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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대만 여행

동티베트(6) 허쭤에서 랑무스 가는 길

by 모산재 2014. 10. 3.

 

● 2014년 7월 27일 일요일 오후, 허쭤에서 랑무스 가는 길

 

 

 

 

점심 식사 후 랑무스를 향하여 출발.

 

허쭤에서 랑무스까지는 162km. 구글맵에서는 자동차로 3시간 40분 걸린다고 나온다. 시속 40km 정도로 달릴 수 있다는 이야기다.

 

 

 

구글맵으로 오늘의 여정을 확인해 본다.

 

 

 

 

 

 

오전에 샤허에서 허쭤까지 올 때에는 하천을 끼고 들판이 제법 넓게 보이기도 했지만, 허쭤에서부터는 경작지가 보이지 않고 오로지 초원만 펼쳐질 뿐이다. 간혹 숲을 이룬 곳이 없진 않지만 높이 솟은 산들조차 온통 융단을 깔아놓은 듯한 초원이다.

 

 

산의 능선에도, 낮은 평원에도, 곳곳에 유목민들의 여름 천막이 자리잡고 주변에는 오색의 타르촉이 만국기처럼 펄럭이고 있다.

 

 

유목민들의 땅, 티베트인들의 삶의 터전에 들어섰다는 것을 실감한다.

 

 

 

 

 

노란 유채꽃이 흐드러지게 핀 밭, 그리고 새롭게 건설되는 도로...

 

 

 

 

 

 

고개를 넘으며 물싸리 종류로 보이는 관목이 샛노란 꽃들을 흐드러지게 피운 풍경 속으로 들어선다.

 

 

 

 

 

그리고 또 유채밭.

 

 

평지의 초원과는 달리 고산 초원 속에 자리잡은 유채꽃의 색감은 정말 환상적이다.

 

 

 

 

 

 

고산 초원의 언덕은 물싸리 꽃의 향연!

 

차를 세우고 맘껏 뛰놀고 싶은 아름다운 풍경이다.

 

 

 

 

 

 

또 하나의 고개를 넘으니 고산 초원 속에 드넓은 평지 초원이 펼쳐진다.

 

 

 

 

 

 

평지 초원을 다 내려온 곳에서 차를 세우고 쉬어 가기로 한다. 

 

 

초원 한가운데에는 초르텐(라마불탑)도 아니고 라체(돌무덤)도 아닌, 그렇다고 오보로 보기에도 뭣한, 콘크리트 단 하나가 조성되어 있다.

 

 

이곳에서 경모 씨가 준비해온 종이조각 룽다를 뿌리는 행사를 거행한다. 바람에 날리는 룽다는 부처님 말씀을 온 세상에 전하고자 하는 티베트인들의 염원이 담겨 있다.

 

 

 

 

 

그 동안 나는 초원의 풀꽃들을 살피는 일에만 열중하며 시간을 보낸다.

 

 

중국에서는 '금로매'라 하는 물싸리.

특히 잎이 작은 이 물싸리를 '소엽금로매(小叶金露梅)'라 부른다. 학명은 Potentilla parvifolia

 

 

 

 

갯취 종류. 중국 이름으로 '황추탁오(黄帚橐吾)'. 학명은 Ligularia virgaurea.

 

 

 

 

뚜껑별꽃으로 보이는 '미공초(微孔草)', Microula sikkimensis

 

 

 

 

애기자운(Gueldenstaedtia verna). 중국 이름으로는 '소화미구대(少花米口袋)'

 

 

 

 

 

경모 씨가 준비한 하미과 한 조각씩을 먹고서 차는 다시 출발...

 

 

 

고개를 넘고 얕은 개울이 흐르는 넓은 초원이 한동안 펼쳐진다.

 

 

 

뤄우탕(罗务塘, Luowutang)이라는 마을을 지나면서 대평원이 펼쳐지고 초원 한쪽에는 유목민들의 대형 여름 천막촌이 나타난다.

 

 

 

 

 

그리고 수많은 소떼와 양떼들이 풀을 뜯는 풍경들 속으로 들어선다.

 

 

 

 

 

 

3시 넘을 무렵 오른쪽 고개 쪽이 까맣게 어두워지고& 뭔가가 뿌옇게 몰려 오고 있어 비가 오는가 했는데, 가까이 다가와서 보니 흙먼지다. 아무래도 비가 오기 전 한바탕 바람이 먼저 불면서 먼지를 몰고 오는 듯하다.

 

성수 샘이 "먼지 개 많다."라고 소리쳐 한바탕 웃음이 번지다. 도로변의 키 큰 풀들과 덤불들이 거센 바람에 몹시 흔들리는 모습... "바람 개 많이 분다."고 하며 또 한바탕 웃고, 산언덕에 양떼들을 바라보면 "양들이 개 많다."고 하며 또 웃고...

 

 

 

3시 10분 무렵 비가 쏟아지더니 5분쯤 지나자 다시 맑아진다.

 

 

차는 고갯길로 오르는데, 차창에 김이 서려 바깥 풍경이 잘 보이지 않는다. 산 언덕 움집 같은 집에도 인적이 비친다.

 

 

 

 

 

고개를 넘어서자 쾌청한 하늘.

 

 

고산 구릉에는 외부 관광객인지, 아니면 주말 소풍객인지 알 수 없는 사람들이 초원의 풍경을 즐기고 있다.

