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대관령에서 홀아비바람꽃, 숲개별꽃 꽃바람을 맞다

모산재 2007. 5. 22. 00:16

대관령에서 홀아비바람꽃, 숲개별꽃 꽃바람을 맞다

2007. 05. 04  금요일

 

 

점심을 먹은 후에 도사님과 함께 꽃바람 쐬러 떠난다.

확실히 갈 곳을 정하지도 못한 채 망설이다

말로만 듣던 선자령이나 가리왕산을 가볼까 생각한다.

 

오늘 해가 많이도 남았으니

일단은 선자령 쪽으로 가보자.

 

횡계를 지나 대관령 옛 고갯길을 올라

문닫은 옛 대관령 휴게소 자리에 도착하니

네시나 되었다.

 

바로 거기서 선자령 고개를 오른다고 한다.

간이 매점을 하는 아저씨께 물으니

산불 때문에 선자령은 오를 수 없고

중간에 감시 초소까지 갔다가 돌아와야 한다고 한다.

 

어쨌거나 등산로 입구쪽으로 걸어간다.

바람이 엄청나게 세게 불어 한기까지 느껴질 지경인데

고개마루의 풍력발전기의 날개는 어쩌자고 부동자세이다.

 

왼쪽 숲속에 여러 가지 색깔의 꽃들이 많이 보여

발을 들여 놓는다.

 

산비탈엔 노랑제비꽃들이 흐드러지게 피었고

졸졸 흐르는 작은 개울 쪽으로 갔더니

동의나물 노란 꽃과 홀아비바람꽃 흰 꽃이 지천으로 피었다.

 

 

홀아비바람꽃

 

 

 

그런데 꽃잎이 6장인 홀아비가 다 있나 했더니,

 

 

 

이건 8장이나 되는 변이종까지 눈에 띈다.

꽃잎이 하도 많아서 국화바람꽃인가 싶었다.

 

 

 

도사님이 부르길래 가 보니 나도개감채다.  

잘 모르는 사람은 무슨 산자고(까치무릇)가 흰 꽃이 다 있지, 할 것이다. 

 

 

 

얼레지들도 흐드러지게 피었건만

바람을 몹시 타니 담기가 너무 어렵다.

 

 

 

피나물꽃의 색감이 황홀하다.

 

 

 

꽃이 지고난 복수초의 열매는 이렇다.

 

 

 

꽃잎의 끝이 살짝 패인 이것이 숲개별꽃일 것이다.

 

꽃이 어떻게나 큰지, 홀아비바람꽃보다는 이 녀석이 더 눈에 띌 지경이다.

왜 이것이 큰개별꽃이 아닌지 의아스럽기까지했다.

 

 

 

 

박새

 

 

 

인기척에 놀라 토끼가 달려가더니

바로 위쪽 언덕 나무 뒤로 숨는다.

 

 

 

마디풀과인 호장근이 쑤욱 자라 올랐다.

 

 

 

이것은 그냥 큰개별꽃인지, 아니면 다른 종인지...

 

 

 

그냥 지나칠가 하다

노랑제비꽃도 담아 본다.

 

 

 

고깔제비꽃은 거의 진 모습이지만

태백제비꽃은 아직도 제법 많이 보이는 편이었다.

 

 

 

삿갓나물이 화살촉 같은 꽃대를 밀어 올리고 있다.

 

 

 

홀아비바람꽃과 숲개별꽃

숲개별꽃이 오히려 꽃이 더 커보이지 않은가...

 

 

 

무리를 지어 핀 숲개별꽃...

꽃이 어떻게나 큰지, 홀아비바람꽃보다는 개별꽃에 더 마음을 뺏긴다.

같은 흰 꽃인 바람꽃과 경쟁하느라 꽃이 저렇게 커지지 않았을까 싶다.

 

 

 

꽃대가 이렇게 가늘고 긴 개별꽃도 큰개별꽃일까...

(나중에야 알게 되었지만 이것이 태백개별꽃이라고 불리는 것이었다.)

