층층잔대, 톱풀, 층층이꽃,

타래난초 등등이 피어 나고 있었을 터인데

아주 흔적도 없이 밀어 버렸다. 

 

민 자리에는 장마비를 만난 고사리들이 얼른 자라 올랐다.

 

 

 

제초제를 맞은 듯한 댕댕이덩굴 꽃은 죄다 수꽃... 

 

 

 

선밀나물 열매가 탐스럽게  굵었다.

 

 

 

다행스럽게도 예초기가 지나간 자리에서

몇 포기 타래난초가 꽃을 피우고 있어 나를 기쁘게 했다.

 

 

 

 

아마 한 일 주일 정도 지나면 예초기에 잘려 나갔던 자리에

다시 꽃대가 올라와서 꽃을 피우지 싶다.

 

자연의 생명력은 위대하니까...

 

 

제비꿀의 열매가 이런 모양으로 익는다는 걸 제대로 알았다.

 

 

 

방울비짜루 한 그루도 다시 자라 올라서 급하게 꽃을 피우고 있다.

 

 

 

묏등 한쪽에는 상수리나무가 열매를 달고 있다.

 

 

 

다시 자라난 애기수영은 꽃이 파랗다.

예초기에 놀란 탓일까, ㅎㅎ

 

 

 

 

더 이상 볼 것이 없어서 마을로 내려온다.

 

 

가시칠엽수가 아주까리 같은 열매를 달았다.

 

 

 

 

 어쨌든 오늘은 목적을 100% 달성하였으니

기쁘기만 하다. 

 

덩굴박주가리의 정체를 확인하였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