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상태로 자라는 삼, 대마(大麻)를 태산에서 만난다.
어린 시절 우리의 농가에서는 집집마다 삼베옷을 지어입기 위해 삼농사를 지었다. 봄에 심었다가 초여름이면 수확하였는데, 보리가 누렇게 익어가는 들판 속에 푸른 숲으로 일렁이는 삼논은 장관이었다. 수확이 다소 늦어 삼을 길렀던 논은 언제나 모내기가 뒤늦게야 이루어졌다. 농촌에 흔했던 삼밭 풍경은 지금은 거의 보기 어려운 시대가 되었다.
삼밭은 아닐지라도 삼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지난시절의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어린 시절에도 삼꽃을 보고 참 볼품없다 생각했는데, 가만히 들여다보니 환삼덩굴 꽃과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닮았다.
삼은 암수딴그루인 한해살이풀이다. 같은 삼과인 환삼덩굴이나 호프는 여러해살이 덩굴풀이다. 중앙아시아가 원산지이며 열대 지방과 온대 지방에서 섬유 식물로 널리 재배하고 있다.
↓ 중국 산동 태산
● 삼 Cannabis sativa | Hemp ↘ 쐐기풀목 삼과 삼속의 한해살이풀
곧은 뿌리는 지하 30∼40cm까지 뻗어 들어가지만 곁뿌리가 발달하지 않아 잘 뽑힌다. 높이는 온대 지방에서 3m에 달하고 열대 지방에서는 6m까지 자란다. 줄기는 곧게 서고 횡단면이 둔한 사각형이며 잔털이 있고 속이 비어 있으며 녹색이다. 줄기 표면에는 세로로 골이 파인다. 줄기 밑 부분에 달린 잎은 마주나고 잎자루가 길며 3∼10개의 작은잎으로 갈라진 손바닥 모양의 겹잎이고, 줄기 윗부분에 달린 잎은 어긋나고 3개의 작은잎으로 갈라지거나 홀잎이며 잎자루가 짧다. 작은잎은 바소꼴이고 폭이 좁으며 양끝이 뾰족하고 표면이 거칠며 뒷면에 잔털이 빽빽이 있고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암수딴그루이고 7∼8월에 연한 녹색으로 핀다. 수꽃은 가지 끝의 잎겨드랑이에 원추꽃차례를 이루며 달리고, 암꽃은 줄기 끝 부분의 잎겨드랑이에 짧은 수상꽃차례를 이루며 달린다. 수꽃은 큰 꽃밥을 가진 5개의 수술과 5개의 꽃받침조각이 있으며, 꽃이 피면 꽃밥이 가운데에서 세로로 갈라져 많은 수의 화분을 날려보내는 풍매화이다. 암꽃은 매우 작고 꽃자루가 없으며 1개의 암술이 있고 씨방은 1개의 꽃받침에 싸여 있으며 암술대는 2개로 갈라져 꽃받침 밖으로 나온다. 열매는 수과이고 약간 편평한 달걀 모양의 원형이며 잿빛이 도는 흰색의 단단한 껍질이 있고 가을에 익는다. 종자는 광택이 있고 잿빛이 도는 흰색 또는 잿빛이 도는 갈색을 띠며 표면에는 2줄의 무늬가 있다.
삼은 재배 역사가 가장 오래 된 작물 중에 하나이다. 기원전 2000년 무렵에 중앙아시아에서 재배되었으며, 중국·유럽에 전파된 것은 기원전 1500년 무렵이다. 18세기까지 유럽 각국에서 중요한 섬유작물로 재배하였으나 인도의 황마와 마닐라삼의 도입으로 생산이 감소하였다. 한국에서도 옛날부터 재배해온 중요한 섬유작물로 《삼국사기》에도 삼에 대한 기록이 있다. 적어도 기원전 1세기 무렵에는 들어왔으리라 추측하고 있다.
삼속(Cannabis)은 중앙아시아산 삼(C. sativa), 인도대마초(C. indica), 러시아 대마(C. ruderalis) 등이 있는데, 이중 삼(C. sativa)이 가장 대형이고, 인도대마초(C. indica)는 가지가 많이 갈라지며, 러시아 대마(C. ruderalis)는 가지가 거의 갈라지지 않는 특징으로 구분된다. 인도대마초는 삼속 식물 중에서 THC 성분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마 줄기의 섬유는 삼베를 짜거나 로프·그물·모기장·천막 등의 원료로 쓰이고, 열매는 향신료의 원료로 쓰인다. 종자는 조미용이나 기름을 짜는 데 쓰인다. 한방에서는 열매를 화마인(火麻仁)이라는 약재로 쓰는데, 변비와 머리카락이 나지 않을 때 효과가 있다.
삼의 잎과 꽃에는 테트라히드로카나비놀(THC)을 주성분으로 하는 마취 물질이 들어 있어 담배로 만들어 흡연하면 중독 증세를 보인다. 이것을 대마초라고 한다. 대마초는 사고력의 저하·비현실감·망상·흥분·주의력 저하를 일으키고 시간과 공간에 대한 감각을 변화시키며 시각과 운동신경에 장애를 일으킨다.
다 자란 암그루 꽃이삭과 줄기 윗부분의 잎에서 분리한 호박색의 수지(樹脂)를 가루로 만든 것이 마약인 하시시(hashish)이다. 재배 삼의 암그루 꽃이삭과 잎에서 얻은 마약을 간자(ganja), 야생 삼에서 얻은 마약을 마리화나(marihuana) 또는 브항(bhang)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는 대마관리법(1976.4.7. 법률 제2895호)으로 재배 및 취급을 규제하고 있으며, 허가없이 재배하지 못한다.
삼은 주로 섬유를 얻기 위해 재배하는데, 러시아가 가장 많은 양을 생산하고, 인도·루마니아·중국·헝가리·폴란드·터키 등이 중요 생산국이다. 아시아에서는 주로 한국·중국·일본에서 재배한다. <두산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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