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꽃은 들에 자라는 토종 나팔꽃이라 할 수 있다. 햇볕을 좋아하는 양지식물로 전국의 들판이나 길 가장자리에서 흔히 볼 수 있다.
나팔꽃처럼 줄기가 몇 m씩 길게 자라지도 않고 많은 꽃을 피워 화려한 것은 아니지만 초여름 아침 푸른 풀섶에서 이슬을 머금고 몇 송이의 해맑은 연한 붉은 빛으로 피어나는 꽃은 소박하면서도 청초하기만 하다. 나팔꽃이 도시적인 세련된 미인이라면 메꽃은 드러나지 않은 순박한 시골 미인이라 할 수 있겠다.
워낙 흔한 풀꽃인데, 원예종으로 사람들의 사랑을 톡톡히 받는 나팔꽃에 과명을 빼앗기지 않고 '메꽃과'를 대표하는 꽃이 된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 서울 대모산
메꽃의 속명'Calystegia'는 '꽃받침'을 뜻하는 calyx와 '뚜껑'을 뜻하는 stege의 합성어로 꽃받침 위로 2개의 작은잎이 꽃을 감싸고 있는 메꽃의 특징을 나타내고 있다.
메꽃은 같은 그루의 꽃끼리는 수정하지 않고 다른 그루의 꽃과 수정해야 열매를 맺는다고 한다. 그래서 열매를 잘 맺지 못하여 메꽃을 '고자화'라고도 부른다. 꽃말은 '충성'. 이에는 충직한 병사의 죽음과 관련된 전설이 떠돌고 있지만 급조한 듯 알맹이 없는 이야기로 보인다.
메꽃은 같은 식구인 나팔꽃과 마찬가지로 낮에만 피고 밤이면 오므라든다. 하지만 날씨가 흐리면 다음날까지 피어 있게 된다. 꽃줄기는 꽃이 지고도 계속 자라서 최고 2배의 길이로 자란다.
주로 땅속줄기로 번식하는데, 예전에는 땅속줄기를 밥에 넣어 먹기도 하였다. 보리를 베고 난 다음 모내기를 위해 논을 갈 때 드러나는 메꽃뿌리를 거두어 먹었다. 비타민과 전분이 풍부해 구황식물로 사용한 것이지만 설사를 일으키기도 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꽃과 잎을 차로 우려 마시면 혈당과 혈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뿌리·잎·줄기 등 전체를 이뇨·강장·피로회복 등에 효능이 있어 방광염· 당뇨병·고혈압 등에 사용한다.
이 땅에 자생하는 나팔꽃으로는 메꽃 외에 큰메꽃, 줄기에 털이 있는 선메꽃, 꽃이 작은 애기메꽃, 바닷가에 사는 갯메꽃, 제주도에 자생하는 아욱메꽃 등이 있고, 외래종으로 잎짬에 여러 개의 꽃이 피는 서양메꽃도 있다.
● 메꽃 Calystegia japonica | bindweed ↘ 통화식물목 메꽃과 메꽃속 여러해살이풀
키는 50~100㎝이고, 잎은 긴 타원형으로 양쪽 밑에 귀 같은 돌기가 있다. 길이는 5~10㎝, 폭은 2~7㎝로 뾰족하다. 뿌리는 흰색으로 굵으며 사방으로 퍼지며 군데군데에 덩굴성 줄기가 자라 잎이 나오고 다시 지하경이 발달하여 뻗어 나간다.
꽃은 6~8월에 피고 연한 홍색이며 잎겨드랑이에 긴 꽃줄기가 나와서 끝에 1개씩 위를 향하여 달린다. 꽃받침 밑에 달린 2개의 포(苞)는 녹색이며 심장형이다. 꽃은 지름 5cm 정도이고 깔때기형이다. 5개의 수술과 1개의 암술이 있고 흔히 열매를 맺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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