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간지주 3

영주 부석사 (1) 소백산 연봉을 품은 대가람, 일주문에서 안양문까지

지난 세기말, 1998년 무렵으로 기억되니 벌써 십수 년이나 세월이 흘렀습니다. 그리고 이번에 다시 부석사를 찾게 되니 참으로 가슴 설렙니다. 그 때도 겨울이었는데, 이번에도 연수라는 이름으로 한해가 다 저물어가는 날 직장 동료들과 함께 부석사에 도착하였습니다. 절 입구 어느 식당에서 산채비빔밥으로 점심 식사를 하고 부석사로 향합니다. 매표소를 지나 사과밭을 통과하는 비탈길에는 '태백산부석사'라고 씌어 있는 일주문이 우뚝 서 있습니다. 부석사 대가람이 안겨 있는 산은 봉황산(819m). 태백산과는 멀리 떨어져 있는데 어째서 '태백산 부석사'라고 부를까요? 아마도 봉황산이 태백산에서 흘러내린 한 봉우리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북동쪽의 태백산(1567m)에서 남서쪽의 소백산(1440m) 쪽으로 흘러내리는 백두..

폐사지 여행(4) 묘탑·탑비의 최고 걸작, 법천사지 지광국사 현묘탑·탑비

거돈사를 들러 법천리 서원마울의 법천사에 이르렀을 때는 해가 서녘하늘로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었다. 거돈사를 돌아보는 것으로 이번 여행을 끝내려나 싶었는데 우리 신 선생님은 정성을 다해 우리를 안내한다. 여행 길라잡이로 수없이 찾은 이곳에 이골이 났을 텐데도 말이다. 십 수 년 전에 찾아보고서는 처음 와 보는데 풍경이 달라진 것인지 낯설어서 자꾸 두리번거린다. 예전엔 논밭과 민가가 어우러져 있지 않던가. 어렴풋이 기억되는 길가 낮은 땅들은 절터 발굴이 상당히 진행되어 휑한 들판이 되어 있다. 법천사 절터 입구에 서 있는 느티나무 노거수, 수령이 얼마나 되었을까. 장정 여럿이 둘어서 손을 잡아야 할 만큼 굵은 허리통, 속살들이 풍화되어 텅 빈 자리는 사라져 버린 법천사 절터와 닮았다. 아마도 법천사의 흥망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