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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예 조경종

등나무꽃, 등꽃 아래서(이해인)

by 모산재 2014. 5. 13.

 

 

등꽃이 꽃등을 밝혔다.

 

꽃말이 '환영'이라지.

 

삼라만상이 환영을 받은

 

온 세상이 환하다.

 

 

 

 

 

 

 

 

 

 

 

 

 

 

 

 

등꽃 아래서

 

 

이해인

 

 

 차마

하늘을 바라볼 수 없는 것일까

수줍게 늘어뜨린

연보라빛 꽃타래

 

혼자서 등꽃 아래 서면

누군가를 위해

꽃등을 밝히고 싶은 마음

 

나도 이젠

더 아래로

내려가야 하리

 

세월과 함께

뚝뚝 떨어지는 추억의 꽃잎을 모아

또 하나의꽃을 피우는 마음으로

노래를 불러야 하리

 

때가 되면 아낌없이

보라빛 보라빛으로

무너져 내리는 등꽃의 경허함을

배워야 하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