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앞바다에 떠 있는 작은 섬 풍도는 풍도바람꽃으로 가장 먼저 봄소식을 전하는 섬으로 널리 알려졌지만, 풍도바람꽃 외에도 꿩의바람꽃, 풍도대극, 가지복수초, 노루귀 등도 비슷한 시기에 앞다투어 꽃을 피우는 봄꽃의 천국이다.
한파가 기승을 부린 겨울을 나고도 어김없이 풍도에는 봄꽃들이 피었다. 키 작은 분홍노루귀와 흰 노루귀도 복수초, 풍도바람꽃과 함께 꽃망울을 열었다.
솔숲 속에서 솜털 보송보송한 분홍꽃망울을 무더기로 내미는 모습은 앙증스럽고 황홀하다. 꽃을 감싸고 있는 세 개의 포잎은 정말 쫑긋 세운 노루의 귀를 연상시킨다.
노루귀는 지역과 환경에 따라 꽃의 색이 다르다. 경기도 일원에는 푸른 꽃 노루귀가, 그 남쪽 지역에서는 분홍 노루귀가 많이 자란다. 흰 노루귀는 지역에 상관없이 발견된다.
또 지역 환경에 의해 새로운 종으로 고정되기도 하는데, 척박한 남해안과 제주도 등에서는 개체가 작아진 새끼노루귀, 부식질이 풍부하고 습도가 높은 울릉도에서는 개체가 크고 상록성인 섬노루귀로 진화되었다.
노루귀는 꽃을 먼저 피우고 꽃이 질 무렵 파란 잎을 내민다. 노루귀(Hepatica asiatica)의 속명 'Hepatica'는 '간장(肝腸)'을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비롯된 것이라 한다. 세 개로 나뉘진 잎 모양이 간장을 닮아서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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