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득히 칼 능선을 이루는 산세와 아늑하게 넓은 황매평전을 바라보며 동료들은 아름답다고 말한다. 그러나 황매평전에 여러 갈래의 큰길이 나고 포크레인으로 파헤쳐 인공 시설을 만드는 걸 보면서 심란해짐을 어쩔 수 없다. 나라가 온통 삽질공화국이 되니 이 멋진 심심산골의 고원까지도 인공 조림과 시설물로 채우지 못해 안달이다. 황매산을 본 다음 황계폭포로 가기로 한다. 꽤 훌륭한 폭포이지만 지역 내에서만 알려져 있을 뿐 서울에 사는 사람들은 그 존재를 알고 있는 사람이 드물다. 차황에서 하금으로 난 새 도로를 따라 합천호 곁을 지난다. 합천호를 보지 않은 사람들인지라 몹시 궁금해 하는데, 사실 합천호만큼 흉물은 없어 보여 주기가 민망하다. 주변 산들이 사질 땅이어선지 합천호는 좀처럼 물이 가득찬 모습을 보여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