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천상의 화원' 가리왕산의 풀꽃들 (1)

모산재 2007. 5. 24. 15:12

 

 

'천상의 화원' 가리왕산의 풀꽃들 (1)

2007. 05. 05 토요일

 

 

 

낯선 곳 도암(횡계)에서 하룻밤을 모처럼 푹 잤다.

 

7시를 좀 넘은 시각에 상쾌한 마음으로 가리왕산을 향해 출발한다.

 

 

선자령과 마찬가지로 그곳도 입산을 통제한다고 들었지만,

갈 수 있는 데까지 가 보기로 해 본다.

 

 

지도를 보며 일단은 숙암리 쪽으로 접근하기로 한다.

 

 

정선 쪽으로 가는 길은 오대산에서 흘러내리는 오대천을 끼고 있다.

 

산과 산 사이로 흐르는 강길이니 풍광이 아름답다.

 

작년 수해 때의 피해를 이제야 복구하는 듯

군데군데 공사가 벌어지고 있어, 흐린 물이 흘러 아쉽다.

 

 

 

산에서 흘러내리는 계곡이 보이는 도로에서

교통 통제를 하는 아주머니께 길을 물으니

바로 이곳인데 입산 통제를 해서 오를 수 없다는 대답이다.

 

그래도 통제하는 곳까지는 갈 수 있으니 가 보란다.

 

 

 

등산로 입구의 시원스러운 계곡

 

 

 

 

웬 물레방아에, 장승까지 세워 놓았다.

 

 

 

 

 

 

한쪽에 세워진 등산로 안내판을 되내려 올 때에야 발견했다.

 

 

이곳이 숙암인 줄 알았는데, 확인해 보니 동막골이다.

 

어쨌든 가리왕산으로 오르는 최단 코스였다.

 

 

 

 

 

제일 먼저 내 눈을 끈 것은 나도하수오 어린풀

 

 

 

 

 

 

등산로를 벗어나서 계곡 쪽으로 들어선다.

 

 

그리고 처음으로 대면하는 덩굴개별꽃.

가지가 여럿이 벌어졌는데, 그 가지들이 덩굴처럼 자랄 것이다.

 

 

 

 

 

길가엔 도깨비부채들이 지천으로 자라고 있고

 

 

 

 

 

물가엔 돌단풍 하얀 꽃이 넓은 잎사귀 아래 숨은 듯 피었다.

 

 

 

 

 

매화말발도리

 

 

 

 

 

자연산 나래회나무 꽃을 처음으로 만난다.

 

어두운 계곡에서 넓은 잎그늘에 묻혀 있는 꽃 이미지가 잘 잡히지 않아 애를 먹는다.

 

 

 

 

 

시원한 물이 흐르는 곳에서 산제비나비인지(아니면 비슷한 남방제비나비인지)

이른 시간 볕을 받지 못한 못한 탓인지, 날지 못하고 저렇게 부동자세를 취하고 있다.

 

 

 

 

 

 

 

길을 열기 쉽지 않은 계곡으로 오르는 것이 무리인 듯해서 다시 등산로로 올라 선다.

 

 

길가에 까치밥나무인지, 아니면 개앵도나무인지 헷갈리는 나무가

꽃의 흔적을 달고 있다.

 

 

 

 

 

 

 

 

작은 폭포, 쏠 아래 수정처럼 맑은 물이 담긴 소

 

 

 

 

제대로 자라지 않은 어린풀에서 꽃을 피운 덩굴개별꽃

 

 

 

 

 

대관령에 이어 여기서도 회리바람꽃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너도바람꽃은 저렇게 예쁜 종자들을 숲으로 내보낼 준비를 하고 있다.

 

 

 

 

 

이것은 잎에 털이 있으니 뫼제비꽃으로 봐야 할 것 같다.

 

 

 

 

 

 

 

애기쐐기풀일 듯한데...

 

 

 

 

 

어제 대관령에서 보았던 개별꽃,

꽃줄기가 아래로 늘어지는 것이 태백개별꽃으로 보인다.

 

 

 

 

 

 

계곡을 건너 이어지는 등산로에서부터

처음으로 대면하는 또 하나의 꽃, 애기괭이밥이 떼로 나타나기 시작한다.

 

 

내 가슴 속에선 환희의 감정이 일기 시작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나도바람꽃의 물결

 

 

 

 

 

 

 

 

 

 

산에서 내려오는 두 사람이 있어 등산이 가능하냐고 물으니

못 들어가게 막아서 되내려오고 있는 중이라고 한다.

 

실망스럽긴 하지만, 가 보는 데까진 가보자...

 

 

나무 둥치를 배경으로 바위떡풀이 자라고 있다.

 

 

 

 

 

삿갓나물도 까만 암술과 함께 노란 꽃밥을 드러내고 피었다. 

 

 

 

 

 

꿩고비 비슷한 이 녀석은 흰털고사리가 아닐까 싶다...

 

 

 

 

 

이것은 관중일까, 아니면 고비일까...

 

 

 

 

 

길가 습한 곳에는 나무이끼들이 나무처럼 가지를 벌고 자라고 있다.

 

 

 

 

 

'살아서 천 년, 죽어서 천 년'이라는 주목이 하늘을 찌를 듯 높이 자랐다. 

 

 

 

 

 

이제 갓 피어나는 나도바람꽃

 

 

 

 

 

 

그리고 나타나는 계곡, 그 옆 산 발치에서

갑자기 솟아난 거대한 물줄기가 폭포가 되어 흘러 내리고 있다.

 

아마도 상류의 계곡물이 산 옆구리로 흘러들어 저 곳으로 되나오는 모양이다.

 

 

 

 

 

애기괭이눈

 

 

 

 

 

 

여기서 조금 더 오르니 산을 두르는 철망울타리가 나나탄다.

 

여기서 발길을 돌려야 하나보다, 생각하고 문으로 접근하니

웬일인가 문은 열려 있는데

통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아까 그 사람들의 이야기는 어찌 된 것인가...

 

 

어쨌든 환호작약하며 문을 통과하니 바로 임도이고,

임도 위쪽으로 상봉(가리왕산 정상) 오르는 가파른 등산로가 이어진다. 

 

 

도사님은 힘드는지 임도를 따라가고 싶어하는데,

그러마고 임도를 따라 얼마간 가다가

금방 마음을 바꾼다.

 

 

바위지대로 이어지는 가파른 등산로,

패랭이 우산이끼가 포자삭을 올리고 있고

 

 

 

 

 

구슬이끼가 구슬처럼 둥글고 윤기 있는 포자낭들을 잔뜩 달았다.

 

 

 

 

 

외롭게 한 포기 자라난 금괭이눈이지 싶은 괭이눈의 잎이 좀 독특하다.

 

 

 

 

 

바위 밑 그늘 땅에 뱀톱이 자라고 있다.

 

 

 

 

 

이것도 뫼제비꽃이 아닐까 싶다...

 

 

 

 

 

정상에 거의 가까워진 곳에서

거대한 참나무 밑을 지나자마자 얼레지와 갈퀴현호색 군락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고산이어선지 얼레지의 키가 아담하고

꽃색이 더욱 붉은데, 길다란 암술이 더욱 매혹적이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