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골 마을 앞 개울가에는 산수유나무가 이제 막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다. 샛노란 꽃이 생강나무 꽃과 사뭇 닮았다. 꽃잎이 5장인 생강나무와는 달리 산수유 나무의 꽃잎은 4장인데, 맨눈으로 확인하기란 쉽지 않다.
대모산 너머 쟁골과 교수마을, 그리고 못골의 들판을 돌아본 후 다시 겨울 풍경인 대모산을 되넘는다. 개포동으로 거의 다 내려왔을 즈음 갑자기 숲이 환해지는 느낌이 들어 고개를 돌려보니 아…. 거기에 그토록 기다렸던 생강나무 노란 꽃이 점점이 불을 밝히고 있다.
등산로 곁에 만든 화단에선 비비추 새잎들이 힘찬 생명력을 한껏 발산하고 있다. 올 봄에 만난 가장 싱그럽고 풍성한 푸른 잎. 양지에서도 겨우 땅 밖으로 얼굴만 내밀고 있었는데, 바람이 없는 곳이어선지 응달인데도 잘도 자랐다.
양재천 풍경도 멀리 봐서는 아직 겨울 풍경 그대로 퇴색한 갈색으로 덮여 있다. 그러나 개울가에는 제법 싱그러운 풀잎들이 한뼘씩 자라 녹색 지대를 넓히고 있다.
비 갠 강 언덕엔 풀잎이 파릇파릇 임 보내는 남포 나루엔 슬픈 노래 사무치네. 대동강 푸른 물은 그 언제 다 마르리, 해마다 이별 눈물 보태는 것을. 산책로 주변 언덕에도 마른 풀 속에 숨어 애기똥풀들이 제법 파랗게 자랐고, 배암차즈기, 지칭개, 달맞이꽃들도 잎들이 너풀너풀해졌다. 양재천의 북쪽 뚝방에 올라서자 개나리꽃이 노란 꽃들을 터뜨리고 있다. 다른 곳에서는 미동도 없던 개나리가 아파트를 배경으로 따스한 볕바라기를 맘껏 해서인지 군데군데 환하게 피었다. 다 피지 않은 것도 곧 터질 듯 꽃봉오리들이 부풀어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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