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슈올레 3

규슈 (8) 규슈올레 히라도 코스, 홍법대사의 사이쿄지에서 가와치 고개까지

엊저녁 일찍 잠에 빠져든 때문인지 깜깜한 새벽에 잠이 깨었다. 규슈의 가장 서쪽 히라도라는 이역의 섬 호텔 다다미 방에서 "남의 나라" "육첩방"에서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던 윤동주가 떠올라 한동안 생각에 잠겼다. 바로 70년 전 이곳 후쿠오카의 형무소에서 이름 모를 주사를 맞..

일본 여행 2015.03.09

규슈 (5) 규슈올레 다케오 코스, 반딧불 연못-산악유보도-다케오신사와 3000년 녹나무-다케오온천 누문

이케노우치 호수로 물이 흘러드는 긴 골짜기를 따라 한참 걸으니 산길로 접어든다. 그 골짜기에 저수지 둑방이 나타나고 둑방 언덕으로 올라서니 숲과 어울린 아름다운 연못이 모습을 드러낸다. 조랑말 올레 표지판 옆에는 '산악유보도(山岳遊步道)'라 새긴 이정표가 서 있다. '산악을 유람하며 걷는 길'이라... 호수를 바라보며 숲속을 걷는 길에 어울리는 이름이다. 이 연못은 반딧불이 서식한다 해서 '반딧불연못'이라 불린다. 뜬금없다고 해야 할지... 일본땅 규슈, 이곳에서 멀지 않은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28세의 생을 마감한 윤동주의 '반딧불'이란 시를 떠올렸다. 가자, 가자, 가자, 숲으로 가자. 달 조각을 주우러 숲으로 가자. 그믐밤 반딧불은 부서진 달 조각 가자, 가자, 가자, 숲으로 가자. 달 조각을 주우러..

일본 여행 2015.03.06

규슈 (4) 규슈올레 다케오 코스, 다케오온천역-기묘지-이케노우치 호수

규슈의 아침은 마치 비가 오기라도 할 듯 흐리다. 짧은 여행 기간이었지만 매일 그랬다. 셋쨋날은 오후에 결국 비가 내리고 말았지만 다른 날들은 오전이 지나면서부터는 활짝 개었다. 가라츠에서 정남향에 자리잡은 다케오로 가는 길, 버스 차창으로 바라보이는 풍경은 비가 올 듯 흐릿하다. 차창으로 보이는 일본의 시골 풍경이 퍽이나 인상적이다. 집들은 대개 이층집들이 많고 산은 원시림처럼 울창하다. 마을을 지나는 개울은 맑고 강변에는 오염물질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아주 간혹 비닐이 관목의 가지에 걸려 나풀거리긴 하지만 눈여겨 찾아봐야 보일 정도다. 깨끗하다! 약간 꾸물댄 팀이 있어서 아침 출발 시간이 예정보다 20여 분 늦어졌다. 가이드가 오늘 일정에 대해서 안내하면서 일본인들이 목숨 거는 세 가지를 말한다. ..

일본 여행 2015.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