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와 나방

멋스런 날개를 가진 담배거세미나방 Spodoptera litura

모산재 2010. 10. 14. 23:18

 

추석 다음날 아침 마당을 거닐다가 채마밭 나무 꼬챙이 끝에 진동하듯 빠르게 날개짓 하는 나방이 보여 카메라를 들이댄다. 자세가 좀 요상하여 바른 형태를 짐작하기 어렵다.

 

요 녀석의 정지된 본 모습을 보고 싶어 툭 건드렸더니 날아가다, 전날 비가 와서 질척거리는 마당에 철퍼덕 앉는다.

 

 

 

 

 

 

 

 

 

물이 흥건한 바닥에 앉아서는 날개를 파다닥거리며 기어가기 시작하는데, 비로소 이 녀석의 모습이 제대로 보이기 시작한다. 옅은 갈색과 짙은 갈색의 빛깔로 그려진 날개 무늬만 본다면 꽤 우아하고 아름다운 녀석이다.

 

형태개 밤나방과인 듯해서 이 녀석의 정체를 검색해 보니 담배거세미나방이다. 예쁜 날개의 특징을 잡아서 '멋쟁이흰뒷날개밤나방'으로 부르기도 하고, 종소명을 따서 '리투라밤나방'이라고도 한다.

 

 

 

 

 

 

 

 

담배거세미나방은 이름 그대로 담배를 비롯해 채소류, 화훼류, 특용작물 등 100여 종 이상에 해를 끼치는 광식성 해충이라고 한다. 특히 배추, 고추, 파, 양하 등에 피해를 많이 주고 있다. 날개길이 16∼17 mm이다. '거세미(cutworm)'는 농작물이나 묘목의 뿌리를 잘라놓는 해충을 가리키는 말이다. 무 ·가지 ·토마토 ·오이 ·콩 ·파 ·화초 등의 작물을 해치는 거세미는 밤나방과에 속하는 거세미나방과 도둑나방(배추밤나방)의 유충(애벌레)으로 낮에는 흙 속에 숨어 있다가 밤에 활동하면서 뿌리를 해쳐 묘목을 쓰러뜨린다.

 

멀쩡한 고춧대나 가짓대 등이 쓰러져 있는 것을 흔히 보게 되는데 이게 모두 이들 밤나방과 나방들의 유충인 거세미가 저지른 짓인 모양이다. 

 

 

 

 

 

 

 

 

담배거세미나방의 기주식물이 뽕나무라고 하는데, 우리 집 마당 끝에 자라고 있는 뽕나무 때문에 꾀어든 것인지도 모른다. 게다가 집 주변은 옹작물들이 자라는 들판이니...

 

 

날개편 길이 16~17mm. 앞날개는 담황갈색 바탕인데 수컷은 외횡선과 아외연선 사이에 시정에서 후연에 이르기까지 청회백색을 띤다. 뒷날개는 반투명한 백색을 띠는데 외연선은 암색을 띠고 전각 부근도 약간 암색을 띤다.

 

성충은 8~9월에 나타난다. 유충은 뽕나무류 ·귤나무류의 잎을 갉아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