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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풀꽃

할미꽃 Pulsatilla koreana(Pulsatilla cernua)

by 모산재 2024. 3. 28.

 

이른 봄 뿌리에서 하나씩 자라난 꽃대가 구부러져 아래를 향해 흰털로 덮인 자줏빛 꽃이 핀다. 꽃이 진 뒤 열매의 암술머리가 흰머리카락 모양이어서 할미꽃이라 하고, 한자어로 '백두옹(白頭翁)' 또는 '노고초(老姑草)'라 부른다. 꽃잎처럼 보이는 꽃받침은 6개이며 꽃잎은 없고 그 안에 많은 수술로 둘러싸인 2개의 암술이 있다.

 

독성이 강하나 뿌리는 한약제로 쓰인다. 유독식물이지만 뿌리를 해열·수렴·소염·살균 등에 약용하거나 이질 등의 지사제로 사용하고 민간에서는 학질과 신경통에 쓴다.

 

 

 

 

2024. 03. 24.  서울

 

 

 

 

 

 

 

 

 

 

 

 

 

 

 

● 할미꽃 Pulsatilla koreana | Korean pasque flower  ↘  미나리아재비목 미나리아재비과 할미꽃속 여러해살이풀

잎은 엽병이 길고 5장의 소엽으로 구성된 깃모양겹잎으로서 깊게 갈라지며 전체에 긴 백색털이 밀생하여 흰빛이 돌지만 표면은 짙은 녹색이고 털이 없다. 밑부분의 소엽은 길이 30-40mm로서 2-3개로 갈라지며 정열편은 폭 6-8mm로서 끝이 둔하다. 어릴때는 뿌리가 가늘지만 4-5년생쯤 되면 뿌리가 길고 굵어진다. 뿌리는 땅속 깊이 들어가고 흑갈색이며 윗부분에서 많은 잎이 나온다.

꽃은 4월에 피고 높이 30-40cm의 꽃대가 나와 끝에 1개의 꽃이 밑을 향해 달리며 작은포는 화경 윗부분에 달리고 3-4개로서 다시 잘게 갈라지며 겉에 화경과 더불어 긴 백색털이 밀생한다. 꽃받침 열편은 6개이고 긴 타원형이며 길이 35mm, 폭 12mm로서 겉에 명주실같은 백색 털이 밀생하나 안쪽에는 털이 없으며 적자색이다. 수과는 긴 달걀모양이고 길이 5mm 정도로서 겉에 백색털이 있으며 암술대는 길이 40mm 정도로서 우상(羽狀)의 퍼진 털이 밀생한다. <국립수목원 국가생물종지식정보>

 

 

 

 

※ 할미꽃이 고개를 숙이고 피는 까닭

꽃이 피기 시작할 때 화경이 구부러져 꽃이 아래로 숙이고 있다가 개화가 시작된 후 약 6-10일 지나면 직립한다. 2002년 중국, 일본, 이스라엘 연구팀이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이 현상은 수분 매개자의 특성이나 자가수분을 방지하려는 이유보다는 꽃가루가 수분에 매우 취약하기 때문이 생긴 적응 현상임이 밝혀졌다. 즉, 개화기에 화경이 구부러짐으로써 꽃받침이 아래로 향하게 되어 꽃받침이 우산처럼 꽃가루를 비에 젖지 않게 보호해 주어 꽃가루 생존 능력을 유지하게 한다는 것이다. <국립생물자원관 생물다양성정보>

 

※ 할미꽃 자생종

할미꽃은 가는잎할미꽃에 비해 꽃받침잎 길이가 조금 길고, 꽃은 밝은색이며, 잎몸의 마지막 갈래가 조금 더 넓다. 국립생물자원관에서는 할미꽃을 제주도에 자라는 기본종인 가는잎할미꽃(Pulsatilla cernua)과 같은 것으로 보고 할미꽃의 학명을 Pulsatilla cernua로 국립수목원의 Pulsatilla koreana와 다르게 기록하고 있다.

• 가는잎할미꽃(P. cernua) : 제주도 산기슭에 자생하는 잎이 가늘고 끝이 뾰족하다.
• 분홍할미꽃(P. dahurica) : 북부지방에 자생하며 꽃과 잎 등 식물체 전체가 왜성이다. 
• 산할미꽃(P. nivalis) : 함북에서 서식하며, 7월 암적자색으로 개화한다.
• 중국할미꽃=세잎할미꽃(P. chinensis) : 백두산 주변에 분포한다. 갈래잎은 얕게 갈라지며, 꽃이 대형이고 열매 부리가 가장 작다.

 

※ 설총의 '화왕계'와 할미꽃

신문왕이 설총에게 울적한 심사를 풀 수 있는 높은 담론과 재미있는 이야기를 요청하자 설총이 들려 준다.

따스한 봄이 되자 꽃임금(모란)에게 많은 꽃들이 다투어 모여들었다. 장미라는 가인(佳人)이 아리따움과 요염함을 가꾸며 살아왔음을 내세워 꽃다운 침소에 그윽한 향기를 더하여 모시겠다고 청하자, 백발 장부(할미꽃)가 나타나 도성 밖 큰길 옆에 살면서 호연지기를 키우며 군자의 도리에 따라 살아왔음을 내세우며 화왕이 좋은 약으로 원기를 보충하고 독을 제거해 드리겠다고 한다. 화왕이 장미에 마음을 두자 백발 장부는 "임금이 된 사람은 간사하고 아첨하는 자를 가까이 하고 정직한 자를 멀리하지 않는 이가 드물다"고 항변하니 화왕은 '잘못했다.'고 말한다.

이야기를 들은 신문왕이 안색을 바르게 하여 이르기를 “그대의 우화(寓話)에 정말 깊은 의미가 있다. 글을 써서 계감(戒鑑)을 삼아야겠구나." (출전 : 삼국사기)

 

※ 할미꽃 전설

어느 산골 마을에 한 할머니가 두 손녀를 키우고 있었다. 큰 손녀는 얼굴은 예뻤으나 마음씨가 좋지 않았고, 작은 손녀는 마음씨는 고왔으나 얼굴이 못생겼다. 큰 손녀는 가까운 마을 부잣집으로, 작은 손녀는 산너머 먼 마을의 가난한 집으로 시집을 갔다. 할머니가 늙어서 의지할 곳이 없어지자 큰 손녀를 찾아갔으나 문전박대를 당한다. 결국 산너머 마을 작은 손녀를 찾아가다 기진맥진해 산 등성이에서 쓰러진다. 작은 손녀가 달려왔을 때 할머니는 숨을 거두었고 슬피 울며 양지바른 땅에 모신 무덤에서 흰털이 덮인 자줏빛 할미꽃이 피어났다.

 

※ 할미꽃 약용

뿌리에 항균성 물질인 아네모닌(Anemonin)을 함유하며 해독과 지혈의 효능이 있어 인두종양온학한열을 치료한다. 잎에는 강심작용을 하는 오키날린(Okinalin)이 함유되어 있어 부종과 심장통을 치료한다. 꽃은 해열, 소염, 살균 등의 효능을 가지고 있으며 뜨거운 피를 식혀주는 작용도 한다. 학질, 두창 등을 치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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