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한택식물원의 카매드리스곽향, 개박하, 세인트존스워트, 베토니, 그리고 박새

모산재 2014. 7. 8. 17:30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먼 길을 찾아갔는데 내비게이터가 엉뚱한 샛길로 안내하는 바람에 잠시 헤매기도 하며 한택식물원을 찾았다.

 

9낭자와 함께 하는 길, 불편하지 않았느냐고? 그냥 편하기만 했다. 그냥 기념 사진이나 찍어주는 역할을 하고 볼 만한 풀꽃들 있으면 관찰하면 된다. 가끔씩 물어보는 거 알려주는 도우미 역할도 하고...

 

 

 

 

 

비가 내리는 날씨라 주변 원예종 꽃들이 피어 있는 곳과 온실식물원까지만 돌아보았다. 혼자 갔더라면 높은 위치에 있는 자생식물원을 돌아보았을 텐데...

 

 

 

붉은 꽃 한 송이만 남아 있는 딸기, 트리스탄 딸기(Strawberry 'Tristan')라는 것으로 보인다.

 

학명은 Fragaria x ananassa 'Tristan'.

 

 

 

 

 

꽃 모양이 아주 익숙하다. 덩굴곽향과 많이 닮았는데, 중동과 남유럽 원산인 카매드리스곽향이다.

 

우리의 곽향처럼 약용식물이다. 영명은 월 저먼더(wall germander), 학명은 Teucrium chamaedrys.

 

 

 

 

 

 

 

이것은 꿀풀과 모나르다속(Monarda)으로 흔히 '베르가못(Bergamot)'이라 부른다. 그 외에 호스민트(horsemint), 비밤(bee balm), 오스위고티(oswego tea) 등으로도 불리기도 한다.

 

 

 

 

 

 

꿀풀과의 여러해살이풀 개박하(Nepeta cataria).

 

영명으로 캣닙(catnip) 혹은 캣민트(catmint)라고 하는데, 이 식물의 네페탈락톤(nepetalactone)이라는 성분이 고양이들에게 행복감을 유발하여 생긴 이름이라고 한다.

 

 

 

 

 

 

 

고추나물을 닮은 이것은 물레나물과의 세인트존스워트(St. John's wort).

 

유럽과 서아시아 등이 원산지인 허브의 하나이다. 신비한 힘을 지닌 식물로 알려져 이런 이름이 붙은 것으로 보인다. 우울증과 불면증을 치료한다. '서양고추나물'이라 이름 붙이면 어떨까. 학명은 Hypericum perforatum.

 

 

 

 

 

 

남유럽과 북아프리카 원산의 금어초(金魚草)다. 

 

꽃 모양이 금붕어 입처럼 생겼다. 영명은 Snapdragon, 학명은 Antirrhinum majus.

 

 

 

 

 

 

이것은 모두 초롱꽃(bellflower)계열인 캄파눌라(Campanula). 캄파눌라 켄트벨 등...

 

 

 

 

 

 

 

 

이 꽃의 이름은 뭘까...?

 

 

 

 

 

 

꽃보다 사람! 꽃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사람보다 아름다우랴...

 

 

 

 

 

베토니(betony)라는 꽃.

 

유럽 원산의 꿀풀과 여러해살이 허브 식물이다. 속명 Stachys는 그리스어로 '이삭'이라는 뜻인데, 꽃이  이삭처럼 촘촘히 피는 데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학명은 Stachys officinalis.

 

 

 

 

 

 

 

쥐손이풀과의 제라늄 종류(Geranium sanguineum), '붉은유럽이질풀'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기도 한다.

 

우리 식물인 산쥐손이 잎과 삼쥐손이 꽃을 절충한 듯한 모습이다.

 

 

 

 

 

 

세라토페탈룸 구미페룸(Ceratopetalum gummiferum). 우리 나라에는 비슷한 식물이 존재하지 않는다. 호주 동남부가 원산지인 쿠노니아과 식물로 꽃이 지고 난 뒤 꽃받침이 길게 자라면서 붉은 꽃처럼 변하는 것이 특징이다.

 

 

 

 

 

 

온실식물원을 지나다 벽 아래 바닥에 앉아 있는 새 한 마리를 발견한다.

 

뭔가 이상해 보여 다가가보니 눈까풀을 닫고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 손에 움켜 쥐고 보니 버티는 힘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한참 쓰다듬어 주니 눈까풀을 열고 바라보는데 그래도 날아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뭔가 크게 다친 모양인데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그러고보니 이 새 이름은 박새다. 등산로 주변에서 흔히 마주치지만 잠시도 가만 있지 못하여 좀체로 사진 찍기가 쉽지 않는 녀석인데, 웬만큼 다치지 않고는 이리 가만 있을 리가 없다.

 

 

 

 

 

 

나중에야 이 어린 녀석이 온실식물원을 향해 날아가다 유리벽을 보지 못하고 머리를 부딪혀 떨어져 기절한 것임을 알 수 있었다.

 

이제 제 정신이 돌아왔는지 눈동자에 초점이 잡혔다.

 

 

 

 

 

그걸 미리 알았다면 그냥 그 자리에 두고 오는 게 옳았을 텐데 인간에 의해 다친 것으로 생각하고 식물원 입구에 와서 이 녀석을 맡기려 하니 직원들이 모두 손을 내젓는다. 그러면서 부근에 새 전문가가 있으니 그리로 가 보란다.

 

 

 

 

 

 

그래서 , 그 집을 찾아갔더니 비닐 하우스 가건물에 여러 식물과새들을 기르고 있는 사람이 있어 도움을 청했다. 하지만 이 분도 손을 내젓는다. 야생 새에게 먹이를 맞춰 주기 어렵단다.

 

 

결국 이 녀석을 다시 원래 발견된 자리로 되돌려 놓느라 땀흘리며 산길을 올라가야 했다.

 

 

제발 건강하게 지금까지 잘 살고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