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가 피었습니다. 지난 겨울의 한파로 예년에 비해서는 열흘 이상 늦었지만 그윽한 향기를 고요히 내뿜으며 청초하게 핀 모습은 맑은 기품 간직한 아리따운 가인을 보는 듯 설레게 합니다.
桐千年老恒藏曲(동천년로항장곡) 오동나무는 천 년을 늙어도 항상 아름다운 가락을 지니고
梅一生寒不賣香(매일생한불매향) 매화는 일생을 추위 속에서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
月到千虧餘本質(월도천휴여본질) 달은 천 번을 이지러져도 본바탕이 변하지 않고
柳莖百別又新枝(유경백별우신지) 버들 줄기는 백번 꺾여도 새가지가 돋아난다.
상촌 신흠(申欽, 1566~1628)의 유명한 시구절이 절로 떠오릅니다. 그리고 안민영의 매화사도 함께...
2011. 3. 31. 가락동
어리고 성긘 柯枝(가지) 너를 밋지 아녓더니
눈ㄷ 期約(기약) 能(능)히 직혀 두세 송이 퓌엿고나
燭(촉)잡고 갓가이 랑헐 제 暗香(암향)좃 浮動(부동)터라
氷姿玉質(빙자옥질)이여 눈 속에 네로구나
가만이 香氣(향기)노아 黃昏月(황혼월)을 期約(기약)니
아마도 雅致高節(아치고절)은 너인가 노라
눈으로 期約(기약)터니 네 果然(과연) 푸엿고나
黃昏(황혼)에 달이 오니 그림자도 셩긔거다
淸香(청향)이 盞(잔)에 스니 醉(취)코 놀녀 허노라
黃昏(황혼)의 돗는 달이 너와 긔약 두엇더냐
閤裡(합리)의 든 치 향긔 노아 맛는고야
엇지 梅月(매월)이 벗 되는 쥴 몰낫던고 노라
이 눈을 모라 山窓(산창)에 부딋치니
찬 氣運(기운) 여드러 는 梅花(매화)를 侵勞(침노)허니
아무리 어루려허인들 봄이야 아슬소냐
져 건너 羅浮山(나부산) 눈 속에 검어 웃 울통불통 광등걸아
네 무 힘으로 柯枝(가지) 돗쳐 곳조 져리 피엿다
아모리 석은 半(반)만 남아슬망정 봄줄 어이리오
東閣(동각)에 숨운 치 躑躅(척촉)인가 杜鵑花(두견화)인가
乾坤(건곤)이 눈이여늘 졔 엇지 감히 퓌리
알괘라 白雪陽春(백설양춘)은 梅花(매화)밧게 뉘 이시리
- 안민영, 매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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