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양치식물, 이끼류, 지의류

부채괴불이끼, 부채 닮은 꼬마 양치식물

by 모산재 2010. 5. 5.

 

4월말 꽃을 만나러 찾은 지리산, 아직도 겨울을 떨쳐버리지 못한 계곡에서 꽃은 보지 못하고 바위에 붙어 자라는 이끼류를 살펴보던 중 그렇게 보고 싶던 부채괴불이끼를 만난다. 유난히 시린 겨울을 잘 이겨낸 커다란 잎 옆에는 새로 자라나는 작은 잎들도 보인다.

 

학명은 Crepidomanes minutum인데 백과사전 등에서는 이명인 Gonocormus minutus로 기록되고 있다. 속명인 Crepidomanes는 슬리퍼를 뜻하는그리스어 'krepis'와 컵의 일종인 'manes'와 결합한 말이다. 종소명 minutum은 작은 것(minute, tiny)을 의미한다. 잎의 형태가 작은 슬리퍼를 닮았고 포막이 컵(또는 조) 모양이라고 생각하여 붙은 이름인 듯한데, 부채라는 접두어를 붙인 우리 이름이 더 멋져 보인다.

 

이름만 이끼이지 이 녀석은 고사리목에 속하는 처녀이끼과의 늘푸른 양치식물이다.

 

 

 

 

부채괴불이끼는 그늘진 숲속 습한 바위만이 아니라 나무 밑동에도 붙어서 자란다고 한다. 실처럼 가는 뿌리줄기가 옆으로 뻗으면서 검은빛을 띤 갈색 잔 털로 덮여 있으며 지름 1cm 정도의 잎이 드문드문 자란다. 잎은 둥글고 부챗살처럼 갈라지며 갈라진 조각은 줄 모양인데 맥이 하나씩 있다. 맥 위에는 샘털(선모)이 드문드문 난다. 잎자루는 길이 1∼2cm로 윗부분은 연한 녹색으로 털이 거의 없으나 밑부분은 짙은 갈색의 털이 빽빽하다.

 

홀씨주머니무리(포자낭군)는 작은 잎의 끝에 달린다고 하며 포막은 끝이 넓은 컵처럼 생겼으며 홀씨주머니턱(포자낭탁)이 길다.

 

 

 

처녀이끼과(Hymenophyllaceae)는 가는 뿌리줄기가 옆으로 벋으면서 잎이 드문드문 달리거나 무더기로 나오며 붙어서 살거나 땅에서 자란다.

 

세계에 34속 750종이 분포하며, 한국에는 5속 7종이 있다. 수염이끼(Hymenophyllum barbatum)가 남쪽 섬에서 흔히 자라고 이 밖에도 처녀이끼·난쟁이이끼·누운괴불이끼·괴불이끼·부채괴불이끼·애기괴불이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