 

 

 

 

 

그리고 하늘을 빼곤 모든 곳이 풀밭인 아름다운 초원 속으로 차는 달리고 또 달린다.

 

 

 

 

 

개울을 가로질러 다르촉을 설치해 놓은 특이한 풍경. 뭘 하는 곳일까...

 

나중 랑무스에서 돌아올 때 라마단이 끝난 회족 사람들이 이곳에서 모여서 음식 잔치를 벌이고 있었다. 티베트인의 신앙 시설에서 회족인의 잔치라니...

 

 

 

 

 

좁은 계곡을 돌아 지나고...

 

 

 

 

 

이 강은 타오허(洮河)의 상류로 첫날 지나왔던 린타오현을 지나 유가협 물과 만나 황하로 흘러간다.

 

 

 

 

 

그리고 넓은 들판 속에 자리잡고 있는 루취(碌曲) 현소재지를 스쳐 지나간다. 

 

 

 

 

 

3시 40분경 루취 톨게이트를 빠져 나간다. 오지라는 기대와는 달리 뜻밖에도 차량이 밀리며 빠져 나가는 데 시간이 걸린다.

 

 

그리고 다시 푸른 초원의 골짜기로, 또 초원의 골짜기로 차는 달리고 또 달린다.

 

 

 

 

 

저 산 등성이 초원의 양떼들...

 

 

 

 

 

그리고 다시 넓은 평원이 열리며, 멀리 하늘 높이 장막처럼 두른 험준한 바위산의 풍경이 시야에 들어온다. 평화로운 초원의 풍경과는 이질적인 모습이 절로 눈길을 끈다.

 

 

 

 

국평 씨가 이름을 '가얼산(尕尔山)'이라고 했는데 구글 맵에서도 확인되지 않고 구글 검색에서도 찾아지지 않는다. 비슷한 이름으로 가얼렁산(尕尔楞山)이 있지만 이 산과는 정반대 방향인 북서쪽에 자리잡고 있다.

 

 

 

 

 

 

그리고 그 평원 가운데 자리잡은 '가슈(尕秀)'라는 마을에서 잠시 쉬어 가기로 한다.

 

 

길 왼쪽에 보이는 노란 건물이 화장실. 랑무스 갈 때에도 랑무스에서 돌아올 때에도 이용한 재래식 화장실인데, 너무 깊고 구멍이 너무 넓어 조심해야 한다...

 

 

 

 

 

화장실 다녀오는 틈에 만난 미나리아재비과의 제비고깔속과 투구꽃속의 아름다운 두 꽃.

 

 

제비고깔(델피니움). 중국 이름으로 '취작(翠雀)', Delphinium grandiflorum

 

 

 

 

잎이 가늘게 갈라진 투구꽃 종류, '노예조두(露蕊乌头)' Aconitum gymnandrum

 

꽃잎이 새머리 모양인데 꽃술이 노출된 특징으로 유래한 이름인 듯...

 

 

 

 

 

 

4시 15분 가슈 출발.

 

 

가슈마을 부근, 안장처럼 생긴 아름다운 산

 

 

 

 

그리고 북동쪽, 초원 너머로 장엄하게 솟아 있는 바위산. 이 산이라면 가얼렁산의 일부일지 모른다.

 

 

 

 

 

양떼와 야크들이 풀을 뜯는 평화로운 풍경

 

 

 

 

 

평원의 고개를 넘어서자 광활한 초원이 열린다. 이 높은 곳에 이렇게 넓은 초원이 다 있을까...

 

고산분지를 이룬 드넓은 초원에는 샛노란 꽃을 피운 갯취, 숯불 같은 분홍꽃을 피운 감숙송이풀이 꽃밭을 이루었다.

 

 

 

하늘이 어두워졌다 했더니 어느 새 비가 내린다. 희한하게도 비는 오른쪽 차창만 때리고 왼쪽 차창은 건드리지 않는다. 도로 동쪽 초원은 멀쩡한데 서쪽 초원만 젖는다. 

 

 

 

 

'郞木寺 36km'라는 표지판이 보이고 멀리 서쪽으로 호수가 나타난다.

 

무슨 호수일까... 궁금한데, 빗물이 타고 흐르는 왼쪽 차창으로 학교로 보이는 건물에 '尕海乡中心学校'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아, 호수 이름이 '가하이(尕海)'임을 알겠다.

 

 

 

 

호수는 평원이 끝날 때까지 길게 이어진다.

 

 

 

 

왼쪽으로는 대초원 오른쪽으로는 습지와 호수...

 

도로는 초원의 한 가운데를 가로질러 끝없이 이어진다. 안개가 바람에 실려 호수로 끊임없이 날아가고 있다.

 

 

 

그리고 마침내 분지를 벗어나며 좁은 골짜기로 내려선다.

 

 

빗방울은 더욱 굵어지고 빗방울이 낙하하는 소리로 버스 천장이 시끄러운 음악을 들려 준다. 김이 서린 차창은 바깥 풍경을 커튼처럼 뿌옇게 가리고 있다.

 

 

 

 

5시 20분쯤 랑무스로 거리로 들어섰다.

 

 

 

 

그런데 무슨 일인지 한적한 시골마을인 랑무스 거리로 진입하면서 차가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빗속에 추돌 사고가 있었던 모양이다.

 

무려 30분이나 서 있다시피 하다 6시 정각에 숙소인 랑무스호텔(郞木寺大酒店)에 도착하였다.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비는 말끔히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