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사 3

금강연 건너 전나무 숲속의 피안, 오대산 월정사

10월 말, 월정사를 찾았다. 강원도 평창 오대산의 깊은 계곡, 사철 푸른 전나무 숲속에 앉은 월정사는 고즈넉한 분위기에 잠겼다. 평일인데도 단풍철을 맞아 많은 사람들이 밀려들어 산사의 고요를 밀어낸다. 그러나 비가 올 듯 날씨가 흐린 탓인지 사람들의 발걸음에서는 들뜸보다 차분함이 느껴진다. 금강교(金剛橋)를 건너면서 경내로 들어서게 된다. (계곡의 아래쪽 일주문을 통해 들어서야 하지만, 주차장이 일주문과 멀리 떨어진 관계로...) 일주문 안쪽에 세워지는 첫번째 전각이 금강문(金剛門, 또는 인왕문)인데, 월정사에는 금강문이 없으니 금강교라는 이름의 다리가 그 역할을 대신하는 듯하다. 금강문에는 인왕이라고도 부르는 금강역사가 지키고 있어 들어오는 악귀를 막도 물리친다. 금강교 아래로는 거울처럼 맑은 오대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