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마귀쪽나무는 제주도에서 흔히 만날 수 있는 녹나무과의 나무이다. 애월의 해안, 삼달리 두모악, 우도의 산허릿길 등 발길 닿는 곳 어디서나 만날 수 있었으니 제주도의 대표 수종이라 해도 되겠다. 표고 700m 이내, 바닷가에서 가까운 산기슭에서 주로 자생한다고 한다.
어째서 이름이 까마귀쪽나무가 되었는지는 알 길이 없다. 그야말로 까마귀가 '쪽~'하고 뽀뽀라도 하는 나무인지, 아니면 그 열매를 까마귀가 좋아해서 붙은 이름인지... 어쨌거나 멋대로 상상해 보는 즐거움을 주는 정겨운 이름이다. 제주도 사람들은 '구름비'('구룬비'라고 표기하는 사람도 있다)라는 정감 있는 이름으로 부른다고 한다. 영명은 fiwa, 학명은 Litsea japonica.
까마귀쪽나무는 잎이 아름다운 나무이다. 사시사철 푸른 잎이 풍성하게 달린 모습이 사랑스럽고, 톱니 없는 매끄러운 타원형의 잎맵시가 예쁘다. 시원한 녹색으로 광택이 나는 잎의 앞면과, 보드라운 갈색 털이 촘촘히 나 있는 잎 뒷면의 색감 대조는 더욱 멋지다.
▼ 제주도 우도
▼ 제주도 삼달리
여름부터 가을까지 겹산형꽃차례로 노란빛이 감도는 흰 꽃이 피는데, 여러 송이의 꽃이 다닥다닥 붙어 핀 모습이 얼핏 보면 회양목 꽃을 닮았다. 암수꽃이 따로 피는데 수술이 수꽃에는 9개 암꽃에는 6개가 있어 서로 구별된다. 도토리 모양의 열매는 장과로 속에는 씨앗 하나가 들어 있다. 겨울을 나고 해를 넘기면서도 푸르던 열매는 봄이 지나면서 붉은색에서 검은색으로 익어간다. 익은 열매는 먹을 수 있다고 한다.
까마귀쪽나무는 바닷바람이 미치는 해안, 반음지와 공중 습도가 높은 곳에서 잘 자라고 물빠짐이 좋은 사질양토를 좋아한다고 한다. 해변의 방풍림이나 방조림에 알맞은 나무라고 하지만, 가로수나 정원수 등으로 심어도 괜찮은 나무로 보인다.
▼ 제주도 애월 해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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