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딘 3

베트남(18) 후에, 카이딘 황제릉(응릉)

카이딘 황제릉(启定陵), 응릉(應陵)은 후에 시내에서 흐엉강을 따라 남쪽으로 10km 떨어진 차우구 언덕에 있다. 응릉은 비탈진 산 언덕에 남서방향을 바라보고 있는데, 호수를 끼고 있는 민망 황제나 뜨득 황제의 능처럼 음습한 느낌이 없다. 자리만 본다면 우리 나라의 무덤 같은 느낌이 든다. 능역의 규모는 117m×48.5m로 선대 황제들의 능역에 비해 작은 편이다. 선대 황제들의 능은 산과 호수를 능원으로 거느리고 있어 독립된 대공원이 모습을 띠지만, 카이딘 황제의 능역은 웅장하면서도 정교한 건축물로만 채워지면서 규모는 작아졌다. ※ 카이딘 황제능 안내도 카이딘 황제(啓定帝 1885-1925)는 응우옌 왕조 12대 황제, 본명은 응우옌푹투안(阮福昶 Nguyễn Phúc Tuấn)이다. 재위 기간은 191..

베트남(15) 후에 황성의 세조묘, 연수궁, 열시당, 태평루

황제의 집무실도 거소도 모두 폐허가 된 황궁 영역, 그나마 온전히 남은 태화전을 돌아보고 우리의 종묘에 해당하는 세묘(世廟)로 향한다. 세묘는 세조묘라고도 하는데, 황궁의 서쪽에 자리잡고 있다. 후에 황성의 제례 영역은 태화전 동서 쪽에 배치되어 있다. 동쪽에는 태묘(太廟)와 조묘(肇廟)가 있다. 태묘는 레왕조 시기 베트남 중남부를 지배했던 꽝남국의 응우옌호앙으로부터 응우옌푹투안까지 응우옌 왕들을 사당이며, 조묘는 꽝남국 시조 응우옌호앙의 부친 응우옌 낌을 모신 사당이라고 한다. 그리고 황성의 서쪽에는 응우옌 왕조의 역대 황제들의 위패를 모신 세묘가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세묘 뒤편에는 시조인 지아롱 황제의 부모를 모신 흥묘(興廟)가 자리잡고 있다. 세묘로 가기 위해서는 '월영(月英)'이라 적힌 삼문을 ..

베트남(14) 후에 황궁, 오문 봉황루와 태화전

오늘도 가이드는 10시가 되어서 나타난다. 휴양 목적의 패키지 여행인 탓일까. 여섯 시에 눈을 떠서 아침 식사를 하고 10시까지 빈둥거려야 하는 일정이 계속되니 참으로 견디기 어렵다. 숙소가 시내라면 후에박물관 등 시내 구경이라도 할 것을... 하릴없이 필그리미지 빌리지를 한 바퀴 산책하며 시간을 보내다 약속 시간이 되어 숙소를 나섰다. 오늘은 '베트남의 경주'라 일컫는 후에의 명소, 응우옌 왕조의 왕도인 후에성(후에 황궁)과 황제능들을 돌아보는 날이다. 푸쑤언 다리(Cầu Phú Xuân)로 유유히 흐르는 흐엉강을 건너 좌회전하면 바로 황제들의 거소 후에성 앞에 도착한다. 후에는 흐엉강 북쪽으로 옛 후에 왕도 다이노이를 중심으로 전통적인 구 시가지가 형성되어 있고 흐엉강 남쪽으로는 신 시가지가 자리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