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풀꽃

물결치듯 사르르 바람타는 풍도바람꽃, 그 속을 가만히 들여다보기

모산재 2011. 3. 30. 11:48

 

변산바람꽃과 아주 닮은 풍도바람꽃, '바람꽃'이란 이름처럼 미세한 바람결에도 하얀 꽃잎이 사르르 출렁인다.

 

넓은 산기슭 전석지에서 아름드리 그루터기나 바위에 안겨서 무더기로 핀 하얀 꽃들이 물결치듯 바람을 타는 모습은 그야말로 황홀경을 이룬다.

 

 

 

 

 

 

 

풍도바람꽃은 변산바람꽃과 너도바람꽃과 함께 우리 나라에 자생하는 너도바람꽃속 3종 중에 가장 늦게 국가표준식물목록에 이름이 오른 풍도 고유의 꽃이다.

 

 

변산바람꽃과 다른 점이 별로 없어 변산바람꽃으로 불려왔지만, 몇 년 전 오병운 교수(충북대)가 퇴화된 깔때기 모양의 꽃잎이 변산바람꽃보다 크고 다르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하면서 독립된 종으로 등록되었다.

 

형태적으로 변산바람꽃과 거의 다를 바가 없는데, 환경 변화에 따른 이 정도의 변이하면 품종이나 변종 정도로 배치하는 게 타당하지 않을까? 변산바람꽃과는 독립된 종으로 발표되었다는 사실이 개인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풍도바람꽃과 너도바람꽃 등 너도바람꽃속의 자생 꽃들은 한 개체에 하나의 꽃을 피우며 하얀 꽃잎(실은 꽃받침)이 5장인 것이 기본이다.

 

그러나 꽃잎이 6장인 것도 다수 발견될 뿐더러 경우에 따라서는 겹꽃으로 피는 것이 발견되기도 한다. 너도바람꽃의 경우에는 더러 한 개체에 두 송이 피는 꽃들이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하얀 꽃잎으로 보이는 부분은 실은 꽃받침이 진화한 것이다. 원래 꽃잎이었던 부분은 반대로 퇴화되어 꽃잎의 모양이라기보다는 얼핏 꽃밥을 달고 있는 수술처럼 보인다. 그러니까 꽃잎은 퇴화하고 꽃받침이 진화하여 특이한 구조의 꽃이 된 것이다.

 

퇴화된 꽃잎은 수술들 바깥쪽으로 원을 그리듯 오목한 깔때기 모양을 하고 있는데 노랑 또는 녹색이다. 깔때기 모양의 꽃잎 수는 5~10개로 일정하지 않다.

 

퇴화된 꽃잎 안쪽으로 수술이 수십 개 빼곡히 들어서 있고 가운데에 4~5갈래로 된 암술이 모습을 보인다. 

 

 

 

 

 

 

 

 

▼ 꽃잎으로 보이는 부분은 원래 꽃받침이 발달한 것이고, 그 안쪽 노랑 또는 초록의 깔때기 모양이 퇴화된 꽃잎이다.

 

 

 

 

 

▼ 퇴화된 꽃잎 안쪽에는 보라색의 꽃밥을 단 수술이 빼곡히 들어 있고, 한 가운데에는 뿔모양의 암술이 네 갈래로 자라 있다.

 

 

 

 

 

 

 

 

 

● 풍도바람꽃 Eranthis pungdoensis B. U. Oh  ↘  미나리아재비과 너도바람꽃속 여러해살이풀

덩이뿌리는 지름 1~2cm이다. 잎은 방사형으로 오각형에 가까운 원형, 3갈래로 깊게 갈라지며, 폭 2~3cm이다. 꽃줄기는 뿌리에서 하나씩 나며, 길이 11~29cm다.

꽃은 2~3월에 피는데 꽃줄기 끝에 하나씩 달리며, 꽃자루는 길이 1.1~1.9cm이다. 꽃받침은 5~10장이고, 길이 1.0~1.9cm, 폭 0.9~2.0cm이다. 꽃잎은 4~11장이고, 꽃받침 위 수술들 속에 섞여 깔때기 모양으로 난다. 꽃잎의 중앙 아랫부분이 옅은 노란색이며 위쪽 가장자리가 짙은 녹색이고, 길이 2.5~3.7mm이다.

저지대 활엽수림 밑에서 자라는 여러해살이풀이다. 우리나라 경기도 풍도에 분포하는 한국 고유종이다. 변산바람꽃과 유사하나 꽃잎의 크기가 매우 커서 구별된다.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생물종정보관리체계구축(2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