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리, 곤충

사마귀(Tenodera angustipennis)

모산재 2010. 12. 14. 00:03

 

굴업도 해변의 사마귀

 

 

 

 

 

 

몸길이 60∼85mm로 몸집이 큰 편이다. 몸빛깔은 대부분 녹색이고 진한 갈색이나 연한 갈색인 개체도 있다. 암컷은 수컷보다 매우 크고 배의 나비가 넓다. 촉각(더듬이)이 다른 종보다 길다. 앞가슴의 뒤쪽은 앞다리 밑마디보다 조금 긴 점으로 구별이 된다. 앞가슴의 어깨는 비교적 발달했으며 옆가두리의 수평부는 가늘고 앞쪽은 나비가 넓다. 앞날개는 꼬리부의 뒤쪽에 이어진다. 앞날개를 펼치면 앞가두리의 옆부분은 비교적 나비가 좁은 녹색의 가죽질이고 그 밖의 부분에는 갈색의 날개맥이 여러 줄 있다. 뒷날개를 펼치면 투명한 황갈색 바탕에 나비가 좁고 불규칙한 검은색 무늬가 가운데에 여러 개 나 있다. 앞다리는 먹잇감을 도망가지 못하도록 붙잡기에 알맞도록 낫 모양으로 가시가 많다.

 

주로 평지와 저수지 주변의 초원 지대에 서식한다. 9월부터 11월까지 볼 수 있으며 주행성으로 나뭇가지나 잡초 위에서 먹이를 기다린다. 사마귀는 살아 있는 곤충만 먹고 사는데, 먹이를 바이스(vise)처럼 생긴 파악기(把握器)로 붙잡는다. 불안하면 '위협' 자세를 취하는데, 날개있는 종일 경우 날개를 들어올려 살랑살랑 소리를 내며 선명한 경계색을 나타낸다. 주로 작은 곤충을 잡아먹지만 때로는 개구리나 도마뱀과 같은 척추동물도 먹는다.

 

의태가 발달해 주변 환경에 따라 몸빛깔을 변화시킨다. 왕사마귀와 매우 비슷해서 구별이 쉽지 않은데, 왕사마귀에 비해 등이 매우 좁고 가늘며, 알집의 모양도 왕사마귀가 한쪽이나 양쪽 모서리가 편평해 짧은 원통형에 가까운 데 비해 옆에 조금 모가 지고 타원형에 가깝다. 

 

사마귀 암컷은 교미 후 수컷을 무조건 잡아먹는 것으로 악명 높은데, 이는 산란기로 말미암아 예민한 상태로 알을 키우기 위한 충분한 영양섭취를 위해 눈앞에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모든 수컷 사마귀는 아니고 간혹 조심성 없는 수컷 사마귀가 잡아먹히는 것이며 게다가 매번 그런 것도 아니다. 수컷 사마귀는 목숨을 걸고 조심스럽게 암컷에게 접근하지 않으면 교미를 채 하기도 전에 잡아먹힐 수 있다.

 

교미 후 암컷은 커다란 고치 모양의 주머니에 200여 개의 알을 낳는다. 사마귀는 알의 상태에서 겨울을 나기 때문에, 거품으로 알주머니를 만들어서 알을 보호한다. 알주머니안에는 공기가 들어가서 추운 겨울에도 살아남을 수 있다. 봄이 되면 애벌레가 부화하는데 약충(若蟲)은 날개는 없지만 성충과 매우 닮았으며, 여러 약충들이 함께 우화(羽化)하고, 가끔은 서로 잡아먹기도 한다.

 

개미, 도마뱀, 도롱뇽, 여치 등의 사마귀 애벌레 사냥으로 수가 조절된다. 사마귀의 천적으로는 성충의 몸안에 기생하는 유선형동물(연가시)이 있다. 연가시류 동물은 잠자리 등의 먹이 곤충의 몸속에서 기생하고 있다가, 사마귀가 곤충을 잡아먹으면 그때 살 곳을 사마귀의 몸속으로 옮기는 것이다.

 

세계적으로 2,000여 종에 이를 정도로 사마귀의 종류는 많지만 한국에는 왕사마귀, 좀사마귀, 항라사마귀(북한말:유리날개사마귀) 등 한국에는 사마귀과에 4종이 분포한다. 이중 항라사마귀는 희귀종이다.

 

사마귀와 관련한 이야기도 많다. 사마귀가 손등에 오줌을 싸면 '사마귀'가 생기고, '사마귀'를 사마귀에게 물리게 하면 낫는다는 속설이 전해온다. 사마귀는 공격적이고 호전적이어서 큰 동물에게 덤비는 것을 빗대어 분수도 모르고 강적에게 반항함을 비유한 '당랑거철(蟷螂拒轍)' 또는 '당랑지부(蟷螂之斧)'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사마귀의 영어 이름 'mantis'는 원래 '점쟁이'라는 뜻으로, 이 곤충이 초자연적인 힘을 지녔다고 믿었던 고대 그리스인들이 그러한 이름을 붙였다. 오늘날에 쓰이는 역시 '점쟁이'라는 뜻의 영어 이름 'mantid'도 그러한 믿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사마귀에 대한 수많은 속설이 있는데, 사마귀의 갈색 침(唾液)은 눈을 멀게 하고 사마귀를 먹은 말이나 노새는 죽는다고 한다.

 

'praying mantid'라는 영어 일반명과 황나사마귀의 학명인 'Mantis religiosa'는 'Gottesanbeterin'(독일어), 'prie-Dieu'(프랑스어), 'prega-Diou'(프로방스어), '신(神)의 말[馬]'(서인도제도)과 함께 경신(敬神:신을 공경함)의 의미를 담고 있다. 또한 사마귀는 'devil's horse'(악마의 말), 'mule killer'(노새 살해자) 등의 영어 이름도 가지고 있다. 어느 사마귀나 사나운 육식곤충이기 때문에 'praying'(기도한다)보다는 'preying'(잡아먹는다)이라는 표현이 더욱 잘 어울린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