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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물 재배종

매화, 아치고절(雅致高節)

by 모산재 2011. 4. 15.

 

매화가 피었습니다. 지난 겨울의 한파로 예년에 비해서는 열흘 이상 늦었지만 그윽한 향기를 고요히 내뿜으며 청초하게 핀 모습은 맑은 기품 간직한 아리따운 가인을 보는 듯 설레게 합니다.

 

       桐千年老恒藏曲(동천년로항장곡)    오동나무는 천 년을 늙어도 항상 아름다운 가락을 지니고

       梅一生寒不賣香(매일생한불매향)     매화는 일생을 추위 속에서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

       月到千虧餘本質(월도천휴여본질)     달은 천 번을 이지러져도 본바탕이 변하지 않고

       柳莖百別又新枝(유경백별우신지)     버들 줄기는 백번 꺾여도 새가지가 돋아난다.


상촌 신흠(申欽, 1566~1628)의 유명한 시구절이 절로 떠오릅니다. 그리고 안민영의 매화사도 함께...

 

 

 

2011. 3. 31. 가락동

 

 

 

 

 

 

 

 

 

 

 

 

 

 

   어리고 성긘 柯枝(가지) 너를 밋지 아녓더니          

   눈ㄷ 期約(기약) 能(능)히 직혀 두세 송이 퓌엿고나

   燭(촉)잡고 갓가이 랑헐 제 暗香(암향)좃 浮動(부동)터라

 

   氷姿玉質(빙자옥질)이여 눈 속에 네로구나

   가만이 香氣(향기)노아 黃昏月(황혼월)을 期約(기약)니

   아마도 雅致高節(아치고절)은 너인가 노라

 

   눈으로 期約(기약)터니 네 果然(과연) 푸엿고나

   黃昏(황혼)에 달이 오니 그림자도 셩긔거다

   淸香(청향)이 盞(잔)에 스니 醉(취)코 놀녀 허노라

 

   黃昏(황혼)의 돗는 달이 너와 긔약 두엇더냐           

   閤裡(합리)의 든 치 향긔 노아 맛는고야

    엇지 梅月(매월)이 벗 되는 쥴 몰낫던고 노라

 

   이 눈을 모라 山窓(산창)에 부딋치니              

   찬 氣運(기운) 여드러 는 梅花(매화)를 侵勞(침노)허니

   아무리 어루려허인들 봄이야 아슬소냐

 

   져 건너 羅浮山(나부산) 눈 속에 검어 웃 울통불통 광등걸아  

   네 무 힘으로 柯枝(가지) 돗쳐 곳조 져리 피엿다

   아모리 석은  半(반)만 남아슬망정 봄줄 어이리오 

 

   東閣(동각)에 숨운 치 躑躅(척촉)인가 杜鵑花(두견화)인가

   乾坤(건곤)이 눈이여늘 졔 엇지 감히 퓌리

   알괘라 白雪陽春(백설양춘)은 梅花(매화)밧게 뉘 이시리

- 안민영, 매화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