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풀꽃

'다가올 행복', 동의나물(Caltha palustris) 가을에 꽃 피웠네

모산재 2010. 11. 7. 22:57

 

계절을 잊고 피는 꽃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이른봄에 꽃을 피워 봄소식을 전하는 전령사 역할을 하는 동의나물, 그래서 꽃말조차 '다가올 행복'인 동의나물이 가을에 꽃을 피웠다. 제비꽃과 할미꽃과 양지꽃과 조개나물이 가을에 꽃을 피우는 것은 종종 관찰할 수 았지만 동의나물이 가을에 꽃을 피우는 것은 처음 본다.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풀 동의나물은 물을 좋아해 깊은 산골짜기의 물가나 산기슭 습지 주변을 좋아한다. 둥글고 광택이 있는 푸른 잎 모양도 그에 못지않게 아름답다. 꽃봉오리 모양이 물동이 같다 하여 동의나물이라고 부르게 되었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그리 고개가 끄덕여지는 설명은 아닌 듯하다.

 

원숭이나물, 입금화(立金花), 노제초(蘆蹄草), 수호려(水葫廬) 등의 딴이름으로도 불린다. 영명은 marsh marigold.

 

 

 

 

 

↓ 하늘공원

 

 

 

 

 

동의나물의 뿌리줄기는 짧고 흰색의 굵고 가는 뿌리가 잘 발달되어 있다. 속이 빈 연약한 줄기가 비스듬히 자라다 뿌리를 내리면 그 곳에서 다시 곧은 줄기가 나오며 때론 가지를 만들어 전체적으로 한아름 되는 포기를 만든다. 

 

잎은 뿌리와 줄기에서 바로 나오는데, 뿌리에서 나오는 잎은 둥그렇고 긴 잎자루가 있나 줄기에서 나오는 잎에는 잎자루가 없다. 잎가장자리에는 끝이 뭉툭한 톱니들이 고르지 않게 나 있다.

 

꽃은 4~5월에 줄기 끝에 노란색으로 2송이씩 핀다. 미나리아재비과의 꽃들이 대개 그렇듯이 꽃잎은 없는데, 5~6장으로 된 노란 꽃받침잎이 꽃잎처럼 보인다. 꽃받침 안쪽에 노란 수술이 빼곡히 들어 있는 모습이 아름답다.

 

 

 

 

 

나물이란 이름이 붙어 있지만 유독성이니 조심해야 한다. 잎 모양이 비슷한 곰취로 오인하여 사고를 일으키기도 한다. 곰취는 산채로 훌륭한 풍미를 자랑하지만 동의나물은 독성이 있어 배탈이 나거나 설사를 일으킨다. 굳이 나물로 먹으려면 어린 잎을 삶아서 독성을 우려내야 한다.  

 

한방에서는 뿌리를 포함한 모든 부분을 노제초 또는 수호려라는 이름의 약재로 쓰는데 진통과 거풍에 효과가 있다. 가래가 많이 생기거나 몸살 기운이 있을 때, 머리가 어지럽거나 상한 음식을 먹었을 때 치료제로 쓴다.

 

 

 

 

■ 동의나물 유사종

 

동의나물은 동의나물보다 작고 꽃줄기가 눕는 '눈동의나물', 동의나물보다 크고 잎이 둥근 '참동의나물'로 나누기도 하였지만 현재 표준식물목록에서는 이 둘은 모두 동의나물로 통합되었다.

 

동속의 다른 종으로 애기동의나물(Caltha natans)이 있는데, 꽃잎 역할을 하는 꽃받침이 희고 가장자리는 연한 붉은색 또는 황갈색이다. 동의나물에 비해 꽃이 지름 5mm 정도로 작으며 위를 향하여 핀다. 또한 심피가 20-30개로 많다. 북부지방 고산지대 물가에 자라며 중국, 러시아, 몽골, 유럽, 북미 등에 분포한다. '흰동의나물' 또는 '흰꽃동의나물'이라고도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