 

 

 

털괭이눈 

 

 

 

선괭이눈

 

 

 

등산로를 제대로 접어들지도 못한 채 개울을 따라서 위쪽으로 이동한다.

 

개울 주변은 엄청난 군락을 홀아비바람꽃과 개별꽃, 얼레지들의 천국이다.

 

물론 선자령까지 갈 수는 없는 것이니

이 계곡을 따라서 해질 때까지 시간을 보내면 된다. 

 

계곡 옆에 무리지어 핀 홀아비바람꽃과 숲개별꽃

 

 

 

 

노랑제비꽃

 

 

 

골짜기 가득 얼레지가 피었는데

거센 바람에 꽃잎이 요동치는데도 불구하고 겨우 담았다.

 

 

 

물 흐르는 계곡 주변으로

홀아비바람꽃과 개별꽃, 회리바람꽃 등이 지천으로 피었다.

 

 

 

범꼬리와 홀아비바람꽃, 괭이눈, 꿩의바람꽃, 노루오줌이 물가에 나란히 섰다.

 

 

 

애기괭이눈

 

 

 

꽃잎이 8개나 되는 숲개별꽃

 

 

 

드디어 그토록 만나고 싶었던 회리바람꽃이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것은 요강나물인가...

 

 

 

전초 길이가 손가락만한 노랑제비꽃

 

 

 

꽃대가 짧은, 갓 피어나고 있는 홀아비바람꽃 

 

 

 

골짜기 물가 언덕에 핀 사초,

산비늘사초일까 싶다가도 참뚝사초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이것도 위의 것과 같은 종일까...

 

 

 

이것은 산꿩의밥이 아닌가 싶고 

 

 

 

 

이건 동자꽃인지 용담인지...

 

 

 

무더기로 자라는 속새 군락도 만난다.

 

 

 

꽃대가 유난히 긴 홀아비바람꽃들

 

 

 

6월에 꽃이 핀다는 붉은참반디가

어째서 찬 바람 거센 이 대관령 계곡에서 붉은 꽃을 벌써 피웠을까.

 

 

 

큰개별꽃이 이런 모습일까...

 

꽃자루가 유난히 길고 그래서인지 구부전히 휜 모습이다.

'큰'이라는 말을 붙이기엔 꽃도 작은 편이고...

꽃잎이 8개인 것도 많이 보이는데, 참 희한타...!

 

(이것이 태백개별꽃이라는 것을 안 것은 나중이다.)

 

 

 

모처럼 거센 바람 속에서 다소곳한 모습의 얼레지를 담는 데 성공

 

 

 

꽃잎이 9장이나 되는 태백개별꽃도 보였다.

 

 

 

갓 핀 큰개별꽃(?)이 너무 귀여워...

 

 

 

연령초도 군데군데 보인다.

꽃대가 살짝 올라와 있는데, 꽃이 피려면...

 

 

 

꿩의다리아재비도 이제 막 꽃망울을 만들고 있다.

 

 

 

벌써 계곡에는 어둠이 내리기 시작하고...

 

도사님이 또 나도개감채를 발견하고는 부른다.

 

 

 

오늘은 이쯤에서 접기로 하고  등산로를 따라 되내려온다.

 

길가에 한 떼의 태백제비꽃이 모여서 나를 불러세운다.

꽃잎에 붉은빛이 흐르는 것이 특이하다.

 

 

 

되돌아나오는 길,

어둠에 잠기는 하늘엔 비행기 구름...

 

 

 

바람은 여전히 거세고

붉게 물든 저녁 놀 속에 바람개비가 돌지 않는 풍차들이 우두커니 섰다.

 

 

 

다시 횡계(도암)으로 되내려 가 허름한 모텔에 숙소를 정하고

어느 식당에서 오삼불고기를 시켜 먹는다.

 

스키장 주변 뜨내기 손님만 받는 곳이라서인지

음식 맛이나 양도 별로인데 친절함도 없다.

 

내일은 가리왕산으로 가 보기로 하고

맥주 한잔 하고 일찍 잠자리에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