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음보살 3

양양 낙산사, 의상과 관음보살의 전설이 서린 관동팔경

대관령 옛길을 걷고 오색에서 하룻밤을 보낸 다음 양양 낙산사로 향한다. 2005년 고성 산불로 타 버린 낙산사, 새 전각들로 가득차 있을 낙산사를 굳이 볼 가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복구된 모습이 궁금하기도 했다. 의상대사가 관음보살이 머물고 있다는 바닷가 바위 절벽 위에서 여러 날 기도하여 동해 용으로부터 여의주를 받고 붉은 연꽃 속에 나타난 관음보살로부터 수정 염주를 받은 후 이를 안치한 절이 낙산사다. 의상대사가 수도한 절벽 위에는 의상대(義湘臺)라는 정자가 섰고, 관음보살이 바다에서 붉은 연꽃을 타고 솟아오른 자리 옆에는 홍련암(紅蓮庵)이 세워졌다. 낙산사 홍련암은 강화도 보문사, 남해 금산 보리암, 통천 금란굴과 함께 우리나라 4대 관음성지로 손꼽힌다. 낙산사 해수욕장을 끼고 후문..

<국보 제92호> 청동 은입사 포류수금문 정병, 기타 물가풍경무늬 정병

정병(淨甁)은 원래 인도에서 승려들이 마실 물을 담던 휴대용 수행 도구였다. 그런데 5세기 초 관음보살이 중생에게서 받은 버드나무 가지와 맑은 물로 그들의 병을 치료해 주었다는 의 내용이 중국에 알려지면서 부처나 보살에게 깨끗한 물을 담아 바치는 불교 의식구가 되었다. 맑은 물과 버들가지로 중생의 아픈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관음보살의 자비의 상징물이 된 것이다. 이후 정병과 버드나무가지를 든 '양류관음보살상'이라는 불교조각도 나타난다. 우리나라에 정병이 전해진 것은 7세기 말 경이지만 몇몇을 제외하면 현존하는 대부분의 정병들은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것이다. 현존하는 인도의 정병은 첨대가 짧은 꼭지처럼 되어 있어 우리나라의 정병과는 모양이 조금 다르다. 북송의 서긍이 남긴 기록에 의하면 고려의 정병은 "물을..

경주 남산 (3) 자비로운 미소 번지는 삼릉계곡 마애관음보살상

남산에는 유난히 마애불이 많다. 남산의 석불 80체 중에는 입체로 된 것이 29체인 데 비해 바위면에 새긴 마애불상(磨崖佛像)이 51체나 된다. 석불상이 가장 많이 분포하는 삼릉계곡에도 마애불이 많다. 마애불은 자연 그대로의 암석에 불상을 새긴 것이다. 마애불이 많다는 것은 불교가 들어오기 이전부터 믿어온 고대의 암석신앙에 불교신앙이 결합된 흔적으로 설명된다. 바위 속에 영검이 있다고 믿어온 신라 사람들은 바위 속에 부처(영검)가 있다고 믿게 되면서 많은 마애불을 만들게 된 것이다. 경주 남산의 삼릉계곡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마애불은 관음보살입상이다. 자연 암석을 그대로 살려 새긴 이름다운 노천불(露天佛)이다. ■ 삼릉계곡 마애관음보살상 / 경북 유형문화재 제19호 머리 없는 불상에서 왼쪽 산허리 쪽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