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일기

해남 가학산(흑석산)의 둥근배암차즈기, 대극, 싱아, 바위채송화, 원추리, 벽오동, 푸른큰수리팔랑나비

모산재 2011. 8. 18. 13:17

 

찌는 듯한 7월 말, 사내 일곱이 떠난 여름 여행.

 

목포에서 영암 월출산을 지나 성전으로 이어지는 길, 그리고 금방 계곡면 휴양림에 도착한다. 가학산과 흑석산이 능선으로 연결되며 나란히 붙어 있어 가학산이라 부르기도 하고 흑석산이라 부르기도 하는 모양이다.

 

흑석산(650m)은 서쪽으로 두억봉(529m), 북동쪽으로 가학산(577m)과 별매산(465m)으로 이어지면서 영암군과 해남군을 가르는 큰 산줄기를 형성한다. 멀리 북동쪽으로는 월출산이 남쪽으로는 두륜산이 보이는데, 주능선이 바위로 되어 있다.

 

 

 

휴양림에 도착하여 통나무집에 숙소를 정하고 흑석산을 오르기로 한다. 휴양림은 1998년에 개장하였는데 해남군청에서 관리한다.

 

 

산에 오르기 직전 미리 물이나 마셔 두자고 정수기 물을 받아 한 모금 들이키다가 갑자기 '불만제로'에서 다룬 정수기 문제가 생각나 퍼뜩 물잔 속을 살펴보니, 아뿔싸...! 

 

멀건 콧물을 희석한 듯 변질된 액체... 너무하구나 해남군청! 낯선 곳에서 정수기 물, 절대 마시지 마시라...

 

 

 

어쨌거나 산행에 나섰다. 비가 올 듯 산쪽으로는 어두운 구름이 몰려든다. 뒤로 보이는 산이 바로 흑석산이다. (100mm 매크로 렌즈로 나선 바람에 아래 사진은 환하게 괜 다음날 아침 사진임)

 

 

 

 

휴양림 너른 마당가엔 벽오동이 한창 꽃을 피우고 있다. (다음날 아침 사진)

 

 

 

 

※ 흑석산 등산 안내도 

 

 

 

수리딸기 나무가 흔하게 보인다.

 

 

 

 

사방이 컴컴해지면서 빗방울이 듣기 시작한다.

 

 

원추리꽃

 

 

 

 

 

비를 피하여 잠시 피신하였다가 다시 오르기로 한다. 바람재 방향으로 오르려던 것을 경사가 비교적 완만해 보이는 가리재 쪽으로...

 

입구에는 피고 지는 둥근뱀차즈기(둥근배암차즈기) 꽃이 흔하게 보였다. 남도에만 볼 수 있는 꽃인데 나로선 처음 만나는 꽃이다. 한해살이풀인 배암차즈기와는 달리 여러해살이풀이고 꽃이 많이 큰 편이다.

 

 

 

 

잎이 겹잎으로 된 점도 배암차즈기와는 다른 특징이다.

 

 

 

 

 

이곳에서 흔히 만나는 나비 종류.

 

날개 끝 붉은 무늬로 부전나비 종류인가 했는데, 푸른큰수리팔랑나비라는 팔랑나비과 나비란다. 어쩐지 까만 눈이 커다랗다 싶었다...

 

 

 

커다란 날개, 태극무늬가 아름다운 태극나방

 

 

 

흔하게 보이는 대극

 

 

 

그리고 싱아

 

 

 

숲속에 핀 개맥문동 꽃

 

 

 

 

가리재 지나 능선길 바위봉우리에서 100mm 렌즈로 내려다본 휴양림 전경

 

 

 

맞은편의 두억봉

 

 

 

다소 늦은 계절인데도 바위채송화 꽃이 남아 있다.

 

 

 

두억봉을 건너다보며 핀 원추리 꽃

 

 

 

휴양림 너머 쪽으로 보이는 두 저수지(아마도 율치제, 금생제이겠지...) 

 

 

 

새머루 열매 위에서의 노린재의 사랑

 

 

 

 

날씨가 흐려 하늘이 흐리고 전망도 시원치 않고 별다른 풀꽃들도 보이지 않고...

 

깃대봉인가...? 싶은 곳을 올려다보다가 정상 오르기는 포기하고 왔던 길을 되돌아 내려온다.

 

 

 

실고사리

 

 

 

 

 

산을 내려오니 동료들이 벌써 소고기를 구우며 소줏잔을 기울이고 있다.

 

 

모자라는 술과 안주, 난꾼인 우리 강 선생이 근처에 사는 지인에게 전화하더니 금방 조달하는 재주를 부린다. 낯선 땅에서 마당발임을 유감없이 발휘하니 모두들 감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