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봉산 4

맑고 높은 기품, 도봉산

맑고 높은 기품, 도봉산 2007. 10. 05 산새도 날아와 우짖지 않고, 구름도 떠 가곤 오지 않는다. 인적 끊긴 곳 홀로 앉은 가을 산의 어스름. 호오이 호오이 소리 높여 나는 누구도 없이 불러 보나. 울림은 헛되이 먼 골 골을 되돌아 올 뿐. 산 그늘 길게 늘이며 붉게 해는 넘어가고 황혼과 함께 이어 별과 밤은 오리니. 삶은 오직 갈수록 쓸쓸하고 사랑은 한갓 괴로울 뿐. 그대 위하여 나는 이제도 이 긴 밤과 슬픔을 갖거니와 이 밤을 그대는, 나도 모르는 어느 마을에서 쉬느뇨. - 청록집(1946) 오랜만에 도봉산을 찾는다. 평생을 저 우뚝 솟은 도봉의 바위봉우리처럼 맑고 기품 있게 사시다 10여 년 전에 세상을 뜨신 혜산 박두진 선생의 시 '도봉'이 생각나서 읊조려 보는데 앞 부분만 떠오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