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꽃나무 이야기

겨울 길목에서 꽃을 피운 광대나물 이야기

모산재 2009. 12. 30. 23:14

 

겨울이 드는 길목에 원주 부론의 산골짜기에 있는 폐사지 거둔사에서 광대나물 꽃을 만난다. 따스한 볕살을 받는 포근한 언덕배기에서 시린 바람을 이겨내고 붉은 꽃을 앙증스럽게 피웠다.

 

본래 귀화식물이지만 지금은 길가나 빈터에서 흔하게 자라는 한해살이풀. 언제 얻었는지 이름은 수없이 많다. 코딱지나물, 보개초, 접골초, 작은잎꽃수염풀, 진주연 등등…. 양지를 좋아해서 볕바라기 좋은 아늑한 장소에서 선개불알풀, 냉이 등과 함께 자라는 경우가 많다. 

 

광대나물은 뿌리 부근에서 여러 갈래줄기가 나오고, 네모난 줄기 마디마다 층을 이뤄 잎이 마주 달린다. 잎에는 털이 빼곡하고, 가장자리에 둥근 주름이 있다. 그 잎겨드랑이에서 돌려가며 붉은색 꽃이 핀다. 

  

 

↓ 원주 거둔사지

 

 

  

 

광대나물은 번식이 특이하게 이루어지는 꽃이다. 초봄에 피는 분홍색 꽃은 긴 대롱처럼 생겨서 작은 나비나 벌을 제외한 다른 곤충이 꿀을 빨아먹기가 어렵다. 꽃가루를 나르는 데 실패하되면 꽃이 진 뒤에 종종 꽃잎이 벌어지지 않는 닫힌 꽃을 피워 곤충의 도움 없이 제꽃가루받이가 이루어진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광대나물 씨앗에는 개미가 좋아하는 엘라이오좀(Elaiosome)이라고 하는 방향체가 붙어 있어, 개미가 씨앗을 물어 제집까지 이동하면서 자연스레 씨앗을 퍼뜨린다는 점이다. 그런데 개미가 열심히 씨를 나르는 중 조금 지나면 씨에서 이 입자가 사라져 버려 개미는 운반 중이던 씨를 버리게 되고 이를 통해 광대나물의 씨는 여기저기에 뿌려진다는 것이다.

 

우리가 잘 아는 제비꽃이나 얼레지, 깽깽이풀, 애기똥풀 등도 이와 같은 방식으로 부지런한 개미의 도움을 받아 씨앗을 퍼뜨리는 풀꽃들이다. 

 

 

  

 

유사종으로 자주광대나물. 흰꽃광대나물이 있다.

 

 

 

● 광대나물 Lamium amplexicaule | Henbit Deadnettle / 꿀풀과(Labiatae)의 한두해살이풀

 

줄기 높이 10-30cm이며 네모지고 밑에서 가지가 많이 갈라져 뭉쳐 나고 원줄기는 가늘며 자주빛이 돈다. 잎은 마주나고 밑부분의 것은 지름 1-2cm로서 잎자루가 길며 원형이고 윗부분의 것은 잎자루가 없으며 반원형이고 양쪽에서 원줄기를 완전히 둘러싸며 가장자리에 톱니가 있다.

 

꽃은 4-5월에 피고 홍자색이며 잎겨드랑이에서 여러 개의 꽃이 나와 돌려난 것처럼 보인다. 꽃받침은 길이 5mm 정도로서 5개로 갈라지고 잔털이 있으며 꽃부리는 대롱이 길고 아랫입술이 3개로 갈라지며 윗입술은 앞으로 약간 굽고 바깥면에 잔털이 있다. 수술은 2개가 길게 나오며, 폐쇄화가 흔히 생긴다. 열매는 소견과로 3개의 능선이 있고 거꾸로선달걀형으로 전체에 흰 무늬점이 있다.

 

습한 길가나 밭둑에서 자란다. 전국 각처에 분포하고, 아시아와 유럽, 아프리카 북부, 북미 등 북반구의 거의 전역에 분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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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초를 보개초(寶蓋草)라 하며 약용한다.
① 여름에 채취한다.
② 성분 : 잎에는 iridocide의 glucoside가 함유되어 있다. Lamoside, lamiol, lamiide, ipolamiide를 함유한다. 신선한 잎에 함유된 lamiide의 양은 약 0.02%이다.
③ 약효 : 거풍(祛風), 통락(通絡), 소종(消腫), 지통(止痛)의 효능이 있다. 근골동통(筋骨疼痛), 사지마목(四肢痲木), 타박상, (나력)을 치료한다.
④ 용법, 용량 : 9-15g을 달여서 복용하던가 산제(散劑)로 만들어 복용한다. <외용> 짓찧어서 바른다.